여기도 몇 분 정도 계셨지만 주로 네이버 카페에서 갤럭시 S23 모델(정확히는 S22부터)을 사용할 때 유난히 눈 시림이 발생한다는 피드백이 많습니다. S20에서 넘어온 제 경우도 그렇고 말이죠.

 

그래서 제 나름대로의 원인 분석을 통해 얻은 눈 시림 해결 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제목에 써 놓은 것처럼 저는 전공자도 아니고 무언가 과학적인 접근법을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S23의 눈 시림 원인은 '비가시성 플리커링' 때문이라는 가정 하에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OLED의 화면 밝기 조정 방식 중에 PWM라는 방식이 있습니다.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실제 OLED 화면의 밝기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 밝기의 화면을 사용자가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깜빡여서 마치 화면이 어두워지는 효과를 가지는 방식인데요.

 

 

예를 들어, A라는 폰의 최대 밝기가 6이라고 했을 때 사용자가 3의 밝기를 설정하면, 6 > 0 > 6 > 0 > 6 > 0 (평균 3)의 순서로 화면이 50 % 비율로 켜짐과 꺼짐을 반복합니다.

 

만약 사용자가 밝기를 2로 줄이게 되면, 6 > 0 > 0 > 6 > 0 > 0 (평균 2)의 순서로 반복하게 되고요.

 

이 방식의 장점으로는 매우 직관적으로 (선형적으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어쨌든 화면이 깜빡인다는 단점을 가지게 되죠.

 

 

문제는 이 깜빡이는 속도가 충분하지 않으면(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뇌는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눈은 그 깜빡임을 구분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비 가시성 플리커링 = 눈에 보이지 않는 깜빡임)

 

갤럭시는 이 깜빡이는 속도가 1초에 230 ~ 250 번 정도인데, 이게 아이폰 대비 절반 정도의 수치입니다. 즉, 눈이 깜빡임을 인지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고, 그만큼 눈에서 그 밝기 변화를 일일이 반응하게 되다보니 눈 시림, 결과적으로는 눈 피로와 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렇다면 갤럭시 S22 이전 모델들은 왜 그런 이슈가 없었나 궁금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그 원인을 S22부터 최대 밝기가 많이 올라갔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까의 예를 가져오면, 6의 최대 밝기를 가지고 있던 A라는 모델이 B로 변경되면서 최대 밝기가 12로 올라갔는데, 사용자는 이전과 똑같은 2 또는 3의 밝기를 원한다고 가정하면, 12 > 0 > 0 > 0 > 12 > 0 > 0 > 0 (평균 3) 또는 12 > 0 > 0 > 0 > 0 > 0 (평균 2) 라는 방식으로 낮은 밝기를 구현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밝기의 변화량은 더욱 커졌는데, 깜빡이는 속도는 매우 줄어든 것을 보실 수 있죠? 저는 이게 최근의 눈 시림 현상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눈 시림을 해결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PWM 방식 대신 깜빡임이 없는 DC디밍 방식을 사용한다.

2) PWM의 깜빡이는 속도를 올린다. (경쟁작들처럼)

3) 스마트폰의 최대 화면 밝기를 낮춘다.

 

 

이 중, 1번과 2번 방식은 기존 모델들의 경우 적용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3번 방식은 어떨까요? 이미 H/W적으로 고정된 최대 밝기는 낮출 수 없고, 디스플레이의 발전 역사를 보면 차기작에서도 낮아질 가능성은 없을 듯 합니다.

 

그래서, S/W적으로 화면 밝기를 낮추는 방법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바로, 이 글의 작성 목적인 '더 어둡게' 기능인데요. 최근 안드로이드 버전들에는 '더 어둡게'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기능은 S/W적으로 각 픽셀을 어둡게 처리해서, 약간 선글라스와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최대 50%까지 밝기를 낮출 수 있습니다. 아까와 같이 3의 밝기를 설정한다고 했을 때, H/W적으로는 3의 밝기가 구현되지만, 실제로 보이는 밝기는 1.5로 낮아지는 효과가 있게 됩니다. 반대로 사용자가 3의 밝기를 원한다고 했을 때, H/W의 밝기를 6으로 설정해도 된다는 의미인데요. 

 

아까와 마찬가지로 12의 최대 밝기를 가진 B 모델을 가지고 3의 밝기를 원한다고 했을 때,

 

 

- 더 어둡게 사용 X

12 > 0 > 0 > 0 > 12 > 0 > 0 > 0 (평균 3)

 

- 더 어둡게 사용 O

H/W : 12 > 0 > 12 > 0 > 12 > 0 (평균 6)

실제 화면 : 6 > 0 > 6 > 0 > 6 > 0 (평균 3)

 

 

위와 같이, 화면의 깜빡이는 속도가 2배 빨라지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혹시 몰라 언급하지면, 깜빡임이 빨라져야 눈이 그 것을 인지하지 못해 눈 시림이 적어집니다.)

 

다만, 이 방법에는 치명적인 단점들도 몇 가지 있는데요. 각 픽셀의 RGB를 50 %씩만 쓰다보니, 각 색상에 대한 표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사용하는 화면보다 더 밝은 밝기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 발열이나 배터리 소모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 OLED는 실제 밝기에 따라 배터리 소모량이 결정된다는 의견이 있고 정확한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따로 제외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경우에는 눈 시림 현상보다는 이러한 단점들이 덜 불편하다고 생각되고요. 다행히도 S23 모델의 배터리 시간이 길다보니까 어느 정도 적응도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H/W 완성도가 매우 높은 갤럭시 S23에서 이런 문제점이 있다는 점이 매우 아쉽게 생각되고요,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다보니 공론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제조사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차기작부터라도 PWM 주파수를 늘리든지 해서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 참고로 다크 모드처럼 어두운 UI를 사용하여 H/W 밝기가 아닌 S/W 밝기를 낮추는 방식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글을 짧게 적는 재주가 없어, 3줄 요약을 하면

 

1) 갤럭시 S23의 눈 시림 현상은 낮은 PWM 주파수와 높은 최대 밝기 때문인 것 같다.

2) 이는 안드로이드 기본 기능인 '더 어둡게' 기능을 통해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다.

3) 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