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ica Minolta A7D 외관 자가 수리 후기 (긴글 주의)
- CountDooku
- 조회 수 155
- 2024.06.23. 21:29
세로그립을 끼워놓고 일년 넘게 방치하다 오랫만에 꺼내봤더니 바닥면에 뭔가 알수 없는 초록색 액체로 범벅이 돼 있고 고무패드가 깨져 있었습니다.
일단 배터리 누액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약간 부풀었는지 꺼낼때 빡빡한게 느껴져서 알리에 호환배터리를 주문했습니다.
배터리를 잠깐 빼도 날짜나 시간이 정상적으로 카운팅 되고 내장플래시도 잘 터진다는 점, 깨진 고무패드를 뜯어냈을 때 안쪽에서 뭔가가 흘러나온 흔적을 찾을수 없었던 점, 뚫린 부분을 통해 면봉을 넣어봐도 더이상 액체가 묻어나오지 않는 걸로 봐서는 내장 배터리나 캐패시터류의 누액은 아닌것 같다고 믿고 싶었습니다.
오히려 세로그립의 도장면이 일부 부풀어 있어서 긁어내 보니 같은 초록색의 무언가가 나왔다는 점, 그 부분을 싹 다 긁어내고 나니 구리 (혹은 황동) 면이 나왔다는 점에서, 도장이 손상되고 그 사이로 땀 등이 침투해서 구리가 부식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색깔이 너무 딱 그 색깔이라..
(물론 저의 희망사항일지도 모릅니다. 회로 부품 누액보다 그편이 훨씬 마음 편하니까요)
세로그립의 도장이 부푼 부분은 마진을 두고 긁어낸 후 닦고 차량용 페인트를 칠해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단종을 넘어 사업을 접은 미놀타의 구형 카메라 부품을 구하느니 어떻게든 땜빵을 하자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합니다.
A4용지를 대고 손으로 경계를 따라 눌러가며 모양을 따냈습니다.
다이소에서 사온 1000원짜리 실리콘고무 컵받침을 그 모양대로 잘랐습니다. 나사구멍을 칼로 따내기가 힘들었는데, 저렇게 비뚤게 다 뚫고 나서야 저걸 뚫는 펀치가 공구함에 있다는게 기억났습니다. 하지만 다시하기는 귀찮으니 일단 패스..ㅠㅠ 모양은 지저분하지만 튀어나온 부분 없이 바닥이 평평하게 된 걸 확인합니다.
접착제 도포를 위해 마스킹테이프를 붙였습니다.
실리콘 고무는 표면에 hydroxyl group (OH-)이 없습니다.
그래서 흔히 쓰는 아크릴계 psa (aka 양면테이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접착제들이 잘 붙지 않습니다. 프라이머 처리 같은걸 하지 않는 이상은요. 하지만 다행히 실리콘은 실리콘으로 붙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리콘 실란트를 이용했습니다.
24시간동안 굳히고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내면서 테두리에 삐져나온 실리콘을 제거해 줍니다.
좀 두꺼운 감이 있습니다. 세로그립을 체결했을 때 공간이 약간 뜨네요.
하지만 다행히 접점의 contact은 문제가 없는것 같습니다.
이제 무려 600만 화소를 자랑하는 이 21세기 초의 유물을 현역으로 다시 활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놀타... 얘네 살아 있었나 싶었는데, 이것도 골동품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