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싱숭생숭한지 뭘해도 공허함만 느껴지네요.
- Havokrush
- 조회 수 101
- 2019.04.12. 00:39
여사친한테 고백 아닌 고백했었다가 거절당했는데, 거절 당해서 기분이 우울한 게 아니라, 그 애한테 부담주고 겪고 싶지 않는 감정 겪게해서 괜히 민폐나 끼쳐서 미안한 감정에 죄책감이 다 들더군요. 줬던 선물도 부담스럽다고 다시 받으러 오라고해서 갔을 때는 아예 얼굴조차 못 들었습니다. 너무나 미안해서요.
그 감정이 점차 크게 퍼져나가서, 그 다음은 제 자신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뭔가라도 있나 싶었고, 또 그 다음은 나 같은 게 뭐라고, 괜히 주변 사람들한테 불편함 느끼게 할 바에는 다 연끊고 혼자 숨어서 지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제가 하는 게 다 그렇지하고 털어내도, 아직까지 신경 쓰는 걸보면 제 성격이 어지간히 피곤한 성격이긴 한가 봅니다.
그 애가 미안해하지말고 그저 친한 오빠 동생으로 남아달라고해서, 그리고 여기서 더 미안한 기색 비추면 아예 사람으로서도 질려버릴 거 같아서 내색은 안하고 있는데, 솔직히 제가 그 애 같아도 어디서 별 시덥잖은 사람이 고백해오는데 기분 더러웠을 거 같네요.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솔직히 이 글도 올릴까 말까 고민 많이 했는데, 이렇게라도 털어 놓지 않으면 어디 털어둘 곳도 없이 앓다가 싱숭생숭한채로 뭔 일을 해도 하는 둥 마는 둥 할 거 같아서 적어봅니다.
이거 참 우스갯소리로 혼자 있어서 적적하다 싶으면 우울해져서 쿨타임 돌면 이런 똥끌 싸재끼니 참... 제 인생도 답이 없네요 ㅋㅋ
스스로가 보잘것없는 사람이고 이런 사람이 고백해오는데 기분 나쁘겠지 이런건 본인의 생각일 뿐입니다. 여사친은 어떻게 느꼈는지 우리가 알 수 있을까요? 불쾌하다는 표정을 대놓고 드러냈다면 기분이 나빴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친구가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던가요?
그런 생각들은 결국 본인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그리고 여사친은 별 생각 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는 상대방이 날 이렇게 생각할거야 하면서 여사친 앞에 설 때 마다 주눅들게 됩니다. 결국에는 스스로 거리를 두려고 하고 연락도 잘 하지 않으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결국에는 사람도 잃고 상처만 남게 되겠죠..
실제로 친구 사이에 고백하고 서로 어색해져서 소원해지는 사이도 여럿 있습니다. 어쩔 수 없겠죠.. 사람 성격이랑 생각은 다 다르니까요. 다시 친구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글쓴 분과 여사친 사이도 어떻게 될지 그건 시간이 흘러 봐야 알 수 있겠죠. 그렇지만 그 시간 속에서 스스로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는 마세요.
고백하신건 잘못하신 일이 아니고, 본인의 감정을 표현한 것 뿐입니다. 누가 뭐라 하건 이건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잘못이 아니니 자책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그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긴 하지만, 그리고 정신차리고보니 그렇게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때만큼은 정말 그 미안하다는 감정이 너무나도 컸습니다. 돌아보니, 남에게 대한 배려라고 생각해서 들었던 감정같은데, 사실은 그저 제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 생긴 뒤틀린 감정 뿐이었던 거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 능력에 비해, 주어진 현실에 비해 너무 가혹한 기준을 잣대 삼았던 거 같네요. 조금은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하는데, 그래야 마음도 한결 편해지는데...
진심어린 충고해주셨는데, 이제야 일어나서 피드백 남깁니다. 충고 고맙습니다.
그때만큼은 그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이 너무나도 컸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상대방에게 배려한다는게 지나치다못해 편집적으로 변질되어서 지레 겁먹고 제가 먼저 상대방이 하지도 않은, 그리고 제가 알 수도 없는 상대방의 감정과 판단을 미리 재서 판단한 거라고 어느 정도 정신차리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겁 많은 놈이 어떻게 고백같지도 않은 고백을 그래도 하긴 했는지 ㅋㅋ... 인간관계에 있어서 내가 어떻게 비춰질까, 행여나 내가 사람들에게 불편한 존재는 아닐까 하면서 전전긍긍 겁부터 집어먹는 놈이 그래도 이렇게라도 하는 걸보면, 일말의 용기 정도는 남아있었나봅니다 ㅋㅋ...
그렇게 결론을 내보니 결국은 제가 제 자신에게 있는 감정 없는 감정 가혹하게 다 씌워놓고 학대한 것 밖에는 없더군요. 이게 몹쓸 성격이고 고쳐야하는 것도 알고, 매번 그러기로 마음까지 먹어도, 고치는 게 쉽지 않네요.
한 번 어깨펴고 당당하게 살아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충고 감사합니다.
그 아이도 미안한 감정 걷어내고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남자고 말했으니, 저도 그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진정으로 그 아이를 좋아했다면 해달라고 하는대로 하는게 맞겠다 싶어서요.
생각해보니, 제가 제 자신에게 있는 감정, 없는 감정 다 끌어모아서 뒤집어 씌운 다음에 가혹하게 괴롭혔던 거 같습니다. 그거만큼 자기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고, 남이 보기에도 그렇게 찌질한 모양새가 없는데 말이죠. 알면서도 이러는 거보면, 저도 어지간히 겁이 많고 덩치값 못하는 거 같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털어내긴 했는데, 아직까지도 잊을 만하면 생각은 나는 걸보니 완전히 그 감정들을 걷어내진 못했나봅니다. 이제는 제가 만들어낸 허상과도 같은 감정들, 다 걷어내도록 노력해봐야겠죠.
충고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사랑은 용기로부터 시작되는겁니다.
용기있는 자만이 사랑을 쟁취한다 하잖아요?
어쩌면 용기를 못 내고 짝사랑만 계속했으면 더 미쳐 돌아버릴 수 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