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개인적으로 전 엑시 자체엔 큰 불만은 없습니다.

거의 스냅 독주 체제로 가고있는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AP 시장에 엑시나 디멘마저 없다면 퀄컴이 가격책정을 대체 어떻게 할지 감조차 안잡히는지라... 스냅의 경쟁자들은 다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엑시가 스냅에 전성비가 크게 밀리던... 게임 성능이 부족하던... 별 생각은 안 드는 것 같아요. 2인자(혹은 3인자)인데 1인자랑 비교하면 당연히 부족한 부분들이 많겠죠. 그렇다고 엑시가 못 쓸 정도냐? 그렇지도 않고요.

그래서 엑시 자체만 놓고 보면 개인적인 생각으론 참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경쟁자의 존재는 최소한 소비자에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근데 제가 엑시, 더 나아가 삼성에 아쉬움을 표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은, 엑시의 부족함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엑시를 '지역별 이원화'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엑시를 라인업별로 이원화하는 건 괜찮은 방법이라 봅니다. 노멀/플러스에는 엑시, 울트라에는 스냅을 탑재해주는 건, 비싼 제품엔 더 좋은 부품을 넣는다는 당연한 이치를 따른 결과니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충분히 납득 가능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역별 이원화는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유저 단에서 이뤄진 다양한 테스트 결과들이 풀리고 있는데, 엑시의 전성비가 심각하다... 엑시 4G 싱글심이 스냅 5G 듀얼심보다도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등등... 엑시에 대한 각종 부정적인 이슈들로 점철되고 있죠.

이렇게 일반 유저가 테스트해도 알 수 있는 부분들을, 삼성이 출시 전에 몰랐을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두 AP의 성능과 전성비 차이가 이렇게 심함을 알면서도, 이 정도로 차이나는 두 AP를 같은 기기에 지역별로 이원화하는 건 정말 잘못된 거라고 봅니다.

단지 '국내에는 같은 가격 받고 더 후진 엑시 넣어서 판다' 같은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가격 문제를 떠나서, 지역별 이원화로 인해 국내 고객들은 '더 나은 상품성의 기기를 구매하여 사용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봐요.

결론은, 엑시가 스냅 대비 많이 부족하더라도, 지역별 이원화만 안 하면 까일 여지가 없을 거다 라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지역별 이원화 대신, 그냥 제발 노멀/플러스에는 엑시, 울트라에는 스냅으로 전세계 통일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미국 통신사들이 스냅을 선호한다 등등 삼성 내부에서도 지역별 이원화를 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