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나 벤치 한 번만 돌려줘.”
“응?”
“나, 벤치 한 번만 돌려줘.”

나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후닥닥 일어났다. 눈을 비비고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아주 특이하게 생긴 조그만 스마트폰이 나를 심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중략)

"아냐! 이 벤치는 너무 낮잖아"

"이 벤치는 너무 높아. 운빨 아닐까?"

미코에 새폰을 인증하는 일이 급하기에 나는 아무렇게나 다음과 같은 그림을 끼적거려놓고는 그에게 한마디를 툭 던져보았다.

“이건 상자야. 네가 원하는 벤치 결과는 이 속에 있어.”

그러자 내 어린 심판관의 얼굴이 환해지는 걸 보고 나는 몹시 놀랐다.

“내가 원하던 게 바로 이거야! 이 벤치를 위해 배터리를 많이 써야 할까?”
“왜 그런 걸 묻지?”
“내 AP는 아주 연약하거든.”
“배터리는 넉넉할 거야. 내가 그려준 건 아주 좋은 전성비의 벤치니까.”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그다지 좋지도 않은데 뭐…… 이런! 폰이 꺼졌네.”
이렇게 해서 나는 이 어린 S21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