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퍼런스라 함은 (키보드 워리어들의 단골소재이지만..  아마 하만타겟이겠죠?)

하만타겟은 하나의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싱글 다이나믹 드라이버로 하만타겟의 저역에서 중역으로 가면서 가파르게 감소하는 주파수응답 반응을 만들어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DSP로 구현해내는 경우 버즈 프로, 버즈2 프로 처럼 드라이버 특성이 남으면서 고음이 자극적이거나

버즈2 처럼 중고역대가 깡통소리가 나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거 같습니다.

하만타겟을 DSP로 맞추는거는 역사가 오래된 AKG N400이나 JBL Live Pro 2 처럼 사촌들이 더 잘 만드는 거 같네요

그렇지만 타겟에 맞춘다고 해도 잔향이나 고음부 피크의 미세한 조절에 따라 소리가 많이 달라져서

N5005 같은 경우 하만타겟에 거의 완벽히 부합하지만 극저역은 엄청난 펀치력을 가지고 있고 

Live Pro 2도 거의 타겟과 일치하지만 매우 평양냉면스러운 소리를 들려주는걸 보면

타겟과 FR을 비슷하게 가져가도 고음부 튜닝과 드라이버 특성에 따라 소리가 크게 변하는거 같습니다. 

애플도 하만타겟을 의식하긴 하겠지만 전통적으로 중역대를 두텁게 가져가서 DR을 자연스럽게 만드는것을 완전히 포기할거 같지는 않네요 

애플은 애플대로 따로 가는게 더 재밌을거 같습니다. 이번에는 극저역대와 고역대를 타겟과 비슷하게 가져가고 초고역대는 부드럽게 다듬었는데 버즈2 프로 고음이 욕먹는거 보면 애플세팅이 좀 더 두루두루 듣기 좋은거 같습니다. 

버즈2 프로로는 작업은 절대 못할거 같네요 

'레퍼런스 사운드'라는 것 자체가 제조사들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 용어예요. 예나 지금이나 '자기들이 내세우는 사운드 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을 레퍼런스 제품이라고 하는 걸요.

그리고 이어폰의 경우 귀 모양에 따라서 듣는 소리가 사람마다 너무 달라서 내가 듣는 사운드가 저 사람이 듣는 사운드와 동일하다고 말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역 빠지는 정도도 사람마다 다른데 고역은 더 심하죠. 피크 지점이 아예 다르게 형성되어 버리니까요.

정말 레퍼런스 사운드라고 할만한 건 '잘 제어된 공간에서 주파수 응답과 지향성이 고르며 디스토션이 적은 스피커로 듣는 사운드'일텐데, 재미있게도 이걸 모사하려고 한 것이 하만타겟이죠. 문제는 타겟이 뭐가 됐든 그런 소리를 완벽에 가깝게 재현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측정장비에서 그렇게 재현된 거지 내 귀에서 그렇게 재현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 정밀 3D스캔과 이를 해석하여 자동으로 사용자 귀에 맞추어 조정해주는 기능이 탑재되기 전까지는 계속 문제로 남아있겠죠.

애플이 사운드에 진심이라는 점은 애플 음향제품의 사운드보다는 애플 음향제품의 '기능'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앞서 말한 개인간 귀 편차로 인한 문제를 3D 스캔을 통해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고(이쪽은 여전히 갈 길이 멀긴 한 것 같지만요), 홈팟도 자동으로 주변 공간을 인식해서 보정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나왔죠(마찬가지로 이쪽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만).

애플은 사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사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품 기획 의도와 다르게 듣는 '사용자(환경) 편차'를 줄이는 것이거든요. FR이 평탄하고 지향성이 고른 제네렉 동축 같은 스피커도 골방에 아무렇게나 놓아 두면 엉망진창인 소리가 나니까요. 제네렉도 그걸 아니까 W371A같은 제품으로 룸 편차를 줄여보고자 하고 있는데, 이쪽은 너무 비싸죠. 애플은 훨씬 많은 수를 생산 및 판매할 수 있으니 고정비를 분산할 수 있어 저렴한 값에 좋은 기술을 보급할 수 있고... 그걸 실제로 해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칭찬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플랫은 정의를 명확히 해주지 않으면 항상 논쟁만 될뿐입니다.

일단 하만타겟은 플랫을 주장하려고 만든게 아닙니다. 

플랫한 스피커를 인간에게 들려주었을때 가장 선호할 확률이 높은 주파수응답을 제시한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음식을 만들때 대충 이래저래 만들면 맛없을 확률이 낮은것 처럼

"하만타겟에 근접할수록 헤드폰이나 이어폰의 FR이 많은 사람들 (음악을 어느정도 들어본 사람들중에) 을 만족시킬수 있을 확률이 높다. "

라고 해석하는것이 알맞다고 봅니다. 

플랫에 대한 논쟁은 정의부터 확실히 하지않으면 정말 무의미한 시간낭비에 불과한데

플랫의 정의가 대중적으로 가장 무난한 소리를 뜻하시는거면 하만타겟이 가장 근접한 답일것이고

플랫한 FR을 가진 스피커를 잔향실에서 HAT으로 측정한 것이 가장 플랫하다라는 주장을 하고 싶으시면 DF 타겟을 제시하고 그걸 전제로 의견을 펼쳐나가는게 좋겠죠

스튜디오 모니터용 스피커들도 수많은 브랜드가 있기때문에 

레퍼런스라는건 세계 음악 엔지니어링 협회같은 조직이 있어서 교과서나 가이드라인을 내고 지정하지 않는 한

이 역시 레퍼런스라는 단어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레퍼런스나 플랫이란 단어가 나오면 전쟁터가 되지만 아예 정의부터 서로 다르게 정해놓고 논쟁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관련 논쟁들이 대부분 시간낭비로 끝나게 되는게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