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용돈을 올려달라고 말해 본 적이 없네요.
- Havokrush
- 조회 수 640
- 2021.09.09. 18:44
정확히는 필요에 따라 뭔가 달라고 말해 본 적이 손에 꼽습니다. 원하는 게 있어도 돌려서 말했으면 말했지 직설적으로 뭔가 요구하거나 그런 건 없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동생
이건 반쯤 농담이지만 동생이 제 몫까지 아득히 넘어서 꾸준하게 떼쟁이(...)로 활약했기 때문에 떼 쓰고 싶어도 그렇게 못 했습니다 ㅎㅎ
동생하고 똑같이 그랬다가는 부모님께 떼쟁이 동생과 마찬가지로 애물단지로 낙인 찍힐 거고, 사내 놈이겠다 성인이 되는데로 내다버리는 것도 쉽겠다 싶어서...
2. 나이를 먹을 수록 어른들 사이에서의 뒷 이야기를 알아가게 됨
머리가 굵어지니까 부모님께서 필사적으로 벌어다가 저에게 갈아 넣는다는 사실을 깨달아가면서 떼 쓸 마음도 싹 사라지더라고요. 실제로 아버지 일터에 몇 번 따라다니면서 일도 도와드렸고 말이죠.
게다가 성인이 되니까 부모님(특히 어머니)께서 저에게 생활비를 비롯해서 대략적으로 보유한 자산에 대해서 알려주셔서 저에게 투자할 비용이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아니까 손을 벌리더라도 최대한 피하는 쪽을 선택하게 되더라고요.
지금 기간제 근로로 나가서 일하는 것도 처음에는 필연적으로 취업 준비하면서 들어가는 돈과 시간은 부모님의 것이기 때문에 분명 아웃풋이 안 나오면 서로 불화가 있을 게 뻔하다고 생각이 되어서 시작한 겁니다. 제가 벌어서 준비하면 아웃풋이 안 나와도 100% 제 책임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부모자식간의 사이를 순전히 힘의 논리로 보는 후레자식으로 보일 수도 있기는 한데, 적어도 이렇게 하면 최대한 민폐는 안 끼치려고 노력은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약간 업적작하는 느낌이네요 과외랑 용돈금지걸고 지름최대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