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가 UPS 베터리 단에서 불이 나고, 그 불 때문에 전력이 떨어지고 복구가 안되는것

  -> 제가 알고 있기로는 저정도 규모의 IDC라면 전력도 이중화로 받을 겁니다. 서로 다른 변전소에서 전력을 받고, UPS 도 그에 맞춰 이중화 구성되어 있을 거구요. 만약 UPS는 라인 하나로 구성되어 있더라도, UPS 쪽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비상모드로 외부전력 그대로 내부로 보내주도록 되어 있을 겁니다. 분명히 이렇게 구성해놨을텐데도 UPS 베터리 문제로 인해 파워가 떨어졌다는게 제 경험 기준에서는 너무 신기하네요. 하지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뭐 재해의 범위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저도 잘 모르니까요.

복구가 지연되고 제대로 복구가 안된 현재 상황, 언제 복구가 100% 될지, 100%가 될 수 있는지조차 의문인 상황

(재해복구 시나리오가 제대로 안 갖춰져 있거나, DR중에 문제가 발생해서 복구 지연 및 어려운 상황)

  -> 의외로 DR 해 놓으면 DR 자체가 문제가 생겨서 . 저도 가끔 보지만, 정기 PM 하면서 DR 테스트를 진행하면 그 자체에서도 문제가 간혹 뻥뻥 터지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꾸역꾸역 하는거죠. 그만큼의 숙련된 지식을 갖춘 사람이 대응을 하면서 적절한 판단으로 재해복구를 진행해야 빠르고 안전하게 복구가 가능합니다. 물론, 저쯤 되는 대형 서비스라면 그런 경우까지 가정하고 완전히 시나리오화 해서 준비, 숙련된 책임자의 진도지휘 아래에 DR 진행하는게 맞는데, 뭐 재해 복구라는게 100% 대응할 수 있는게 아니고, 대응하더라도 물리적인 제한이 생기면 어려운게 사실이고, 정확히 재해의 범위가 얼마정도인지 저는 잘 모르니 이것도 이해할 수 는 있습니다. 

IDC 탓 하는것

  -> 카카오 입장에서는 IDC 탓을 하는게 맞습니다. IDC는 그런 조건으로 우리한테 입주해주세요~ 우리 이렇게 유지할거니까 비용 주세요~ 하고, 카카오는 잘부탁드립니다~ 꼬박꼬박 돈 내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한 책임은 IDC쪽이 맞습니다. 카카오는 피해자가 맞다는 것. 계약 조건이나 상황에 따라서는 복구의 주체가 카카오가 아니라 IDC쪽에서 주체가 되야 할 수 도 있습니다. IDC에 따라서는 인스턴스를 나눠 놓으면 리전 자체를 다른 곳에 생성해 주는 경우도 있고요. 물론 그런 IDC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IDC를 설립하거나 IDC를 여러곳 놔두고 DR을 위한 목적으로도 IDC를 여러 곳 입주하는것도 맞긴 하지만,,, 카카오측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등등등...

이번 카카오 사태에서, 솔직히 말하면 다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피해 보상등은 다 IDC와 입주한 업체간에 계약조건에 따라 보험 처리될 거니 사실 우리로써는 굳이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카카오 라는 기업의 마인드가 전혀 이해가 안됩니다.

자신의 서비스가 최고이며, IT업계의 대기업이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보이는데, 너무 자만심이 넘쳐 흐르는것 같습니다. 카카오 브랜드가 커가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그만큼 부와 영향력을 얻게 되었으면 그에 따른 사회적인 책임이 커진다는걸 알아야 하는데, 계속 나오는 얘기는 뭔가...

  우리가 최고고 니들은 우리 서비스를 써야지 살아가니까 우리가 뭐 하는건 잘못된게 아니야

라는 느낌이 강하단 말이죠. 

제가 진퉁 IT 서비스 기업에 몸을 담궈본 적이 없어서 제가 이해하는 거랑 실제 현업은 다를 수 있는데,,,

지금도 몇가지 썰 들이 들려오죠, 뭐 블라인드 발 썰 특성상 신뢰가 1도 안되지만,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였으면 그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대응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사실 다들 적극적인 생각이 하나도 없습니다. 애사심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물며 중소기업 전산인프라에 근무하는 애사심 1도 없는 저도 새벽에 문제 생기면 일단 할 수 있는게 없더라도 일단 출근해서 상황대기를 하던, 필요한 손이 있으면 도와주던, 정 안되겠다 싶으면 장애경과보고서 작성이라도 합니다. 그 행동이 내가 월급을 받기 위해 무급이더라도 하는 책임감입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대형 서비스가 불통난지 30분동안 카카오측에서는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으며, 30분 지나 겨우 대응한 거라고는 트위터에 장애가 발생, 원인은 미파악. 공지하는 수준이 전부인건, 전반적인 대응 능력이 하나도 없다는 말로 밖에 이해가 안됩니다. 심지어 원인은 IDC에 전화 한번 해봤으면 지금 불나서 전기 떨어졌다 수준의 현재상황을 알 수 있었을건데 말이죠..

카카오 서비스가 단순히 개인에 무료 개방된 서비스라면 이렇게 해도 됩니다. 하지만 개인한테도 이모티콘 사업 하고, 이것저것 유료 서비스도 있고,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체들에게는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면, 그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게 기본이고, 그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금이 가게 되는 이런 사건 하나하나로 인해 해당 기업의, 해당 서비스의 신뢰도가 나락가는데,

그나마 초동 조치와 안내를 잘 해줬다면 그래도 노력했네... 싶지만, 결국 한거라곤 열심히 불끄고 있는 와중에 "전력 복구되면 2시간 이내 서비스 정상화 가능" 이라고 애매한 워딩을 통한 어그로를 끌어 괜히 소방관들이나 관련 담당자들 난처하게 하고... 그 기업에 상식을 기대하는건 잘못되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토요일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솔직히 상황이 어땠던간에 D+2일차입니다. 지금까지 서비스 복구 완전히 못한 상황이면, 복구할 능력 자체가 없는거고 제대로 복구 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서버랑 서버 데이터가 소실된게 아니니 문제없다고 하지만, 애초에 서버랑 서버 데이터가 문제가 없으니 서비스 복구는 예전에 삼성 SDS가 했던 대 발품 팔아가며 긴급 복구만 해도 지금쯤 서비스 대부분은 복구됬을겁니다. 그것도 지금 제대로 못하는건... ㅎㅎ

지금이야 다시 다 복구되면 어떻게서든 개인사용자들은 카카오를 쓰겠지만, B2B 영역에서 카카오는 신뢰도가 나락갈게 뻔하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