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코어(Nitecore)는 2007년 중국에서 설립된 주변기기 제조사입니다. 이들이 가장 유명한 품목이자 주요 제품은 조명(플래시) 같은 EDC, 카메라용 배터리,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인데, 저도 세 가지 카테고리 모두 썼거나 현재도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입니다. 이들의 플래시라이트는 택티컬 그레이드로 단순히 캠핑, 어드벤쳐용 뿐 아니라 군사기관 등에도 납품되고 있으며,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의 경우 제조사 순정보다도 더 사랑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릴 제품은 나이트코어에서 출시한 아웃도어용 휴대폰 보조배터리입니다. 무엇이 특별하길래 아웃도어용인가 하면, 작고 가볍고 방수(!)가 된다는 점입니다.

 

 

현재 나이트코어는 아웃도어용 배터리 라인업을 크게 3개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NB 시리즈, CARBO 시리즈, SUMMIT 시리즈입니다. NB 시리즈는 5천/1만/2만 세 가지 용량으로, 카보와 서밋 시리즈는 1만/2만 두 가지 용량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용량인 10,000mAh 배터리 3종을 간단하게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약 10여 년 전 샤오미가 보조배터리 시장에 가격 폭탄을 떨어뜨린 이후, 보조배터리가 상당히 저렴한 물건이 되어버린 지금 이 시점에 나이트코어 제품들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가격입니다. 판매자마다 또 세일 기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세일이 적용되지 않은 평소 알리익스프레스 판매 가격은 NB10000 Gen2가 6.6만원 정도, Carbo10000가 8.4만원 정도, Summit10000가 11.2만원 정도입니다. 용량 2만 짜리 버전은 더 크고 무겁고 비싸고요.

 

​이 중에서 저는 지난번 알리익스프레스 세일 기간에 NB10000 Gen2를 구매했습니다. 

 

그럼 한번 이 제품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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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입니다. NB10000 Gen2는 카본 유니바디는 아니지만 그래도 카본 플레이트가 적용된 제품입니다. 그래서인지 패키지에도 탄소섬유 무늬가 있습니다. Gen2가 강조되어 있는데, 1세대는 지금은 단종된 제품으로 최대 출력이 18W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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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에서 제품의 간략한 사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효율 약 83% 정도의 제품이고, 타입 A와 타입 C 두 개의 단자가 있습니다. USB-C 단자는 USB PD 20W까지, USB-A 단자는 퀄컴 퀵차지 3.0 규격에 대응해 최대 18W 출력을 갖고 있습니다.

 

밀봉씰이 잘 붙어있네요.

 

구성품은 배터리 본체, 설명서, 케이블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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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제공되는 케이블은 타입 A to 타입 C 케이블이고 길이는 60cm 정도입니다. 케이블 타이가 달려있습니다.

 

보조배터리 본체입니다.

 

사양에서 명기된 대로, 길이 121.9mm, 폭 59mm, 두께 10.4mm로 1만짜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상당히 컴팩트한 사이즈를 갖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정직하게 뾰족뾰족한 육면체 형태의 디자인인데, 어디 수납하기에는 용이하겠지만 주머니에 다른 물건과 같이 넣고 다니기엔 살짝 걱정이 됩니다.

 

상위모델들과 달리 배터리 본체 자체는 무광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있고, 윗면과 아랫면에 카본 플레이트가 붙어 있는 형태입니다.

 

무게 역시 측정 결과 151.8g으로 오차 범위 내 스펙과 일치했습니다.

 

보통 1만 짜리 배터리들이 무선충전 같은 보조기능이 없을 때 200~220g 정도 되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가벼운 무게입니다. 타사의 5,000~6,000짜리 배터리와 거의 비슷한 정도입니다.

 

전면 하단에는 입출력 스펙과 용량이 한 번 더 표시되어 있습니다.

 

입력(보조배터리를 충전할 때)

5V/2.4A 또는 9V/2A (18W PD)​

 

출력

USB-A : 5V/3A, 9V/2A, 12V/1.5A (18W QC3.0)

USB-C : 5V/3A, 9V/2.22A, 12V/1.66A (20W USB PD)​

 

포트 2개를 동시에 사용할 때는 합계 15W로 제한됩니다.

 

USB 단자 부분에는 나이트코어의 컬러인 진한 노란색으로 포인트가 들어가 있고 그 옆에 LED, 전원 버튼이 자리 잡았습니다. USB-C 단자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입력단자 역할도 겸합니다.

