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창구 카드론, 반년 새 1.4조 증가…'이자폭탄' 걱정 커진다
- PatGels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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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0.05. 15:56
2년전 연 3%대 초반이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5.6%로 뛰면서 생활비가 부족해진 회사원 A(30)씨는 최근 카드론 등 신용카드 대출을 알아보다 고민이 커졌다. 100만원 미만 소액 대출임에도 연 10%가 넘는 금리가 붙어서다. A씨는 “고금리였지만 생활비가 급해 카드론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버는 돈을 빚 갚는 데 쓰는 데 빚은 갈수록 더 늘어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카드론은 ‘급전’이 필요하지만 1금융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한다. 이런 상황 속 카드론 금리가 뛰면서 서민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국민·삼성·신한·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 8월 말 기준 연 13.22%로 한 달 전(연 12.87%)보다 0.35%포인트 올랐다.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겐 법정 최고 금리(연 20%)에 가까운 최대 연 18.44% 금리가 붙는다.
여신금융업계는 카드론 금리가 연내 연 1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전 세계적인 긴축 흐름에 카드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이하 여전채) 금리가 5% 선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의 여전채(AA+ 등급 기준) 금리는 4일 연 5.383%로 연초(연 2.42%) 대비 2.2배 뛰었다. 여전채 금리가 5% 선을 넘어선 것은 자료 조사를 시작한 201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예·적금 등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전채로 자금을 조달해 카드론 등 대출 사업 자금으로 활용한다.
고금리 카드빚 증가뿐만 아니라 카드값(대금) 결제를 미루는 ‘리볼빙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도 또 다른 문제다. 전업 카드사 4곳의 신용카드 리볼빙 이월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4조8769억원에 이른다. 반년 사이 증가 폭(3093억원)은 지난해 1년간의 증가액(5017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신용카드 리볼빙은 신용카드 이용대금 중 일부만 결제하면 나머지는 다음 달로 연기하는 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제도다.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면 당장 카드값 연체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채무상환(이월 원금)과 수수료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리볼빙 수수료는 카드론 금리보다 높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의 8월 말 기준 평균 수수료율은 최고 18.35%다.
고금리 카드빚의 급증으로 저신용·저소득자 등 금융 취약계층의 부채 건전성을 더 악화할 수 있다. 시장 금리와 물가가 동시에 뛰는 등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카드값을 연체하는 차주(대출자)가 늘 수 있어서다.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압박으로 금융 취약계층의 카드빚 ‘돌려막기’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쉽게 빌릴수록 갚기 어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