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밀대 다녀왔습니다
- PaulBasset
- 조회 수 241
- 2024.03.23. 14:05
한동안 무교점 가다가 오랜만에 본점을 갔는데 뭔가 양을 더 많이 주는 기분입니다
녹두전은 처음 시켜봤는데 보통 녹두전 안좋아하는데 여기는 맛있네요.
근데 녹두전 먹다 냉면먹으면 육수에 기름 둥둥 뜨게 되는게 마음에 좀 걸렸고
평냉에 식초 한번도 안넣어봤다가 하도 식초 넣네 마네 그래서 처음 넣어봤는데 육수 맛 버렸습니다.
괜히 넣지 말라고 하는게 아닌가봅니다
제가 저기에 대해서 할말이 좀 많은데
-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2018년 남북정상회담의 영상만 비교해도 둘의 '옥류관 냉면'은 전혀 다른음식입니다. 면, 육수, 고명 모두 완전히 달라요. 오히려, 1985년 남북적십자회담 당시 자료영상을 보면 이때 '옥류관 냉면'이 현재 남한의 평양냉면집들에서 파는 냉면과 유사합니다. 분단 이후 대표적인 실향민 음식으로 자리잡은 만큼, 변화가 거의 없이 원형을 유지한건 남한쪽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북4도청을 자주 출입하는 실향민들이 원형에 가깝다고 손꼽는 냉면집이 지금은 재개발문제로 잠시 문을 닫고 있는 을지면옥이었죠.
평양의 4대 냉면집을 모두 방문했다는 예종석교수에 따르면 북한 냉면은 메밀함량도 적고 맛도 없다고 합니다. 직원한테 물어보니 젊은이들 취향을 맞추다 보니 맛이 변했다고 했다고 하네요.
- 면에 식초를 뿌리고 육수에 겨자를 푸는 방식은 김일성의 교시로 공식화된겁니다. 일제시대에 냉면에 식초를 넣어 먹었다는 기록은 있는데, 맛때문이 아니라 당시 콜레라의 유행을 두려워한 손님들이 식초를 요구했다고. 실제로 평양냉면은 여러가지 이유로 식중독 사고가 빈번했었다고 합니다.
- 제가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봤는데, 냉면에 식초를 넣어먹는 행위는 꽤 근래에 유행한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냉면에 식초를 넣지 않았는데 요즘들어서 식초를 넣어먹으려고 하더라 라는 증언을 하는 분들이 꽤 여러분 있더군요. 다만 그 맛의 호불호에 대해선 편차가 있는것 같습니다. 최불암선생님처럼 한두방울도 아니고 콸콸콸 부어야 제맛이라고 하는 분도 계시니까요.
-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식초는 기름이 베이스인 음식에 들어가면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냉면육수처럼 단백질베이스의 음식에는 단백질을 분해시켜서 맛을 떨어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짜장면에는 식초 꼭 넣어먹는데, 냉면은 안넣는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분식집스타일의 다시다+식초+설탕 베이스 냉면을 안먹냐면 그건 또 아닙니다만, 식초를 부어 먹기엔 육수가 좀 아깝다는 느낌입니다.
https://youtu.be/XaCTCj6KIuQ
평양 옥류관의 식초와 한국의 식초가 다르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https://youtu.be/AmgRc3b-54A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참석팀이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먹는 영상에서 옥류관 직원이 면에 식초와 양념장, 겨자를 듬뿍 넣는 장면이 나와서 평양냉면은 심심하게 먹는 것이라는 공식이 완전히 깨져버렸고,
이러던 저러던 결국 평양냉면을 식초, 겨자를 쳐서 먹든 그냥 아무것도 안 넣든 간에 그것은 냉면을 먹는 사람의 자유니까 편하게 입맛대로 드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