 

외관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안타까운 점을 발견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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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상태가 안 좋습니다. 카본판의 한쪽은 살짝 들떠있고 끝부분에는 지저분하게 접착제 자국이 눈에 보입니다.

 

물론 본체가 플라스틱 재질인 이상 카본판은 접착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정가 6만원이 넘는 보조배터리에 이런 마감은 좀 ㅠ_ㅡ 아쉽습니다... 물론 마감이 제품마다 차이가 있을 테니 전부 저렇지는 않겠지만요.

 

그래도 작고 가벼운 건 확실한 장점입니다.

 

 

보조배터리는 역시 폰을 충전해 봐야겠죠? 제가 사용 중인 갤럭시S23 울트라를 충전해 봤습니다.

 

참고로 최근 출시되는 갤럭시들은 25W 또는 최대 45W 충전을 지원하지만, 두 경우 모두 PPS를 지원해야 제대로 작동합니다. 최대 20W 일반 PD 규격에 대응하는 이 제품 같은 경우에는 5V/3A로 15W 출력으로 충전됩니다.

 

15W 출력일 때 S23U 충전 속도는 대충 1시간에 1% 정도라고 보시면 편합니다. 20%에서 시작해서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50%에, 1시간 5분이 지난 시점에 85%에 도달했습니다. 거기서부터는 충전 속도가 점차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충전 시작으로부터 1시간 38분이 지났을 때 20%->100% 완충이 되었습니다. 스펙상 효율이 정확하다면 아마 한번 더 40% 정도 충전할 수 있을 정도의 잔량이 남았을겁니다.

 

​아이폰의 경우는 20W PD 충전에 대응하기 때문에 9V/2.22A로 충전이 될텐데, 다만 이 경우 9V 출력이기에 사용 가능한 용량은 조금 더 줄어들겠지요.

 

USB PD 충전에 대응하기 때문에 노트북도 충전 가능...하지만, 최대출력이 20W밖에 안되어서 많이 제한적입니다. M1 맥북에어의 경우 표준적으로 30W PD 충전기 사용이 권장되는데, NB10000 Gen2는 충전은 되지만 속도가 느리고, 무거운 작업을 돌릴 때에는 충전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정말 비상용으로나 쓸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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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이어폰이나 기타 악세서리들을 위한 저속충전모드도 지원합니다. 전원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평소에는 켜지지 않던 LED 부분에 약한 흰색 LED가 들어오면서 낮은 전류 모드가 시작됩니다.

 

이 제품의 또 다른 특장점은 역시 방수입니다. 이제 스마트폰은 대부분 방수를 지원하는 시대가 되었으나, 주변기기들은 아직도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무선이어폰도 이어폰 유닛 자체는 생활방수가 되는 제품이 많아도 충전 케이스까지 지원하는 제품은 아직 수가 많지 않고요.

 

그런 현시점에, 보조배터리가 IPX5 생활방수를 지원하는 점은 굉장히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제가 이 제품을 처음 알게 된 것이 IT 커뮤니티가 아니라 등산 커뮤니티였는데, 아무래도 그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 물론 테스트를 직접 해보진 않을 겁니다. 또 단자 부분이 젖은 상태에서 케이블을 연결해 충전하는 게 안전한 것은 아니니, "비 올 때도 안심하고 들고 다닐 수 있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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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이트코어 NB10000 Gen2 보조배터리를 살펴봤습니다.

 

이 제품은 일단 비쌉니다. 가장 베이스 모델인 NB10000조차도 같은 용량과 출력 성능을 가진 타사 제품에 비해 2배 이상 비싸고, 상위 모델들은 더합니다. NB10000 같은 경우는 유니바디가 아니다 보니 마감에도 약간 복불복이 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사에서 제공하지 않는 유니크함을 갖고 있는 제품들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도 막판까지 Carbo10000을 고민하다가 결국 하위 모델로 왔는데, 막상 제품을 받아보니 카보쪽으로 가는 게 더 만족스러웠을 것 같기도 합니다. 내충격 디자인도 보조배터리에서는 흔치 않은 스펙이거든요. 무게 차이도 서밋에서 확 뛰는 것에 비하면 아주 큰 점프는 아닌 걸 고려한다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휴대성이 좋고 장마철에도 안심하고 들고 다닐 수 있는 보조배터리를 찾고 있는 분이라면 이 제품, 혹은 상위 제품들을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가 주기적으로 할인을 하는 편이니, 할인 기간에 구입한다면 만족도가 더 높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