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계획은 있다.  한 대 쳐맞기 전까지는...."

 

"모든 작전계획서는 첫 포성 3초 이내에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몽구스는 삼전 LSI의 야심찬 빅뷰티 ARM코어 프로젝트'였'지요...

 

모바일시장을 빅뷰티 BFC 코어로 치고 나가 AP업계 석권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한 그런 물건...

 

사실 핵심 아키텍처 까지는 빅-뷰티 BFC스럽게 나름 잘 뽑아 냅니다.  M6까지의 계획서를 보면 말 그대로 애플제 보다는 쫄려도 BFC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계획은 좋았는데 진행은 점점 좋지 않아집니다.

 

첫번째는...  몽구스 혼자만 치고 올라간 게 아니었다는 것...   일단 M3에서는 멋지구리하게 위로 튀어오르기 시작했는데... 알고 봤더니 바로 뒤에 ARM본진의 A76도 똑같이 미칠듯한 속도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함...  그래서 아키텍처 측면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1년만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지경으로 전락합니다.  1년차는 몰라도 2년차부터는 단단히 삼천포행...

 

두번째는... 그래도 ARM본진 대비 1세대 정도 앞으로 치고 나갔다고 하지만 그게 딱 HW적인 코어 아키텍처만 한정...  정작 코어를 지원해줘야 할 메모리 서브시스템은 뭔가 5% 부족하고  컴파일러는 아예 새로운 몽구스 계열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코드를 생성하기 힘든 상황.   

그러니 긱벤 같이 C기반으로 단순하게 직접 돌아가는 코드들은 점수가 얼추 잘 나오는데 SPEC으로만 넘어가도 메모리 서브시스템에 걸리는 테스트들이 영 안좋게 돌아가고.... 거기 더해서 java나 node.js같은 중간에 VM 내지는 프레임워크가 끼어있는 SW스택이 복잡한 테스트들은 여기저기서 코드실행이 잘 안되고 꼬이는 병목이 터져 나옵니다.   속도가 중구난방으로 불안정해지면서 점수도 개판으로 널뛰기해버림. 결국 실행속도를 신뢰할 수 없는 그런 물건이 된 거죠.

 

세번째로 가장 중요한 부분....  두번째의 연장인데 그러한 신규아키텍처가 원활히 돌기 위해서는 그러한 SW적 병목 문제를 일일히 다 때려잡고 최적화 시켜줄 SW지원 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ARM 본가 코어는 ARM인력들과 퀄컴의 방대한 인력들이 같이 달라붙어서 그런 문제들을 풀어 줍니다.  그래서 속도가 중구난방으로 개판치지 않고 일정하게 예측가능하게 해당 ARM 본가 아키텍처에 기대할 만한 수준의 속도를 제공해 주죠...

그런데 몽구스는 그러한 SW지원 인력이 LSI, 그리고 그곳을 지원하는 관계 계열사가 전부...  미 해병대의 인해전술 앞에 놓인 일본육군 내지는 육전대 꼴이 되버립니다.

그러니 몽구스가 아키텍처상으로는 1세대 앞서더라도 SW최적화 부분에서 그 앞선 부분이 무효화 되거나 되려 털리는 일이 속출하면서....

 

.....

 

몽구스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스냅은 갓냅으로 등극....

 

.....

 

 

그래서 여기에서 드디어 판세 뒤집기의 음모..... 즉 X1 프로젝트가 자라납니다...

 

"몽구스 가지고는 암만 갓코어를 만들어봐야 SW최적화 싸움에서 탈탈 털리잖아? 그러니까 차라리 ARM레퍼로 귀의하는 게 어떨까?"

"그런데 그냥 ARM레퍼만 믿고 가다가는 이번에는 애플한테 2세대 차이로 뚜까쳐맞다 뚝배기가 갈릴텐데?"

"퀄컴이랑 똑같으면 뭔 경쟁? 가뜩이나 GPU는 만년 샌드백인데?"

"그러면 차라리 ARM이랑 협상해서 RTL수준의 차기 설계를 미리 달라고 하면 어떨까? 우리가 RTL 수준 설계에서 칩 최적화해서 고클럭으로 뽑아내는 건 ARM본진이나 퀄컴보다도 잘하잖아?"

 

....

 

그렇게 ARM본사와의 탄생한 X1 프로젝트....   X1의 등장에 의해  판세가 다음과 같이 뒤바뀝니다...

 

첫째... 코어 아키텍처나 메모리 서브시스템이 거의 동일한 레퍼이기 때문에 ARM본사 및 퀄컴의 SW인력이 최적화 할수록 삼전 AP의 X1도 똑같이 최적화 됩니다.  즉 SW최적화 싸움에서 퀄컴이 유리했던 부분이 한 방에 다 날아가면서 오히려 퀄컴 SW인력이 삼전을 도와주는 구도로 뒤집어짐.  삼전은 SW 최적화 문제에서 퀄컴과 ARM에 업혀가는 꿀잼구도 정립.

둘째...  퀄컴을 칩 최적화 싸움으로 강제로 끌어들이면서 동일 레퍼런스 RTL의 칩에서 전성비 우위를 일정 간격 유지할 수 있음. 다만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딱 그정도 수준.

셋째...  ARM레퍼런스를 1세대 더 빨리 땅겨올 수 있게 되면서 애플하고의 아키텍처 성능간극을 최소화 시키는데 성공.

 

장점만 있고 단점이 없는 갓계획이네요???

 

...

 

그렇다면 몽구스 취소와 X1으로의 전환에 따른 사이드이펙트는???

 

몽구스아웃.... 아깝죠...  하지만 SW역량 없이 HW아키텍처만 BFC스러운 게 있어봐야 그야말로 몽구스 되는 걸 본지라...  게다가 인력들은 주로 오스틴의 미국쪽 양반들이라 한국 국내기술인력풀 확보와는 거리가 있기도 하고(KAI가 미국지사 차려놓고 미국에서 KF-X를 개발한다고 생각하면 뭐...)...  다음에는 좀 더 균형있게 국내기술인력풀 확보까지도 가능하게 차근차근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겠죠.

 

ARM쪽 정책 유동성에 따른 취약성?  뭐 그건 상존하는 위험이 되는 셈입니다만... 어차피 모바일 AP싸움으로 한정하면 

삼전이 그것 때문에 내려가면 퀄컴도 따라 내려갑니다.   즉 정작 상대적 경쟁우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음.

 

언젠가는 다시 날아오르기는 바래요. 사실 저도 우울합니다...   물론 보안은 철저하게 해서 중공애들이 빼가는 것은 막아야 하고...  아니 거꾸로 중공애들것을 빼오는 경지는 찍어줘야죠....

 

 

네... 순도 100% 뇌피썰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