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난 오늘 근황.txt
- BarryWhite
- 조회 수 1078
- 2023.12.09. 23:32
새벽 3시경? 갑자기 아파트 안내 방송이 나오더라고요.
거실로 나가서 방송을 들어보니
1층에 화재가 나서 옥상으로 대피하라는 말이었읍니다.
처음엔 불이? 났다고?
생각했는데
같이 방송 들은 어머니가 패닉,
바로 다같이 외투입고 고양이를 가방에 넣어서 나가려는데
어머니가 먼저 현관문을 열었다가 바로 닫았습니다.
계단에 이미 희뿌연 연기가 가득차서
문을 열자마자 집 안으로 쏟아지듯 들어오더군요.
그리고 그 순간 정체모를 사람 한 명도 갑자기 저희 집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들이닥쳤습니다.
차분하게 보니 계단을 올라오던 거주자 분이었는데
아무것도 안보이고 숨도 막혀서
순간 집 문 열린 걸 보고 들어오셨다네요.
콘크리트 유토피아인 줄......
아무튼 계단 상황이 안 좋은 걸 확인한 부모님이 베란다로 피신하고
저는 그 거주자 분 요청대로 수건에 물을 적셔서 갖다줬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 부엌 쪽에서부터 희뿌연 연기가 가득차기 시작했더라고요.
아마 환풍구 통로 통해서 들어온 것 같은데
아무튼 저희 집 부엌, 거실, 방이 모두 연기가 가득 차자,
거주자는 헐레벌떡 문을 열고 계단으로 나가버렸고
저도 베란다로 피신했습니다.
뭐 어머니는 엄청 놀라셨던 것 같은데
다행히 화재가 크게 번지지는 않아서
119 출동 뒤 금방 진화됐고.
연기만 집을 휩쓸고 갔습니다.
구조대원 분들이 정말 많이 오셨고
고생도 많이하시더라고요.
아프신 분들은 응급실로 이송됐고
저희 가족은 큰 문제는 없어서
새벽 내내 집 쓸고 닦고 공기청정기 필터 빼버리고
대 청소를 했습니다.
확인해보니 공기청정기 필터가 완전히 맛이갔더군요.
(프리필터도 헤파필터도 진짜 새까맣...)
요즘 어째 가만히 있어도 돈이 술술 빠져나가는......
그래도 큰 피해가 있었던 것도 아니니 행운이라고 생각하렵니다.
그래도 무탈하셔서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