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10년 넘는 기덕생활동안 요새만큼 현타 온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 하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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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1.12. 00:32
중학생 시절 방학 때 서울까지 올라와서 명동 티월드, 올레스퀘어, 딜라이트 순방하며 여러 스마트 기기들을 만지며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 시절만해도, 10년 뒤에는 사람들이 정말 다양한 형태의 기기들을 사용하며 드라마틱하게 바뀐 삶을 살아가는... 그런 미래를 그려보곤 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대에 접어든 지금의 현실은, 삼성이랑 애플말고는 한국에서 폰 파는 회사도 없고, 대학가의 젊은 친구들은 그 누구보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성을 중요시하는 세대라는 일각의 평과는 상반되게 다 똑같은 아이폰에 똑같은 에어팟을 끼며 똑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10여년 전, 싸이월드를 접고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 때만 해도 SNS라는 물건이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연결하고, 각자의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새 시대의 플랫폼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인스타그램은... 다 똑같은 핫플을 찾아다니고 유행을 쫓아가며 "자기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를 자랑하는 가식의 공간이 된 것 같아서 어떤 피로감마저도 들더라구요.
삼성, 애플 양강구도가 되고 제가 좋아했던 VAIO, 블랙베리, beats 같은 브랜드들이 다 죽어가던 2010년대 후반부터 더이상 기덕질이 예전만큼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어느 샌가 주변 사람들이 모조리 아이폰으로 기변을 한 시점부터, 모두가 획일화 되어가는 이 모습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해서 언팩이나 애플 이벤트도 잘 안챙겨보게 되더라구요.
2020년대 들어서도 분명 기술은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고, 기계의 완성도는 정말 훌륭해요. 그건 정말 좋아요. 하지만 다양성과 개성은 계속 사라져만가고, 삼성과 애플이라는 두 글로벌 기업이 그러놓은 지도에 모든 사람들이 순응하고 살아가야하는 현실은 참 안타깝게만 느껴지네요.
아이폰x 이후로 카메라만 좋아지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