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니 디멘시티 9300은 성능 좋은 칩입니다. 그러나 잘 만든 칩일까요?
- Oxc.suga
- 조회 수 972
- 2023.11.14. 22:05
간단히 해석해보자면 잘 나온 칩입니다. 성능도 우수하죠. 동시기 칩들에 비교했을 때 근소한 우위를 갖고 있으니까요.
8G3 GPU 차력쇼, E2400의 Xclipse GPU 아키텍쳐 상의 오류, 저마다의 하자점이 있긴 하지만, 언더독으로서 분명한 단기적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단기적인 성과로는 충분치 못한 상황입니다. 업계 탑인 퀄컴은 일전부터 독점 체제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과점에 힘입어 플래그십 칩 공급가격이 200불, 20만원을 훌쩍 넘는 기괴한... 상황까지 오게 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 과점은 일종의 바위입니다. 그리고 바위에는 필연적으로 작은 틈-요컨대 높은 가격으로 인한 대체제 필요성 대두-이 있고, 이러한 틈에 물이 스며 얼면 바위가 조각조각 깨지듯, 후발주자, 언더독이 해야 하는 건 이 시장의 작은 틈부터 침식하여 과점의 타당성, 구조에 타격을 입히는 방법이 유일합니다. 무얼 하든 시장 파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는 존재치 않으니까요.
이러한 시장을 과점하게 된 계기로는 시리즈의 특장점, 요컨대 퀄컴의 경우에는 압도적인 모뎀 성능에 힘입어 초기 피쳐폰 시장부터 스마트폰 시장에 일찍이 진입하여 엄청난 양의 수요를 흡수했습니다. 삼성 S.LSI는 MX 사업부라는 비교적 우호적인 시장 수요와 팹리스인 퀄컴과는 다르게 17"부터 삼파(SF)를 보유한 일종의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 약간의 오버룸이 있었다고 볼 수 있죠.
다만, 시간은 퀄컴에게 조금 더 많았습니다. 스마트폰을 위시한 스마트폰의 칩으로서의 통화, 통신 성능의 우위를 기반으로 ISP 강화, NPU 및 이와 유사한 기능 도입(*최소 SD835 시절) 등 S.LSI보다 한 발짝 씩 앞서서 최근 스마트폰의 성능을 구분짓는 역량 배양에 힘썼습니다.
이건, 스마트폰에 단지 SoC만 탑재되었을 때, 그러니까 각 제조사의 전용 ASIC 실리콘 탑재를 상정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이긴 합니다. 이러한 외부적인 요인들이 논코어 부분의 성능 격차를 좁힐 수 있겠죠. 하지만, 이게 가능한 건 중국 내 기업들에 한합니다. 시장 규모가 크고, 전세계 시장에 비하면 작을지 몰라도 CCP의 지원...(은 루머이긴 하지만, 내수/국제판 가격차이 등 심증이 있으니 채택하겠습니다.)이 이러한 이레귤러, 아웃라이어의 탄생을 낳았죠.
미디어텍의 칩셋은 중저가형의 설계에 머물렀습니다. 디멘시티 브랜드의 등장 이전까지는요. (19" Dimensity 1000 공개)
이제, 미디어텍은 저들의 선임자가 밟았던 절차를 급속으로 좁히지 않는다면 경쟁을 불허하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언더독으로서, 시장을 점유하는 가장 쉬운, 그러나 어려운 방법은 특정한 니치 시장을 점유하는 겁니다. 과거 미디어텍이 그러했듯이요.
싼, 그러나 플래그십 급 성능이라는 건, 19년도, 그러니까 SD845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던 개념이었습니다.
당장 최근의 기형적인 칩인 SD7+G2(SD8+G1의 다운클럭/캐시 삭제 버젼)도 디멘시티를 견제하기 위해서 내놓은, 예방적 성격이 짙은 칩이였죠. 탑재 기기가 극히 적으니까요.
신규 제품군을 구상하고 이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칩 디자인 역량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텍은 지난 십몆년간 쌓아왔던 세월이 허투루 지내왔던 것이 아니라는 걸, 시장에 알린 셈이죠.
그러나 싹수가 보인다고 해서 시장에서 살아남는 건 아닙니다.
브랜드의 DNA라고 불리는 건, 달리 말하면 시장에서 갖는 가치이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단시간 내에 쌓아 올린다는 건 어불성설이고, 몇 년간의 성공적인 시도가 누적되어야 비로소 논할 수 있는 영역에 있는 거겠죠.
당장 디멘시티의 미래를 걱정하는 건, 이러한 부분에서 일 겁니다. 까는 게 아니라, 걱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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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디멘시티는 신생브랜드이다.
2.신생브랜드로서 선발대의 성능을 따라잡아야 한다.
3.단순히 코어 성능만이 칩 성능의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논코어 분야의 성능을 배양하는 데 선발대는 크게 애를 먹었습니다.
그 선례를 지혜롭게 이용한다면, 디멘시티는 상궤에 드는 노력을 크게 단축할 수 있겠죠.
디멘시티가 안되기를 바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9300의 상태 만으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게 문제겠죠.
"신규 제품군을 구상하고 이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칩 디자인 역량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텍은 지난 십몆년간 쌓아왔던 세월이 허투루 지내왔던 것이 아니라는 걸, 시장에 알린 셈이죠."
저두 미디어텍이 역사 깊고 다양한 제품군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플래그십에서 요하는 사항들에 대한 성과에 대해서 논하자면 약간 갸우뚱해진다는거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