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심폐소생술. (MDR-E868LP)
- 연월마호
- 조회 수 356
- 2021.04.17. 17:50
(적다 보니 글이 길어져서 옆 동네 올렸던 걸 그대로 긁어왔습니다.. OTL)
보유 품목 중 연식으로는 최고령급이어도 특유의 개성으로 종종 듣곤 했었던 MDR-E868LP였는데
1년 전부터 갑자기 왼쪽 유닛의 소리가 나오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당시에는 플러그 쪽 문제일까 싶었는데 일단은 따로 관리를 안 하고 보관만 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구매한 접점부활제로 닦아봐도 여전해서 내부 단선인 걸 확인했습니다.
(다만 워낙 나이 든 애라 드라이버에 탈이 있을 가능성도 있긴 했습니다.)
이대로 묵혀 두기에는 이 녀석 소리가 생각나기도 해서 결국 심폐소생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 바닥에서 오래 된 이어폰/헤드폰 수리업체가 아직도 영업중인 걸 확인했고,
그대로 수리의뢰서 작성해서 택배로 접수하였습니다.
택배 보낸 다음 날 바로 도착했는지 오후 쯤에 업체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케이블 쪽 단선이 맞아서 교체를 해야 하고, 수리 비용을 전달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진행해 달라고 하고 전화 끊으려고 하는데 얘기가 좀 더 이어졌습니다.
케이블 교체하려면 유닛 쪽 고무를 열어야 하는데
이게 원체 오래 된 탓인지 경화가 되어서 깨질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최대한 노력은 하겠지만 그 부분은 감안해 달라는 부탁을 들었습니다.
외관이 어떻게 될지 불안하긴 했지만 일단 소리가 멀쩡히 나는 게 목표이니
알겠다고 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그 후 30분 정도 지나서 수리 완료됐다는 연락을 받아서
전달받은 계좌로 수리비 입금하여 일단락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 택배가 바로 도착해서 얼른 확인해 봤습니다.
얼마나 깨졌을까 하고 봤는데 왼쪽 부싱 아래쪽 부분만 좀 깨지고 다른 부분은 멀쩡하였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예전부터 엄청 딱딱했었고 원래도 약간은 깨졌던 부분이라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수리 마감이 잘 되어서 역시 잔뼈가 굵은 업체의 솜씨를 체감하였습니다.
상태 확인하고 바로 연결해 봤는데 다행히 소리도 틀어진 부분 없이 멀쩡히 나오고 있습니다.
수리비 15,000원+택배비 2,500원에 생명연장을 달성하였습니다.
(이젠 중고 매물 어디서 구하는 것도 만만찮은 녀석이라..)
케이블 바꿀 때에 y자 비대칭형에서 Y자 대칭형으로 바꿔서 좀 더 편해졌고,
플러그 쪽도 좀 더 고급진 느낌으로 바뀌어서 전반적으로 마음에 드는 상태입니다.
예전 물건들을 쉽게 못 내치는 이유가 음향적인 것을 떠나서 소리가 개성이 있기 때문인데
관리를 한다고 해도 연식이 오래 되어 돌발 상황이 발생되거나 하면 정말 뼈아픕니다.
그래도 이번 E868은 케이블 교체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단순 보관만 하는 처지에서 벗어나 감상용으로 더 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최고령자를 더 써먹을 수 있도록 관리에 좀 더 신경써야겠습니다.
(다행히 이 녀석만큼 오래 된 건 없어서 어떻게든 버티긴 할 듯합니다.)
868고음 소리기 참 만족스러운 녀석이죠.
저도 하나 있었는데 888과 함께 사라져서 그저 눈물...
시원시원한 소리가 듣고 싶을때는 저 녀석만한 물건이 없는데
요즘은 구하기 힘들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