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중인 S7e를 슬슬 바꿀 때가 된 느낌이라

후보로 생각하던 두 제품 + 파생형을 보고 왔습니다

 

 

 

 

 

1. 아이폰 11 pro

 

실버를 1순위, 스그를 2순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 보러 간 곳에는 전혀 고려도 안해본 미그, 골드 색상밖에 없었네요

 

처음 딱 보고 느낀건 (삼성에 비해) 렌더링 이미지나 광고 영상을 잘 뽑는 애플이지만

그래도 항상 실물이 몇배는 더 낫다는 점입니다

실제품을 손에 쥐고 눈으로 볼 때 느껴지는 재질이나 마감, 완성도 등은

역시 애플은 애플이란 생각이 들었네요

 

특히 무광처리 된 후면은 외관적으로도,

촉감이나 오염등의 실용적 면에서도 신의 한수라고 생각됩니다

 

X 이후의 고급형 아이폰 라인업에서 항상 아쉬웠던 부분이

알루미늄이나 스댕의 질감, 무광표면 등이 특징인 다른 애플 제품들과 달리

뒷판이 유리에, 번쩍번쩍 빛을 반사하며 지문까지 덕지덕지 묻어

같이 모아놓으면 아이폰 혼자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는데

무광처리 된 후면과 가운데로 옮겨진 애플로고, 사라진 아이폰 레터링 등은

이제 충분히 패밀리룩이라 부를만한 통일감을 느끼게 하네요

 

똥파리 색일꺼라고 생각했던 미그의 스댕 프레임도 실제로 보니 나쁘지 않았고

국방색일까, 아닐까 궁금했던 뒷판도 국방색과는 확연히 다른 고급진 색이었습니다

XS시리즈 같은 유광유리 뒷판에 유사한 색상을 썼으면 뻔한 결과물이 나왔을텐데

무광유리를 썼기에 색다른 분위기가 나는 것 같네요

 

발칸포 or 인덕션 디자인도 실제로 보니 꽤 봐줄만 했습니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봤을 땐  pro max와 달리 pro는

후면에서 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언밸런스 하단 느낌이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오히려 max보다 그냥 pro가 더 적당한 밸런스로 느껴졌네요

 

근데 골드색상은 실물로 봐도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프레임 색상과, 타피오카 펄을 연상시키는 후면과 카메라의 색상조합

제가 원래 골드색상을 별로 안좋아하긴 합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좀 별로였네요

 

pro max가 주는 대화면의 만족감은 좋았지만

한손으로 버거운 사이즈와 적응의 문제를 넘어선 무게는 pro로 마음을 기울게 합니다

현재 사용중인 S7e도 150g 남짓이지만 누워서 쓴다거나 하면 무겁다는 생각이 종종 들고

잘못해서 떨어트리기라도 하면 굉장히 고통스러운데

220g을 넘는 pro max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폰을 쓰면서까지 팔운동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사실 가장 선호하는건 pro도, pro max도 아닌 일반 아이폰11 정도의 사이즈이지만

애플은 중간사이즈 고급형을 내놓을 생각이 없어 보이니

둘 중에 고르라면 타협해서 pro 가겠습니다

 

 

 

 

 

 

 

2. 아이폰 11

 

일반 11은 고려 대상은 아니었지만 그냥 pro 옆에 있어서 같이 봤습니다

pro와 반대로 유광처리 된 후면은 xs, xs max와 같이 지문투성이라 굉장히 불호

 

사진보단 실물이 떡베젤 느낌이 좀 덜하긴 하지만

pro에 비해선 확실히 베젤이 있는 편이고 디스플레이의 품질차이도 체감이 됩니다

 

근데 가만 보면 기능에 민감하지 않은 대다수의 일반 소비자들에겐 오히려

가격이 저렴하고, 색상도 더 다양한 일반 11 제품이 더 먹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네이밍까지 달라져 XR과 달리 저가형이란 느낌도 덜해졌으니 마찬가지로 잘 팔릴 것 같네요

 

 

 

 

 

 

 

3. 노트 10+

 

