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블로그에 쓴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러나 원문을 그대로 가져왔기에, 꼭 들어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친환경은 많은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는 화두입니다. 지난해에는 비록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이 이슈를 집어삼켰지만, 2,3년 전부터 여러 기업들이 친환경을 앞세운 제품이나 서비스, 변화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슈에 빠르고 민감한 IT 업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쉽게 포착되는데, 2년 전부터는 스마트폰 케이스 업계에서 이 친환경이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제품은 스웨덴의 작은 디자인공방 15:21에서 출시한 아이폰 케이스입니다. 이들은 폰케이스와 지갑을 만들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코르크를 소재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코르크는 천연에서 얻어지는 재료인 동시에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지 않으며(껍질만을 사용, 몇년 뒤 껍질은 재생됨), 오히려 나무를 더 많이 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제품을 만드는데에 소모되는 에너지 역시 90%를 코르크 가공 부산물을 태워 얻는것으로 친환경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15:21은 아이폰6 이후 출시되는 모든 아이폰용 케이스를 판매하고 있으며, 갤럭시는 갤럭시S8~S10 사이에 출시된 제품들용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제품 가격은 €39로 다소 비싼 편이며, 정식 수입되지 않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구로 구입해야 하지만 국제배송비가 무료입니다. 또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는 현재 기준 'rebelrebel' 프로모션 코드를 입력하면 제품을 15% 할인받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코드 아님, 저에게 이득 전혀 없습니다)

저는 아이폰12 프로맥스용 케이스를 구입했습니다. 작년에 10월 26일 주문해서 11월 13일 받아보았으니, 대략 2주 조금 넘게 소요되었습니다. 지금은 배송속도가 어떨지 모르겠네요.

별다른 포장 없이 그냥 봉투에서 바로 송장이 붙어서 왔습니다.

편지 한장이 들어있네요. 평소에는 캔버스 백에 넣어서 케이스를 보내주지만, 제가 주문하던 시점에 재고가 없어서 그냥 종이봉투에 넣어 보냈다고 합니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15% 할인코드를 보내줬지만, 홈페이지에 있는 코드와 동일한 할인률이라... -_-a

케이스는 바 형 케이스로, 바로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되는 타입입니다. 내부에 천연 코르크로 만들었다는 표시가 있습니다.

케이스를 자세히 살펴보면 코르크 무늬가 아니라 실제로 코르크 재질입니다. 만져보면 와인마개나 촉감이 느껴집니다. 0.2mm 두께의 재생유리 복합체를 코어로 해서 그 외부에 코르크를 압착해서 붙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케이스를 장착한 뒤의 모습입니다. 두께 1mm가 조금 안되는 굉장히 슬림한 케이스로, 케이스를 장착한 뒤의 크기가 160 x 80mm로 쌩폰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상하단이 완전히 개방되는 스타일입니다. 모서리의 일부가 감싸지기 때문에 끝이 딱 맞는 풀커버 강화유리는 호환이 안될수도 있습니다. 약간 작게 만들어지는 제품은 괜찮을듯 합니다.

일반적인 초슬림 플라스틱 케이스들과 달리 마찰력이 꽤 있어서 손에서 폰이 쉽게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케이스 무게는 20g으로 일반적인 케이스들보다는 가볍지만, 아주 얇은 아라미드 케이스 이런 제품들보단 무겁습니다.

케이스의 측면은 아이폰12 시리즈의 메탈 테두리와 거의 같은 높이이며, 코너 부분이 살짝 유리보다 높게 올라오는 형태입니다. 강화유리보다도 약간 높긴 하지만, 낙하시에 전면은 거의 보호가 안될 것 같습니다.

버튼 부분은 완전히 개방되어 있습니다.

하단이 시원하게 뚫려서 하단 전체에 밀착되는 제품들을 제외하면 악세서리 호환이 상당히 자유롭습니다. 대신에 보호는 포기해야 합니다.

