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에게 공유하기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터부시되는 것으로 인한 내적인 두려움. 외적인 불안감.

고민하고 고민해도 부족하다. 누구 말마따나 아득한 인지의 격차에서 기인하는 문제이므로.

직관적으로 남의 골통 속의 생각과 인지를 인식할 수 없기에.

 

‘저 푸른 하늘’이 누구에게나 푸르다고 단언할 만큼의 무지각함은 아니기에. 그러나 남들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한 인지가 되지는 못하였기에. 그러나, 꼭 알아야 하나?

내가 왜?

 

소통은 인간의 사회성의 가장 큰 골자가 된다고 일컫는 경우가 많았다.

맞는 말이다. 그것까지는 부정하지 않겠다. 네트워크에서 독립한 인간은 나약하고 결손을 포함하는 짐승이 되어버리니까.

실질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곧 소통의 부재애서 온다. 소통을 단순히 의사교류라고만 보면 문제가 크다.

 

인간은 컴퓨터가 아니다. 통용되는 언어체계와 사고체계 모두 격이 다르다. 의사교류가 가능한 대상 중 가장 유명한 컴퓨터는 ‘천편일률적 설계’가 통용된다.

폰 노이먼식 구조는 이론상 모든 컴퓨팅의 기초가 되므로, 좋게 말하면 근접한 관계인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아직 저열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소통에 목적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의식의 초점을 나와 상대, 어느 중간에 맞춰야 한다. 너무 나만 살펴도 소통이 불가해지고, 상대에만 맞추면, 상대는 인격체를 마주하는 느낌을 받기 어려울 터.

결국, 자기 이해와 사회 이해 양면에서 어떠한 소득이 있어야만 소통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로도 들린다.

 

과연 그러한가? 그러면, 짐승과 반려동물에서 정서적 안정, 심리적 안정을 찾는 이들은 그저 인간의 인지능력을 남비하는 예인 것인가? 아니다. 아니야. 나는 그것을 판단할 만한 깜냥이 안된다. 별로 그러고 싶지도 않고. 내 앞에서 알짱대면서 내 편익을 침해하면 찢어다 개먹이로 던져주고 싶겠으나, 대부분은 그저 자기만족에 그치므로. 내가 신경쓸 바 아니다.

 

즉, 소통은 인간을 구성하는 느슨한 요소이다. 소통의 밀도가 인간 인지에 도움이 되는지도 명확치 않은 마당에.

대략적으로나마 판단에 감을 잡는데는 무관하진 않겠다. 소통을 안하는 것과 못하는 것에도 현격한 격차가 있으니.

마찬가지로, 사회 문제는 소통 능력이 결여된 인간 탈을 쓴 비인간들이 넘치기에 발생하는 일이다.

 

정말로, 증명하기 귀찮다. 대상이 인간임을 정면으로 부정하면, 튀어나올 그 질척하고 역겨운 분노가 잔뜩 스민 표현들이 눈에 선하다. 내가 그런 수고를 왜 부담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