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만이 사용하는 앱에 비해 모두가 사용해야 하는 메신저 앱은 그 무엇보다 락인효과가 강력합니다, 예를들어 사진이나 동영상을 편집하는 프로그램, 가계부, 지도 등은 더 나은 서비스가 출시되면 언제나 옮겨갈 수 있지만 메신저는 이 앱을 싫어해도 다수가 사용하면 결국 소통을 위해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1. 글로벌한 왓츠앱

 전세계 1위 글로벌 인스턴트 메시지 앱인 왓츠앱은 지금도 유럽, 남미, 동남아 등에서 SMS를 제치고 압도적인 사용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국가들은 모두 한국처럼 건당 SMS 비용을 내야 하는 곳이었고 스마트폰 초창기 연간 0.99달러만 지불하면 와이파이 등 모바일 데이터만 있다면 메시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용자 친화적 정책에 대규모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2. 한국의 카카오톡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던 초기 한국에서도 얼리어답터들은 왓츠앱을 사용하며 무선 인터넷을 통해 인스턴트 메시지를 주고 받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앱이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가장 큰 문제를 포함해 한국에서 사용하기 불편한 문제 등의 빈틈에서 왓츠앱을 벤치마킹한 카카오톡이 등장합니다.

 지금은 이통사보다 더한 적폐취급을 받지만 출시 당시에는 메시지 건당 비용을 받아먹는 원조적폐 이통사를 견제하는 희망의 등불이자 한국 스마트폰 보급화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3. 일본의 라인

 일본의 영상물이나 소설 등에서 등장인물들이 상대방의 전화번호가 아닌 "메일 주소" 를 물어보는 것을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이통사가 애교로 보일 만큼 원조 적폐 일본은 2011년까지 타 이통사끼리는 SMS전송이 불가능했고 대신 이메일을 변형한 캐리어 메일을 통해 상대방과 문자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것과 함께 상대방의 메일 주소를 주고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토호쿠 대지진은 모든 것을 바꾸었습니다, 자연재해 속에 마비된 통신망 대신 매우 느리지만 전송되는 인터넷은 라인 메신저와 트위터를 국민 앱으로 성장시켰고, 사람들은 이제 메일 주소 대신 라인 ID를 주고받게 됩니다.

 4. 미국의 SMS

 미국은 어떨까요? 통계상으로만 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스턴트 메신저 앱은 페이스북 메신저입니다. 하지만 이건 인스턴트 메신저 앱의 사용자 중에 한정한 조사로, 미국에선 서드파티 메신저 앱 자체의 사용률 자체가 매우 저조합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무료 SMS 서비스를 진행해왔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서 겪는 SMS유료화로 인한 인스턴트 메신저 앱에 의한 요금 절감 문제를 겪지 않았습니다. 그런 미국인들에게 왓츠앱은 오히려 연간 0.99달러를 추가로 지불하면서 앱을 또 설치하고 가입해야 하는 귀찮은 물건일 뿐이었습니다.

 아이메시지는 이런 빈틈을 공략했습니다. 서드파티 메신저를 설치하지 않아도 대용량 사진이나 동영상을 품질저하도 없고 단체로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잡게 된것입니다.

 5. 그리고

 인스턴트 메신저가 어떻게 이 자리에 있게 됐는가,

구글은 왜 아이메시지를 못잡아먹어 안달인가,

왜 그걸 다른 나라는 이해하지 못하는가, 이것들은 각각의 메신저들이 성장한 배경을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생태계가 포화된 지금, 특정 브랜드의 인스턴트 메신저에 묶여있는 우리는 "모두" 가 이전하기 전까지 강력하게 묶여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