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연애관을 가진 친구가 있습니다
- 귀주대첩
- 조회 수 148
- 2019.12.23. 13:02
친구들끼리 간만에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에
한 친구가 자기 여자친구가 최근 클럽에 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뭐라고 했냐고 했더니 그러지 않았다고 합니다
갔다 왔다며 통보한 건 아니었고 가기 전에 말을 했다고 합니다
보통은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아? 라고 다른 친구가 물었더니
자신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다고 말을 해 뭔 개소리냐고 다시 물으니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그러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무슨 개소리냐고 물으니 하는 말이...
-이 뒤는 제가 기억을 똑바로 못해 왜곡이 있을 수 있음을 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연인 관계였는데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 간섭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사상의 대략적인 개요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한 뒤
자신과 여자친구 역시도 그처럼 서로 간섭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은 다른 누군가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거다
클럽을 가든 원나잇을 하든 내가 어쩔 수 없는 거다
...라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이 새끼는 자기 여자친구한테도 이렇게 얘기하나
그렇게 저희가 생각했을 때 그 둘이 철학과 CC라는 걸 떠올렸습니다
...
여하간 그 친구는 자기 여자친구가 뭘 하든 거부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클럽에 가도 되냐고 물어는 봤지만 그게 혹시 말리길 바라는 뉘앙스는 아니었냐고 하니
물어본 게 아니라 친구랑 갈 거라고 통보한 거였으며 그런 뉘앙스 역시 담기지 않았다 합니다
그래서 그럼 너가 클럽을 가도 여자친구는 신경을 안 쓰냐
라고 물으니 그에 대해서 여자친구는 아마 싫어할 거라고 합니다
...아니 그럼 뭐지?
근데 또 싫어한다고 해도 여자친구가 자신에게 간섭할 순 없다고 합니다
근데 또 어차피 그 친구는 클럽도 안 가고 착실하게 생활하는 아이입니다
대충 그 정도 얘기하다 보니 저희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 녀석은 철학자 컨셉(?)에 잡아먹혀서
오히려 여자친구가 탈선하길 바라는 취향이 생긴 게 분명하다고
그리고 이 새끼랑 수백 일째 잘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는
이 녀석을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는 거라고...
여담인데 철학을 원래 좋아해서 철학과에 간 친구도 친구지만
여자친구 쪽도 입결에 맞춰 들어온 게 아닌지 철학교사...가 꿈이라고 합니다
둘 다 이상해서 이상하게 잘 만난 이상한 커플이 틀림 없음
본인이 상관 없다면 뭐.. 저는 이해 못할 것 같긴 한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