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삼성이 이제 중급기, 보급기에 조금 더 신경 써주면 좋을 것 같아요
- 낭만올빼미
- 조회 수 284
- 2021.08.30. 14:56
이번에 투고 해보면서 느낀 거지만...
불과 몇년전에 제가 노트8, 탭S4, 버즈1, 갤워액1 쓰던 시절에 비해서 플래그쉽 제품들의 평균적인 품질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고 느껴집니다. 버즈1은 통화품질이 정말 에어팟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후졌고 갤워액은 진동도 싸구려였고 앱도 없었으며, 탭S4는 제대로 된 필기앱 하나 없었던 그 시절이었어요ㅠㅠ 그 때에 비하면 요즘 갤럭시 플래그쉽 제품들이나 웨어러블 류의 성능이나 사용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정말 이제야 쓸만한 제품들이 나왔다 싶어요.
다만 중급기 이하로 내려가면 오히려 과거 제품 전략에 비해서 상당히 퇴보한 점도 많다고 느껴집니다. 사실 제가 노트8 쓰기 전에 아주 오랜만에 갤럭시로 돌아가고자 하는 결심을 줬던 폰이 갤럭시 A8 2018이었거든요. 당시 (2018년초) 삼성은 S-A-J로 라인업을 단순화해서 갤럭시S8 밑에 갤럭시 A8, 그 밑에 J8 이런식으로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S 바로 밑에 있는 A라 HW성능이 너프된거 빼곤 삼성페이, 방수방진, 후면유리 같은 것도 그대로 넣어줬고 외신에서 '베이비 S8'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돈 값 했던 기계였어요.
근데 바로 그해 말부터 A8 Star, A7 같이 이해가 되지 않는 원가절감이 들어간 기기들을 마구잡이로 뽑아내기 시작하더니 다음해부턴 "글라스틱"을 도입하고 A시리즈를 엄청나게 뽑아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러한 기조를 이어가면서 A시리즈에 무자비한 원가절감을 시작했고, 그동안 잘 뽑아왔던 갤럭시 시리즈들의 이름에 먹칠하는 행보를 보이니 참 실망스럽더라구요.
싼게 싼값 하는게 뭐가 문제냐? 하시는 분들이 있을겁니다. 근데 이건 "보급형"이라서가 문제인게 아니라 삼성 딱지 붙이고 파는 주제에 2021년에 전화 앱 키는데 딜레이가 생기는 말도 안되는 수준의 제품을 내놔서 문제인겁니다. 거기다가 보급형이라고 돈 드는 것도 아닌 스크롤 캡쳐 같은 기능을 일부러 빼버리는건 대놓고 "넌 A 샀으니 무시한다~" 식 마인드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당장 보급형 수요가 치열한 동남아 국가들은 삼성 거르고 샤오미 산다고 잃을게 전혀 없고, 오히려 중화권 제조사들이 저가형 제품에 SW로 차별하는 치사한 짓은 안해서 전체적인 UX는 훨씬 훌륭하거든요.
그럼 안방 시장은? A 시리즈 하위 제품들이 "애플빠 제조기" 역할을 해버리는게 개인적으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생들 같은 경우 부모가 사주는 공짜폰 갤럭시가 인생 첫 갤럭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엔트리급이 그래서 무시할 수 없는 클래스라고 생각해요. 그때부터 갤럭시라는 제품군에 대한 대한 좋은 인상을 줘야 이들이 훗날 대학가고 알바해서 S 시리즈로 올라오든가 할텐데, A12 같이 기본적인 사용에서도 1~2초 딜레이를 먹는 저성능 폰을 2021년에 팔고 있으니 이미지가 좋을 리가 없죠. A에서 S로 올라가는게 아니라 아이폰으로 넘어가버립니다ㅠㅠ
BMW나 벤츠에서 되게 신경 많이 쓰는 클래스가 엔트리급 (3,C) 입니다. 엔트리급으로 자기들 브랜드를 처음 경험한 사람들이 만족하면 상위 라인업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기 때문에. 그정도로 엔트리급 모델들이 중요한데, 지금 삼성은 그저 "싼 값에 덤핑하는" 라인업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국갤럽 조사 자료를 보면 해가 갈수록 20대에서 아이폰 사용 비율이 늘어나더니 올해부턴 애플이 삼성을 역전해버리는 결과가 나와버렸죠. 중보급기 시장에서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면 앞으로 이런 추세가 지속될 수 밖에 없을거라고 생각해요.
아반떼 소나타가 개판이면 그랜저랑 제네시스도 안 사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