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7월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에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한다. 갤럭시Z 시리즈에 엑시노스가 사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갤럭시Z 시리즈 신제품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한 '엑시노스2400'을 탑재한다. 올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4 시리즈에도 이 칩셋이 들어갔다.

'갤럭시Z 플립6'와 '갤럭시Z 폴드6' 가운데 엑시노스가 얼마나 탑재될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채택되는 것은 확실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폰 신제품에는 엑시노스가 탑재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폴더블폰 첫 출시 후 지난해까지 퀄컴이 설계한 스냅드래곤만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를 통해 엑시노스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4나노 공정으로 양산되는 엑시노스2400은 코어가 10개인 '데카코어' 방식이다. 데이터 처리 속도뿐 아니라 전력 효율과 방열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춰 2022년 '엑시노스2200'에서 비롯된 불신을 완전히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엑시노스2200이 탑재된 갤럭시S22 시리즈는 성능 저하와 발열 문제를 겪었다. 그 해 스마트폰 판매량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3 시리즈에 퀄컴 스냅드래곤을 전량 탑재한 바 있다. 

엑시노스2400이 들어가는 이번 폴더블폰은 갤럭시S24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 성능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엑시노스2400의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엑시노스2200 대비 1.7배, AI 성능은 14.7배 강화됐다.

갤럭시Z 플립·폴드6에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어떤 방식으로 병행 탑재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퀄컴 칩을 사용한다면 '스냅드래곤8 3세대'가 제품에 들어가는 것이 유력하다.

올해 미국, 중국, 일본 등 일부를 제외한 국가에서 출시된 '갤럭시S24'와 '갤럭시S24 플러스'에는 모두 엑시노스2400이 사용됐다. '갤럭시S24 울트라'의 경우 지역 상관없이 모두 스냅드래곤8 3세대를 넣었다.

삼성전자 MX사업부가 엑시노스 채택 비중을 늘리는 것은 이 회사 반도체 사업에 호재다. MX사업부 입장에서도 스냅드래곤에 대한 비용 부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내년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 예정인 '스냅드래곤8 4세대' 판매가격도 전작보다 오르는 것이 유력하다. 퀄컴은 2021년 인수한 누비아가 개발한 CPU 코어를 이 칩셋에 넣을 계획이다. 또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을 사용하는 만큼 개발·생산비 등이 높아진다. 스냅드래곤8 3세대의 경우 칩당 가격이 200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S25 시리즈에 '엑시노스2500'(가칭)을 스냅드래곤8 4세대와 병행 탑재하고, 올해보다 자체 칩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엑시노스2500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가 3나노 공정으로 양산한다.

특히 영국 반도체 설계 자산(IP) 기업인 암(Arm)의 차세대 CPU 설계 기술 '코어텍스-엑스5'를 채택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내년 엑시노스2500의 전력효율이 스냅드래곤8 4세대보다 뛰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