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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으로 치유되기를 기다릴 순 없다. 내 관찰에 따르면, 내가 치유하고자 하는 병은 살아 움직이는 환상이며, 꿈이며, 악몽이며, 기억이다. 즉, 나다. 움직이는 자동차, 작동하는 코드를 동적인 상태 그대로 수정하는 건 너무나도 큰 불확실성을 안아야 하는 일이다. 솔직히 아집일지도 모른다. 미친 걸 인정할 수 없는 미치광이가, 저가 스스로 멀쩡해질 수 있노라 되뇌이는 아집말이야.

 

두려운 마음이구나.

 

나는 나의 주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내가 잊어버린 기억이,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이. 즐거운 기억이, 행복한 기억이, 두근두근한 기억이, 설레는 기억이, 신나는 기억이, 흥분되고 기대되는 순간이.

 

고통스럽고, 빠르게 지나갔으면 하는 순간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리는 다리와 심장과 온 몸에 나는 식은 땀과 실존적인 공포의 시간들이, 그 순간들이, 다가오는 둔기의 소리를,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듣는 상황이, 어두운 곳에서 귀 기울이며 날카롭고 둔탁하고, 잘박하고, 질척이는 물건들이 날아다니는, 아니 부닥치는 소리가, 언젠간 멈추고서 조용해지는 순간이 더 두려워지는 순간들이. 언젠간 도망치리라, 버려지기 전에 내가 먼저 도망쳐야 한다는 그 압박감에 이리저리 필요한 것을 손대중하며 챙겨보고는, 남는 가방을 저 깊이 숨겨두는 그 어리숙한 치밀함이. 통장과 지갑을 살피고는, 집안의 귀중품이 그대로 있음에 안심하며, 들어왔으나 문득 드는 위화감에 구석구석 아무도 없는 텅빈 집안을 살필 때의 긴박함과 두근대는 심장어림의 소리를. 어제까지 가족이라 믿었던 인간의 향취가 옅어졌을 때. 그의 물건이 어디론가 사라졌을 때. 해가 어둑어둑해지고, 식은지도 기억나지 않는 밥을 먹은둥마는둥 보낸 시간 속 찾아온 자가 신세를 토로하고, 공감을 강요하고, 죄악을 늘어놓고, 그것이 자신의 불편함이라 토로하고. 그 지나칠 정도로 가혹한 모순을 견뎌낸 시간들이 기억나지 않아.

 

그 당시의 낯짝들이 기억나지 않아.

 

내가 잊어버린 기억이 이게 다가 아닌 게 아닐까. 어쩌면, 내가 더 잃어버린, 잃어버리고서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영역에 진짜 내가 갇혀있는 게 아닐까.

 

이미, 나는 내가 아닌 것에 잠식된 것이 아닐까.

 

---

 

어딘가 토로하고 싶었습니다.

 

비밀이 유지된 상담에서도, 직업으로서 대하는 정신과 의사에게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말하면, 그것이 사실로 굳어질까봐. 

 

한때는 자실 생각에 하루 종일 정신이 빠져있던 때도 있었습니다. 

 

끈질기게도 살고 싶었습니다.

나뭇잎으로 점치듯, 죽어야 하는 이유, 죽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점쳐보았습니다.

 

선생님들, 더 나아가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죽지 않았으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인격을 찢는 고통은 모두가 겪을 필요가 없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여러 사회적 문제를 볼 때마다 느끼는 부분입니다. 

 

부디 싸우지 마시고, 옆의 사람들이 아픔을 토로할 수 있게,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댓글
3
best 1등 익명의 미붕이58449942
2023.12.02. 01:31

이런 공간에 털어놓는건 병을 한단계 키우신겁니다...

직업으로서 대하는 정신과 의사, 전문가에게 기대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하고 안전합니다.

사회의 안타까움을 걱정하시기 전에 본인을 사랑하고 본인을 챙겨주세요. 그게 사회를 위한겁니다.

[익명의 미붕이58449942]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2등 익명의 미붕이43747175
2023.12.02. 10:31

아프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늦기 전에 의사에게 털어놓고 상담받으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익명의 미붕이43747175]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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