6.8인치의 디스플레이와 극한에 가깝게 줄인 베젤이 주는 꽉 찬 화면의 느낌은

여지껏 봤던 스마트폰들 중에 단연 최고였습니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마치 디스플레이 자체를 들고있단 느낌이 들 정도로요

 

개인적으로 노트 시리즈를 참 좋아하고,

예전에 썼던 노트3은 지금도 한번씩 생각 날 정도로 괜찮은 제품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컴팩트한 S7e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

이제 노트10+의 크기는 좀 부담스럽게 느껴지네요

 

근데 그런 사이즈에 어울리지 않게 무게는 또 엄청 가벼워서

약간 장난감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정동남 홀은 생각보다 거슬리진 않았습니다

제가 상하좌우 대칭이나 밸런스에 민감한 편이라 s10이나 a시리즈의 비대칭 홀들은 굉장히 별로였고

차라리 베젤을 좀 두거나 노치 쓰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는데

노트10+의 정동남홀은 그냥저냥 봐줄만한 수준은 되네요

상하단 베젤 비율까지 일치했다면 완벽에 가까웠을텐데 이번에도 그건 힘들었나 봅니다

 

아이폰에 비해 실물이 엄청나게 차이 날 정도로 고급지거나 하진 않지만

그래도 렌더링 이미지나 영상 보다는 실물이 훨씬 낫습니다

 

개인적으로 갤럭시 시리즈는 s6, s7부터 슬슬 시동을 걸다가

s8부터 실물이 더 괜찮다, 의외로 고급지다 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디자인이나 마감수준이 올라왔다고 생각하는데

s10, 노트10에 와선 한층 더 물이 올랐네요

 

근데 노트10+은 너무 사각사각한 디자인이라 그건 좀 불호였습니다

제가 사각사각한 디자인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라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엑스페리아 라던지 베가아이언 등의 디자인도 좋아했는데

노트10+처럼 너무 사이즈가 큰데 사각사각한 디자인은

사용할때도 영 불편하고, 눈으로 봤을때도 좀 부담스럽네요

 

디스플레이 모서리도 완만하게 라운드 처리된게

좀 더 부드러워 보이고 심미적으로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디자인적인 부분들은 s10보다 좀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치가 바뀐 전원버튼도 불호

만약에 제품을 구매하고 계속 쓴다면 금새 적응하겠지만

전원버튼을 자주 쓰는 입장에선 기존 위치에 있는게 훨씬 편할 것 같네요

 

 

 

 

 

4. 노트 10

 

이것도 마찬가지로 고려 대상은 아니었지만 그냥 옆에 있어서 봤습니다

근데 적당한 크기는 굉장히 맘에 들었네요

10+과 똑같이 사각사각한 디자인이었지만

크기가 약간 줄어든 것 만으로도 훨씬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10+과 차이가 있다면 정동남홀이 약간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

그리고 뭔가 모르게 UI의 움직임 등에서 10+대비 살짝 버벅인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AP 스펙에선 차이가 없고 해상도는 오히려 더 낮으니 전시제품만의 문제일수도 있겠네요

해상도는 그렇게 심각하게 차이나진 않지만

저처럼 텍스트를 많이 보는 편이라면 조금이라도 인치수 크고, 해상도가 높은 쪽이 역시...

 

노트 시리즈를 써 보고 싶지만 크기가 부담스러워서 그러지 못했던 분들이 꽤 계신걸로 아는데

그런 분들에겐 매력적으로 느껴질 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이 정도로 가격차이가 얼마 안날거면 그냥 해상도도 동일했으면 어떨까 싶긴 한데

삼성 내부에서도 줄어든 배터리 용량이나 라인업 정리 등을 고려해서 결정한 것일테죠

 

둘 중에 고르라면 어차피 이것도 크고, 저것도 크니까

배터리 용량 더 빵빵하고 해상도도 높지만 가격은 얼마 차이 안나는 S10+을 선택하겠습니다

 

큰 폰 별로 안좋아하지만 노트 시리즈에 한정해선

더 넓은 화면에 펜을 쓸 수 있단 장점이 생기고

이 크기에 200g이 채 안되니 약간의 휴대성 문제는 감수할 만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