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하이엔드 시장에서 해마다 아이폰의 점유율이 더욱 더 강화되면서 안드로이드 폰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IT, 대중 문화 모두를 선도하는 북미 지역에서 애플이 아이폰이 사실상의 표준이 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이러한 아이폰 선호는 계속해서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 기저에는 애플의 기존 브랜드 파워, 다른 제조사들보다 훨씬 일찍부터 잠재력을 알아보고 공들여온 자사 기기 간 연동성 및 자체 서비스 락인 효과, 성공적으로 일궈낸 자체 AP 개발로 인한 강력한 성능 및 원가 절감 선순환, 개인 정보 및 보안에 신경 써 온 모습이 있겠죠.

 

하지만 그중에서도 북미에서 정말 크게 작용하는 요소가 있어 보이는데 바로 아이메시지입니다. 국내에서 카카오톡이 갖는 위상과 중요도 그 이상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아이메시지 이용 시 나타나는 파란색 말풍선, SMS 이용 시 나타나는 초록색 말풍선에 빗대어 아이폰 사용자는 Blue Bubble,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Green Bubble이라고 불리기도 할 정도입니다.

 

MKBHD가 올해 초에 이와 관련된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https://m.youtube.com/watch?v=BuaKzm7Kq9Q

 

아이폰에서 별도의 앱이 필요 없이 바로 이용 가능한, 동시에 아이폰에서만 이용 가능한 아이메시지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단체 채팅에 참여할 수도 없습니다. 메시지 리액션도, 메시지 수신 확인도, 화질 저하 없는 사진 영상 전송도 불가능하며 페이스타임도 링크를 통한 수신만 가능하죠. 특히 젊은 1020 사이에서 북미의 안드로이드 폰은 우리나라로 치면 카톡, 페메가 안 되고 문자만 가능하며 영상통화도 수신만 가능하며 파일 공유 (에어드롭)도 안 되는 이상한 폰이 되어 버립니다.

 

레딧에서도 이성이 안드로이드를 쓴다고 핀잔을 받았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갤럭시 S 시리즈 모아보기 영상에는 안드로이드 쓴다고 괴롭힘 당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는 댓글이 달렸을 정도입니다.

 

https://m.youtube.com/watch?v=k1O3Xik3W7Y

 

 

실제로 설문 조사 결과, 미국 청소년들의 아이폰 사용 비율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상승해 이제는 거의 90%에 육박합니다. 다음 기기로도 아이폰을 생각하고 있다는 수치 역시 거의 동일합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613539?sid=101

 

 

심지어 출하량 통계에서도 북미는 유일하게 아이폰 출하량이 전체 안드로이드 폰 출하량보다 높게 나타나는 지역입니다.

 

 

구글도 이를 인지하고 이런 트윗들을 올리고 있고 WSJ에서도 관련 기사를 올릴 정도예요.

 

 

 

 

이로 인하여 설령 안드로이드 폰들의 성능이 내년부터 정말 상상도 못 했던 폭으로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기본기가 정말 준수해지며, 폴더블, 롤러블 같은 다양한 폼 팩터로 더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안드로이드 폰은 북미를 지배하는 아이폰을 프리미엄 시장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EU에서 준비 중인 디지털 시장법에 메시징 앱 간 상호 운용성 보장이 포함되었습니다. 써드파티 앱 스토어 관련해서 이슈화되기도 했지만, 서로 다른 메시징 앱을 쓰더라도 메시징이 가능하도록 하라는 내용도 같이 들어있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957453?sid=103

 

 

국내 기사에서는 카톡이 수혜를 볼 수 있지 않겠냐는 논조지만 저는 아이메시지 일변도인 북미 시장이 먼저 떠오르네요.

 

아이메시지가 이로 인해 개방되어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아이메시지만 쓰던 아이폰 유저와 별 문제 없이 메시징이 가능해진다면 안드로이드 폰들이 준수하게 잘 나온다는 전제 하에서는 안드로이드 폰 제조사들에게도 작은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