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장애로 인터넷을 거의 쉬었습니다.
- sjkoon
- 조회 수 657
- 2020.06.24. 08:56
꽁꽁 싸메다가 미코에라도 좀 써봅니다.
2주 사이에 병원을 가야하나 싶을정도로 우울감이 심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좀 지친듯 했습니다.
조금 지나니 사람들이 절 피한다는 피해의식이 수반되더군요.
실제로 지쳐보여서인지 제 피해의식인지 뭔진 모르겠습니다.
평소에 굉장히 하이텐션이었기 때문에, 더 지쳐보여서 사람들이 못다가오는 그런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 이유에서인지 소외감 + 우울감이 심화되었습니다.
혼자 지낸 시간이 많았지만 소외감과 마주하는건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삶을 돌이켜봤습니다.
제가 툭 터놓고 이야기 하는 그런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한두명?
친구들이 늘 뭐라 했었습니다. 먼저 연락좀 해라.
근데 전 속마음을 이야기 하는것이 미숙했던 것 같습니다.
전화해도 제 얘기를 별로 안하니 연락의 필요성이 없었죠.
그리고 상처를 잘받기도 했던것 같습니다.
남에게 뭔가 해주는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돌아오는건 냉대 소외감일때 배신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내가 남들에게 친절한게 아니고 친절한 척을 했던건가 싶기도 합니다.
이대로 가다간 마음의 병이 깊어질거 같은데..
정리하는 시간을 좀 가져야 되겠죠.
인간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저도 예전에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모두 다 함께 사이좋게 지낼 수 있고, 내가 잘 해준 만큼 타인도 내게 좋은 감정을 품고 다가올 거란 생각.
아쉽지만, 세상이 다 그렇진 않더라고요. 저도 한 동안 '난 어떤 삶을 산 걸까, 내게 인간관계란 뭘까' 우울하게 고민 많이했습니다. 그런데 되돌아 보니 저 역시 누군가에게 받은 것 만큼 보답하지 못했더군요.
그리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보다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내가 그저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타인의 보답을 기대하는 것보다 그저 친절 그 자체에 의의를 둬야하는 것이고. 나는 좋은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 마음이라면, 사람을 더 깊게 보고 분별한 후에 마음을 터놓으면서 정을 쌓아야겠죠.
전 처음엔 모두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해봤는데, 역시 힘들더군요.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간다고 믿었던 사람조차, 사실은 내가 생각하는 감정의 깊이와 전혀 다르게 타인을 대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아니, 그렇게 해야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넓은 인간관계 속에서 버틸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을 대합니다. 이 사람과 내가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이제 없고, 그저 나로서 예의를 지켜 행동을 하고, 시간이 지나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사람이다 싶으면 정을 쌓습니다. 내 가치, 진심을 몰라주는 사람들에겐 정신을 소모하지 않죠.
이제는 혹시 그 정이 나만의 것일지라도, 그저 내 안목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마음 자체는 훨씬 편하네요.
이게 회원 님께도 똑같이 적용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마음의 고통은 역시 마음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회원 님의 고민은 회원 님이 부족하거나 나빠서 생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세상은 넓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가득한만큼. 그 진심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거나 서로의 바람이 달랐던 거겠죠. 본인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시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출해보세요. 좋다, 싫다, 서운하다 등등...
주제 넘게 글 쓴 거 아닌가 싶긴 한데, 개인적으론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맨날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댓글 달아봅니다.
우울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을 때는 병원을 이용하세요.
최근에 가족 중에 비슷하게 힘들어한 분이 있으셨습니다. 우울한 상태에서는 어떤 것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약의 힘을 빌려서라도 우울함을 떨쳐내시고, 좀 더 나은 컨디션에서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병원에 가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더 나아지기 위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정신과를 안좋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가족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 상당히 호전되셨습니다.
나머지 부분도 저랑 굉장히 비슷한 부분이 많으신거같은데, 댓글이 길어질까봐..
부담되시지 않는다면 쪽지로 제 방법이라도 말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