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엑스페리아는 시장에서 늦어져 있었습니다.

간략하게만 이야기하면 '타이밍의 문제'입니다. 자세하게 이야기하려면 너무 길어지고 맙니다.

아무튼 이런 타이밍의 문제로 엑스페리아는 시장에서 늦어져버렸습니다.

그래도 도코모, 버라이즌 등은 계속해서 엑스페리아를 요구했고,

이런 캐리어의 요구와 전략에 따라 푸쉬 판매가 계속되었습니다.

하기야 캐리어가 시켜서 그랬어요 잉잉 할것도 아닙니다. 스트링거 체제의 소니 자체가 그랬으니.

아무튼 그 결과는,

2014년 제 4사반기에 1,210만대라는 최대 판매량과 함께,

분기 손실 2천억엔이라는 전설적인 영업적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소니 전체가 아니라, 소니 모바일의 영업적자입니다.

PS4가 아니었으면 겨우 턴어라운드 하자마자 꼬라박혔을지도 모릅니다.

뭔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소니는 일단 사장의 모가지를 날려버리고

(소니에릭슨의 스타트 멤버였던 스즈키 당시 사장은 소니생명의 이사로 날아갑니다)

전략 전체를 심각하게 재검토했습니다.

이게 해결이 안되면 선택과 집중으로 VAIO를 매각한 의미가 없어져버립니다.

가장 급한건 저 미친 적자를 어떻게든 해결하는 것이니까,

당시 경영진이 가장 신임하던 토토키 히로키 소넷트 CEO를 급하게 보냅니다.

목표는 2018년도 흑자 전환.

그러고는 토토키 이후의 모바일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합니다.

홈그라운드의 일본을 제외한 캐리어 단말을 전부 잘라버리고,

지역별로 분리되어있던 소니 모바일과 소니 브랜치를 통합하는 실험을 합니다.

(이거 시작이 한국입니다)

판매가 부진한 국가에서는 과감하게 철퇴하고,

소니 전사적으로 추진하던 고부가가치 제품의 시프트 (양보다 이익) 도 적극적으로 추진합니다.

그럼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양보다 이익이라는건 결국 많이 못판다는 거죠.

역으로 적게 팔아도 이익이 날수 있어야 한다는겁니다.

소니 제품은 특유의 고집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일반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죠.

그런데 어떤 분야에서는 그게 또 맞을때도 있습니다. 보통은 프로페셔널입니다.

문제는 '프로페셔널의 기술을 컨슈머에 그대로!' 라는 모토로 개발하다보니,

그런 고집도 컨슈머 제품에 그대로 들어가버린다는 겁니다.

그러면 역으로 생각해서, 소니의 프로페셔널한 기술과 고집을 채워넣고,

그 기술에 공감할수 있는 사람들에만 파는건 어떨까?

그런 발상으로 나온것이 1시리즈부터 내세웠던 '반닌우케와의 결별' 이었습니다.

누구나가 쓸수 있는 그런거 안만든다는거죠.

그래서 엑스페리아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숨어버렸습니다.

밖으로 나올 생각도 없고, 마음에 들면 찾아오라는 식입니다.

소니의 고집에 공감할수 있다면 엑스페리아말고 다른건 못쓸겁니다.

대신 아무것도 모르고 찍먹하러 온다면

90%는 붸에에하면서 다른거 먹으러 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