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워드 비교하다가 군대 공문서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 CaffeineJuice
- 조회 수 982
- 2021.12.09. 20:09
왜 1mm 간격이 중요하지? 단어만 잘 쳐지면 되는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카투사 출신이라 사용하던건데 이게 미군 메모랜덤이라, 작성 시 정말 단어만 잘 입력되면 끝입니다.
필요하면 미군 양식 받아서 그대로 입력만 해도 되고, 제출용 양식은 PDF로 이미 만들어진 DD 혹은 DA Form으로 보안처리된 PDF 파일에 내용만 입력해서 사용합니다. 필요하면 간단하게 표 기능정도는 넣어도 됩니다.
대신 포맷 오류나면 안되고, 서명기능 가능해야하고, 워드나 PDF로 서명받은 뒤 사용됩니다. 혹은 위처럼 프린트 후 수기로도 합니다.
대대급 이하에서는 양식 좀 틀려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궁금해서 국군 행정병 찾아보는데
적절한 예시
이런거 본적은 있는데 이게 포맷이었는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그냥 대충 맞췄나 싶었는데
1. 결제칸을 위로 뺄거면 제목은 결제칸 밑으로
1-1. 밸런스를 해치지 않기 위에 옆에 문서번호 칸도 같이 만들어주면 결제칸이 두칸, 세칸이어도 좋다
1-2. 그렇지만 결제칸은 가능한한 세칸으로. 기안자 / 검토자 / (최종)결제자 순이 일반적이라 그럼
동일권한 두사람의 결제가 필요하면 한사람을 결제칸 밑에 ' * 협조자 : 홍길동 (서명) ' 이렇게 적어주면 됨
2. 제목의 파란줄은 위에는 0.7mm, 아래는 1.0mm에 파란색 아닌 남색 계통으로 하고 제목 글씨는 24 ~ 27pt 크기
3. 제목 밑에 마크랑 조직 이름 저렇게 적어주면 더욱 군대 스럽다
3-1. 대신에 이것들 할때는 개체를 글자처럼 취급 꼭 켠다음에 Ctrl + Shift + C 눌러서 가운데 정렬로 맞춰주자
이런걸 맞춰야하네요;;
여러모로 대단합니다.
국내 행정문서는 상상하시는것과는 차원이 다른 정보로 손이 많이 갑니다. 사기업은 좀 낫습니다만, 솔직히 애지간한 대기업 행정처리하는 문서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여기에 (일부 대기업은) 국한문혼용까지 하니 문서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지요. 결국에는 국가별 요구를 맞추는 방향으로 툴이 진화했고, 국내 사무 니즈에 한컴이 필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기에 많이 쓰는거죠. 요즘은 그래도 과거보다 규정이니 뭐니 하는것들이 간소화되어서 상황이 좀 낫습니다만.
미국 문서는 단어 하나가 다음줄로 넘어가거나 하는 경우에도 허용치입니다만, 국내 기준으로는 단어 하나 혹은 두개가 아랫줄로 내려가는건 애지간해서는 용납되지 않습니다. 글자 자간을 줄이던 행간을 줄이던 너비를 줄이던 줄여서 한 줄 안에다가 넣어야 됩니다. 폰트 사이즈도 메인 텍스트와 서브 텍스트가 -2 사이즈로 차이나야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고, 한 구획 안에 다양한 폰트사이즈가 혼용되는 경우 (예- ㅇㅇㅇ 부서장 (인) 같은 곳) 에는 폰트 사이즈가 달라짐으로 인해서 차이나는 글자 간격도 조정해야 합니다. 제목은 시대별로 조금씩 다릅니다만, 밑줄 혹은 ㄴ자로 줄 그어져야 하고, 표의 경우는 그림자 효과처럼 ㄴ자로 음영을 주기 위해 외곽선 두께를 달리해야 하구요. 그리고 문서 자체가 '영역'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서 전체를 투명 표로 만들어서 내부에 칸이 구분되어 있는 그리드처럼 사용해야 하는 일이 잦습니다.
MLA니 뭐니 결국 보는사람 편하라고 만든거긴 한데, 한국은 문서를 쓱 훑더라도 어디가 핵심 내용이 있는 부분인지 파악해 문서를 재빠르게 skim thru 하게 좋게 만들어져 있고, 외국은 문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좋게' 만드는 방향으로 만들어져 있구요.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의 '문서' 개념은 '디자인'이라는 하위개념을 포함하도록 진화했고, 이에 워드가 잘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겼다고 보여집니다.
미국은 애들이 학교에 내는 숙제부터 대통령 서한까지 다 저렇게 생겼죠 ㅋㅋ 우리나라 공문서는 "어른" 보시기 편하라고 저런 포맷에 얼마나 공들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