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브랜드라는 것에 대한 생각
- 1N9
- 조회 수 496
- 2021.02.10. 15:57
아까 제가 쓴 글에 댓글이 많이 달렸더라구요
조기퇴근하고 이제 봤는데 하나하나 답글 달자면 너무 체력소모가 심할듯 하여 제 생각을 좀 풀어 써보겠습니다.
일단 저는 이전 글에서 폰이 사람의 이미지를 '규정짓는다'는 식으로 말하진 않았구요. 당연히 그러긴 힘들죠. 그런 극단적 확대해석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안 해도 될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폰을 쓰는지가 사용자의 특정 이미지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게 브랜딩 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구요.
무언가가 있다고 말하는 것과 그게 옳다고 말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브랜드라는 것은... 비록 물건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좋지 못하고, 천박하게까지 느껴지기도 하지만 좋은 브랜드에 대한 선호는 인간 본성입니다.
인간이 150명이 넘는 무리를 이루게 되었을 때부터 우리 편과 다른 편,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동맹과 모르는 집단을 구분하는 표식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게 수천 수만년동안 이어져 브랜드라는 것에 대한 선호와 반감으로 이어지니까요...
그래서 '어떤 물건을 쓰느냐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윤리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동시에 이뤄질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고 봐요. 현재 모든 기업들은 좋은 브랜딩을 통해 좋은 인상을 주는 회사가 되고자 하니까요. 그럼에도 브랜드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를 추구할 수는 있겠지만요.
그리고 스마트폰은 현대의 그 어떤 상품보다 오래 사용하고, 남들에게 많이 보여주며, 많은 일을 처리하니까 당연히 브랜딩과 이미지가 아주 중요하죠. 그게 아니었으면 삼성이 열심히 인싸 마케팅, Z세대 마케팅 하지도 않았을 거구요.
단순히 애플이 더 고급스런 이미지다! 가 아니라 애플 사용자들이 공유하는 감성과 취향이 있고, 마찬가지로 갤럭시 또한 그러하다는 겁니다. 미코만 봐도 갤럭시 사용자들끼리 통하는 밈이나 주제들, 이슈가 있고 얘기할 거리가 있듯이요.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 모든 기업들과 학자들에게 연구 내지는 벤치마크 대상이고, 명품 가방과 시계에 1000만원씩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연히 브랜드 가치의 존재를 부정할 순 없겠죠. 근데 '어떤 물건을 쓰느냐로 사람을 판단한다' 는 수칙은 이성적인 문명인 관점에선 지양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아이폰 쓴다고 사치스러운 사람이라는 법은 없고, 갤럭시 쓴다고 아재스러운 사람이라는 법도 없으니까요...
결론을 내자면 감성과 실용성 둘 중 어느 쪽을 택할지는 본인의 자유고, 자신의 기준을 남에게 들이대지 않는 것, 단편적인 정보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정도로 되겠네요 ㅎ
음....
단순히 "명품 쓰는거 보니까 멋진 사람인가보다"라는 관점이라면 말씀하신 내용이 맞겠으나, 현실은 그것보다 복잡하니까요...
가령 저는 지금 여자친구와 (스마트폰부터 조명까지) 같거나 비슷한 제품을 쓰면서 같은 디테일에 감탄하고, 비슷한 향수 취향으로 서로 공감하며, 옷이든 자동차든 여러 부분에 대한 이러한 취향의 일치가 너무 편하고 좋습니다. 이런 부분은 단순히 물질주의라고 말하기는 힘들 거 같다고 생각해요.
브랜딩이란 건 사람들이 세상의 다양한 물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할지에 대한 얘기라고 봅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제품을 쓰고 있거나 내가 좋아하는 제품을 쓴다면 그 받아들이는 관점이 비슷할 확률이 올라가는 거구요...
물론 말씀대로 그걸 가지고 '이 사람은 이러하네'라고 평가를 내려버리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태도가 맞습니다 ㅎㅅㅎ
근데 연예인 마케팅(BTS라던지)은 사람을 통해 폰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거고
폰 자체가 사람의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는거랑은 별개라고 봅니다
물론 스마트폰도 액세서리로서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는거에는 동의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