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제품 하나 잘 나온다고 '브랜드 가치'가 떡상할까요?
- 하루살이
- 조회 수 584
- 2023.01.10. 15:12
근본적으로 "사람"이 안바뀐다면 그럴 일은 없다고 봅니다. 지금의 사태가 오로지 "물건"이 문제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 개선의 여지가 충분히 있겠지만, 노 사장 부임 이후 애드테크부터 S21 화룡사태, 그리고 결정적인 GOS게이트까지 모든 일은 결국 조직이 보여준 행태, 즉 사람의 문제가 컸거든요.
팬들과의 소통을 강조해왔으면서 단순히 눈 앞에 보이는 이득에 눈이 멀어서 사용자들의 원성은 무시로 일관하고 밀어붙이던 기본앱 광고라든지, S21 발열이슈 초창기 때 빠르게 인정하고 수정펌웨어를 배포하든 리콜을 하든 상식적인 절차에 따라서 대응할 생각은 안하고 "투고해서 벤치 돌리지 마세요" 하면서 테크유튜버들을 악의적인 사이버렉카 쯤으로 취급해버린 일이라든지... GOS게이트 자체도 단순히 그 메카니즘이 문제였던 것 이상으로 안전 운운하면서 무시모드로 일관했던게 화근이 되었죠.
갤럭시 브랜드 가치가 떨어졌다고 많이들 이야기 하시던데, 저는 이게 단순히 2년 동안 내놓은 제품들이 하자품이라서 생긴 문제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마인드가 문제인거지요. 흔히들 원성을 표하는 "원가절감"조차도, 결국은 제품이 문제라기보다 그걸 기획하고 판매하는 사람이 문제인거죠 뭘.
BBK를 위시한 중화권 벤더들이랑 같은 레벨에서 비등비등하게 놀고 싶으면 그냥 걔네들 하는 것만 따라가면서 설렁설렁 물건 만들고 팔면 됩니다. 사실 2020년부터 삼성이 보여왔던 행태들을 보면 딱 이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욕먹던 S20 세대의 디자인? 반짝이는 프리즘글라스부터 2000년대식 SPACE ZOOM 레터링까지 정말로 그 당시 중국메이커들이 만든 유행을 그대로 따라간 디자인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애플이랑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고 싶다? 그런 마인드로는 안되겠죠.
반대로 지금 갤럭시가 s22 gos로만 떡락한 건 아니죠. 꾸준히 못 만들고 불만이 쌓이고 이렇게 된거니까요
당장 아이메시지나 에어드랍 북미 반독점 어쩌고 하지만 갤럭시 S1때부터 삼성 구글이 만들 기회는 있었습니다. 컨슈머리포트 호평받고 나름 맥북 대항마로 팔리던 시리즈9 브랜드 없애고 아티브니 북치기 박치기 1080p 갤북이나 보급형 가전 맛폰 놋북 그렇게 팔아놓고 급나누기로 퀵쉐어 안넣어준거나 구글 os 각 제조사 서로 똑같은 기능 메시지앱 호환 안되게 관리 못한 점이나 제조사끼리 치고박고 통일 못한게 이꼴 난거겠죠
백번 양보해서 AP 문제, 기본앱 광고, 외장 메모리 미지원, 애플 조롱 후 팔로우하는 행태가 하나도 없었다고 해도 전세계적으로는 이미 애플의 선도적 생태계 도입 노력의 성공으로 대세가 크게 기울어진 상태에서 변함없었을 것 같습니다.
제품들이 다시 잘 나와도 그건 좋은 생태계의 기본 덕목을 그제서야 만족하게 된 것이며 그 속에 후발주자의 게임 체인저 요소가 없으면 먼저 잘 뿌리 내려 이용자들을 단단하게 붙잡는 것에 성공한 타 생태계의 사용자 이탈을 불러오기에 부족합니다.
2020년대 들어 국내 인터넷 민심을 잃은 부분도 간과하기 힘들지만 솔직히 애플과의 대등한 경쟁을 바라기에는 너무나 늦었습니다. 때를 놓친 지금의 전략은 바형에서의 안전한 2등 유지 그리고 디스플레이 폼팩터 변화를 게임 체인저로 여기는 투트랙인데 이게 현실적으로 최선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