후면입니다. 마치 코르크보드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며, 아래쪽에 검은 15:21 로고가 있습니다. 순간 여기에 E-Ink나 LED로 실제로 시계가 들어있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코르크 소재 특성상 지문도 얼룩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더러워지면 그냥 비눗물로 닦아주면 된다고 합니다. 다만 청바지 등에는 이염될 수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번 아이폰이 직각형 디자인을 가지게 되면서 그립감이 나쁜 편인데, 그래서 케이스들은 후면을 약간 둥글게 하여 그립감을 개선한 제품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케이스는 후면이 거의 아이폰 라인을 따라가는 형태라, 그립감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코르크 특유의 촉감덕분에 쌩폰보다는 쪼금 나은것 같습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는 카메라가 튀어나온 높이가 높아서, 케이스들도 카툭튀를 갖고 있습니다. 이 제품 역시 마찬가지로 카메라 주변이 볼록하게 만들어졌는데...

이 높이가 아이폰 렌즈보다 아주 미세하게 낮습니다. 그래서 아이폰을 테이블에 내려두면 렌즈가 바닥에 닿습니다. 낙하시에 카메라를 보호해주거나 폰을 쥘 때 렌즈에 손가락이 덜 가게 하는 용도로 보입니다. 아마 12 미니나 12/12프로에는 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쥐고 사용하게 되는 측면부의 두께는 약 8mm 정도(강화유리 부착으로 폰이 살짝 튀어나오게 되는걸 감안하면 8.5mm 정도)이며, 수치상 가장 두꺼운 코너+카메라 부분의 두께가 10mm로 일반적인 다른 케이스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 케이스는 다른 폰케이스 리뷰보다 특별히 시간을 좀 들여서 사용해봤습니다. 코르크라는 소재가 낯설기도 하고, 쓰다가 점점 가루가 날리면서 스스로 부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케이스를 자주 바꿔가며 사용하기 때문에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습니다.

케이스를 받은지는 2달이 조금 더 지났고, 실제로 이 케이스를 탈착해가며 실사용한 기간은 거의 1달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케이스를 쓰는 동안 손의 느낌은 꽤 좋았습니다. 다른 케이스들보다 약간이나마 더 작은 사이즈라 폰을 다루기가 용이하고, 코르크의 촉감도 저는 마음에 듭니다.

한달 정도의 사용으로는 아직 내구성에 큰 문제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모서리 부분이 닳는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과거 사진과 비교해보니 원래 그랬었고, 제조사 설명대로 마치 가죽처럼 손때가 타며 약간 어두워지는 느낌은 있지만 코르크가 떨어져 나가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가죽과 달리 물이 묻어도 별다른 데미지가 없습니다. 잠깐 어두워졌다가 마르면 다시 이전과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다만 보호성능은 한없이 0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후면과 모서리에 약한 보호력이 추가되는 정도이고, 그 외에는 다른 초슬림케이스나 케이스가 없는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흠집 방지용으로는 나쁘지 않겠지만 낙하시 충격에는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

뒷판이 얇아 맥세이프가 꽤 잘 달라붙는 편이며, 무선충전도 잘 됩니다. 다만 카드지갑같은 악세서리는 조금만 힘을 주어도 쉽게 떨어져버립니다.

지금까지 15:21 코르크 케이스를 살펴봤습니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 보호보다는 환경보호와 디자인에 좀 더 방점을 둔 제품입니다. 낙하시 충격은 거의 보호해주지 못하고 가격도 높은 편이지만, 일반적인 케이스들보다 좀 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또 쌩폰에 가까운 크기감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재질 자체의 만족감이 괜찮고 쉽게 놓치지 않도록 마찰력이 높은 점도 플러스 요인입니다.

장기간 사용한다면 내구성이 어떻게 될지 장담은 못하겠으나, 실사용 누적 1달의 경험으로는 그렇게 허약한 케이스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보호성능이 약하니 막 쓰기 겁나는 제품이기도 하고요.

손에 쥐는 느낌이 좋으면서 뭔가 독특한 케이스를 찾으시는 분, 친환경에 관심있는 분들은 이 제품을 한번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