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제가 보는 벨벳의 대참사 이유
- 에카
- 조회 수 814
- 2020.05.05. 14:13
이 글은 뇌피셜에 의한 분석입니다
1. 이번 벨벳은 전적으로 윗선에 의한 디자인팀의 권력이 크게 행사된 제품이라고 봅니다
전작의 긱스러운 기능들을 빼고 빼고 빼놓고 본질만 하자고 마음다짐을 하고 쿼드비닝 하고 이것저것 다해놓기로 합니다
근데 디자인을 했는데 도저히 OIS를 못넣을 스펙으로 디자인 한거겠죠.
개인적으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입장에서 디자이너들과 업무를 볼때면 정말 디자이너들을 납득시켜야 될 때가 많습니다.
디자이너가 갑인 경우가 더더욱 힘듭니다.
시안 들고와서 이대로 기능박아서 해주세요 하면 일단 잠시만요 하고 밖에 나가서 담배 뻑뻑 피고와서 이건 이렇게 해서 불가능하구요 이런 설득을 해야합니다.
벨벳 디자인 시안을 놓고 기술팀(?)과 디자인팀과 임원이 이야기를 한다 가정해보겠습니다
기술팀 : "OIS 빠지면 카메라가 어떻고 저쩌고.."
디자인팀 : "아 그럼 디자인 곡률이랑 두께랑 다 비율맞춰서 윗선 요구대로 제작했는데 디자인 바꾸라고? 이미 컨펌났는데?"
임원 : "야 그럼 그거 카메라 좀 나빠진다고 사람들이 안사겠냐? 디자인 좋으면 다 사. 초콜릿폰 봐라 우리 예전 전성기 되찾겠다고 힘썼는데 니들이 좀더 노력좀 해봐"
기술팀 :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안되는.."
임원 : "아이 좀 잘좀 해봐"
이런 상황이 펼쳐졌을겁니다.
이런상황에 기술팀이 힘이 있을까요? 없죠. 근데 나중에 카메라 퀄리티 구리다 하면 욕은 기술팀이 다먹어요.
제가 봐온 엘전 상황으로써는 분명 백프로 사내정치의 승리로 인한 결과물이 OIS 제거로 보여집니다.
2. 엘지는 전체적으로 가격결정권이 크게 없습니다.
엘지는 가격결정권이 없습니다. 이전의 팬택같은 느낌이라 보시면 될겁니다.
통신사도 재고처리를 해온 흑역사가 있기때문에 가급적이면 안팔리만한 폰들은 재고를 쌓아두기 싫어합니다.
특히 삼성/애플이 아닌 타 제조사라면 더더욱이요.
그래서 주문할때 한번에 주문량을 감당할 수 있을만큼 설정하고, 그 주문량에 맞춰서 제작을 해야되기 때문에 단가는 당연히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자급제면 되지않느냐~~~" 라고 하시면 그게아아니죠
완전자급제가 시행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유통채널별로 단가를 다르게 잡는건 현실적으로 무리가 큽니다.
통신사보다 비싸게 팔면 자급제가 안팔리고, 다시금 그 모델들이 공장으로 다시 들어가서 통신사모델로 바뀌어 나와야합니다.
그렇기때문에 통신사와 가격협상을 벌이고 자급제 가격도 결정내리는 경우가 많죠.
이런걸 우회하기 위해 삼성은 디지털프라자를 통해 사은품 혹은 패키징 전략을 펼친거구요.
5G시대에 단말기값도 올려받으려는 통신사의 마인드 + 재고 부담 없애겠다는 통신사의 마인드가 겹쳐져 슈퍼갑질로 탄생한 가격이라고 봅니다.
그렇기에 누가봐도 납득하지 못하는 출고가가 나오게 된겁니다.
샤오미와 같은 중국 제조사들과 엘지를 놓고 따지기에는 그들이 갖고있는 내수시장의 규모와 무시해온 법적 문제까지 따지는 적은 본적 없는것같습니다.
3. 엘지의 '매스 프리미엄' 마케팅은 자신들이 원해서 만든 결과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가격을 결정당하고, 엘지는 이제 마케팅을 펼쳐야하는데 엄청나게 고심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디자인이 좋은 자신들의 신 모델이 저가/보급형 취급당하긴 싫고, 가격은 준 프리미엄급이 되니 새로운 라인업인 느낌을 내게 만들자 라고 해서 내놓은게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겠죠.
4. 결국 벨벳은 이번에도 엘전 임원들의 꼰대기질을 보여준 제품이 되었습니다.
항상 모바일쪽은 IoT의 최전방이라며 중요하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핸드폰에 그놈의 씽큐인지 성규인지 네이밍 끝까지 박던 엘지
그러면서도 홈 IoT제품들이 서버가 맛탱이가 가서 작동이 안되는 엘지
기술적 발전이 거의 없어 디자인이 전부였던 피쳐폰 시장에서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겠다며 야심차게 나온 초콜릿폰 프라다폰의 향수에 젖어 이번에도 과오를 보여줬습니다.
항상 목소리를 듣겠다며 유저들을 모아도 발전이 없는건 꼰대들때문에 그렇다 봅니다.
수평적 구조를 만들기위해 삼성은 팀을 잘게 쪼개고 보고과정도 어느정도 줄여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엘지는 그런노력을 했는지 뉴스를 본적조차 없는것같습니다.
그리고 항상 블라인드에는 한탄글만 올라오죠.
아직도 센스없는 윗선의 컨펌에 메달리고 매번 사업부 CEO만 갈아치우는 현실.
이젠 맨 위가 문제가 아니라 위 전체가 문제라는걸 알아야 되지 않을까요?
Ui부분는 꽤 신경쓴듯 하긴 한데... 그래도 89라는 가격은 정말 눈물밖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