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유색인종 단어는 왜 쓰는건가요?
- 앵그리컨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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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1. 07:57
문제 제기가 없지는 않습니다만 유색인종/People of color이라는 용어가 미국에서 백인과 나머지 소수 인종들을 구분하는데 쓰여왔고, 21세기 현재에는 파워 구도와 인종간의 연관성 때문에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적잖아 듭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어쨋거나 백인들이 사회의 주류이고 그들의 문화도 마찬가지지만 나머지 인종은 아니니까요. 백인과 나머지 간의 구도라고 하면 될까요. 사람마다 다른 시선을 가질 수는 있겠다만, 한국에서 온 백인들에게 둘러싸여 사는 이민자 입장에서, 저는 뭘 해도 그들의 일부가 될 수 없고 주류로 보여지지 않지만, 유럽에서 온 이민자는 어디서 왔냐는 질문은 커녕 처음부터 미국의 일부인것처럼 대우받습니다.
조금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우리나라가 한중일로 묶이면 그래 같은 동아시아지 하지만 중동까지 같은 아시아로 묶여있는걸 보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죠. 그런겁니다. 당시 서구 백인 열강들이 명명한, 사실상 같은 대륙인 유라시아를 저 "미개한 놈들"과 "세계를 이끌어가는 우리"는 다르다면서 유럽을 제외한 부분을 전부 아시아로 싸그리 묶어부르면서 문제가 시작되었죠.
황인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집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황인이 아니라 실제 피부색을 보면 백인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구미(歐美)의 백인들이 명명한 아시안 = 옐로몽키의 흔적을 아직도 갖고 가는겁니다.
일본이 왜 개화기 시기에 인종개량, 명예백인에 병적으로 집착했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갈 정도로 당시에 아시아인이라는것은 세계를 주름잡는 백인들에겐 그야말로 사람 말 하는 원숭이 그 이상의 가치가 없었던겁니다.
그런데 그 백인들이 아직 헤게모니를 잡고있는데 저것까지 수정한다? 글쎄요.... 지금 PC라는게 아시안 차별하면서 흑인 목숨은 소중히 하거나 성소수자라면서 다수자 행세를 하는 패악질 보면 그들에게 진짜로 중요한건 저런게 아닐겁니다. 그저 본인들이 속한 이익단체의 이득일 뿐이죠.
거기다가 한마디 더 보태자면 지금 이미 전세계 학계 및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된 지라 이걸 바꾸려면 전세계에서 이 모든 용어를 "정치적으로 올바른" 단어로 대체하기 위한 운동도 있어야 하고 그를 위한 합의 또한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미국을 싫어하며 자기중심으로 세계를 생각하는 중국조차도 저런 용어를 바꾸자는 얘기도 안합니다. 그냥 De facto로 굳어진거죠.
최근에 터키가 자신들의 영어국명을 Türkiye로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이걸 실제로 실천한 나라는 한국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경로의존성 + 언어의 사회성과 연관이 있는데요, 저걸 바꿔달라고 해도 그걸 실천하는건 또 별개의 일이라는 겁니다.
PC라고는 하지만 어느 이익 집단이 그렇듯 그 안에도 스펙트럼이 있다는건 유의하셔야겠지요. 제가 사는 도시는 대학도시인데 백인, 흑인 및 라티노가 Asian Lives Matter 운동을, 백인 외 많은 Asian이나 라티노들이 Black Lives Matter 운동을 도와주는등 서로서로 연계가 굉장히 잘되는 면모를 보여주었고 아주 좋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과정이나 결과가 어찌됬든간에 그 목표는 각 인종의 권리 신장이었으니까요. 그 반면에 BLM 운동을 언급하며 동양인을 차별하거나 폭동을 일으키는 모습도 보았고 그 역의 사례는 전국적으로 굉장히 많았구요. 하지만 이런 부분에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한건 아닙니다. 굉장히 많은 비판이 있었죠.
비단 PC 뿐만 아니라 정치던 종교던 심지어 국가도 비슷한 이익을 추구하는거 같아도 그 안을 보면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이 있고, 서로 같은 에이젠다에도 반대하는 경우도 많죠. 그런 스펙트럼이 있지만 보통의 경우엔 극단적이거나 목소리 큰 자의 의견으로 그 집단을 일반화 시키는 경우도 많구요. 선생님이 하신 질문은 정말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지구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고, 심지어 같은 이익 집단안의 개개인의 생각은 다 다를 수 밖에 없으니, 많은 질문과 대화 그리고 지식의 갈망을 통해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맞다고 생각하는 답에 다다르길 바라요
딱히 대체하기 힘든게 있어서 그런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