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영화 엑시트 후기
- 기변증
- 조회 수 138
- 2019.10.08. 00:21
엑시트의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는 그저 흔하디흔한 B급 재난 영화라 생각했습니다. 예고편을 보고 영화를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개인적으로 배우 조정석씨가 출연하는 작품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거의 안 본다는 게 맞겠군요. 과도한 광고 탓인지(너두?) 아니면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늘 비슷한 연기만을 보아서 그런지 늘 뻔한 캐릭터만 맡는다고 느껴져서 선입견이 생기더군요. 이러한 이유로 극장에 걸려있을 시기에는 보지 않았습니다. 개봉하면서 우려와 달리 좋은 평을 받으면서 흥행 성적도 좋았고 주변 사람들도 재밌게 봤다며 저에게 추천까지 해주니 제가 너무 영화의 겉만 보고 판단한 게 아니였을까 싶어 최근에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고서 느낀 점은 5년 전 2014년 8월에 개봉했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을 봤을 때와 유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시 영화 해적도 개봉하기 전까지는 명량과 군도에 묻혀 망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었는데 재미도 있고 866만명이나 보며 흥행을 한 영화가 되었죠. 저는 엑시트와 마찬가지로 극장에서 보지 않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야 따로 보게 되었습니다. 해적을 짧게 이야기 하자면 그 해에 본 영화 중에선 최악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오글거려서 영화를 보는 게 힘들었을 정도였죠. 엑시트는 그만큼은 아니었지만 극장에서 봤었다면 후회를 좀 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발암, 신파 요소 없이 영화 기본에 충실했다며 호평을 한 영화라길래 나름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되었지만 실망이 더 컸던 영화입니다.
103분이라는 상영시간 동안 전개는 빨랐습니다. 재난이 발생하면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과 건물들을 활용하여 유독가스를 피해 이동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선한 요소들 보단 제 눈에 별로였던 부분이 더 많아 실망이 컸던 것 같습니다. 발암 전개가 없었다고 하기엔 개인적으로 주인공 이용남의 가족들에게서 이런 점들이 느껴졌는데 짧게나마 나오는 뷔페에서 음식, 술을 챙기거나 하는 부끄러운(?) 모습이나 지나치게 호들갑 떠는 모습, 죽을 각오로 아들을 보겠다며 돈으로 흥정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답답하고 짜증나게 느껴지더군요. 현실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가족들 나오는 장면에선 빨리 지나가기를 바랬습니다. 그리고 후반부 드론이 등장하면서 여러 장소에서 사람들이 지켜보는 장면(특히 인터넷 방송인)이나 드론들이 대거 등장하는 장면에서 집중이 확 깨졌네요. 중반부까진 참 괜찮았지만 이후로 나오는 전개에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런 요소도 불편하고 싫다면 다큐를 보지 영화를 왜 보냐 라는 이야기가 나올 법한데 제가 영화를 볼 때 참 깐깐하게 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재난과 코미디가 합쳐져서 더 그렇게 본 게 아닐까 싶네요. 엑시트를 보고나선 해적도 마찬가지지만 사람들 취향 차이가 이렇게 나는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된 계기가 된 듯합니다. 저한텐 훌륭했던 영화가 남에겐 별로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 것처럼요. 엑시트는 올 여름에 개봉했던 한국 영화 중에선 그나마 평타를 친 영화 같습니다. 재난을 극복하는 방법들이 신선하고 좋았으나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 게 다시 한번 아쉽게 느껴집니다.
평점은 2/5
Galaxy Tab S7+ 512GB
Galaxy Buds Live
Galaxy Watch 3 45mm
Galaxy Home mini
저는 이 쓰레기를 극장가서 봤습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