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용으로 폰카를 안쓰는 이유?
- PaulBasset
- 조회 수 542
- 2023.09.23. 22:01
아까 폰으로 쓰느라 밑에 댓글로 너무 짧게 써서 부연설명을 좀 하려고 합니다
1. 폰카의 화질때문인가?
영화쪽이면 사실 폰카는 커녕 현대 디지털카메라 모두 범접도 못합니다
이미 1960년대 필름부터 4k 화질보다 좋았고 그때문에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같은 영화가 블루레이로 리마스터되기도 했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오펜하이머의 일부 장면을 아이맥스필름으로 찍었다고 필름 상영관에서 보는걸 권장하기도 했는데, 아이맥스 70mm 필름이 아이맥스 레이저상영기보다도 화질이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송쪽이라면 얘기가 많이 다릅니다.
베타맥스 시절 카메라라면 1:1비교는 어려울수 있으나 예전 방송국 아카이브를 디지털화한걸 보면 HD급은 확실히 되지만 FHD급은 간당간당합니다.
방송국들이 디지털카메라로 전환한 이후 카메라의 센서들은 지금 폰카보다 크게 낫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밑에 댓글에도 적었지만 고프로는 물론 한참 전에 나온 빅시아 미니캠도 쓰는 판에 폰카를 화질때문에 못쓰는건 아닙니다.
2. 방송국카메라들은 뭐가 크게 다른가? 네..
일단 기본적으로 방송국 카메라들은 대부분 센서크기가 생각보다 작습니다
1/3인치 카메라도 널렸고, 스포츠 중계에 쓰는 거대한 카메라들도 2/3인치센서입니다.
보통 VJ들이 많이 쓰는 카메라중 하나가 pxw-z90같은 프로페셔널 캠코더인데, 이게 오히려 1인치센서로 방송국카메라 기준 센서가 큰편에 속합니다. 대체 왜이런걸까요?
- 센서가 크면 클수록 화질 좋은거 아님?
a. 보통은 맞습니다.
- 근데 방송국은 왜 센서 작은거 씀?
b. 센서가 크면 포커스 잡기가 힘듭니다. 사진처럼 배경을 화끈하게 날려서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는것 보다, 핀을 날려먹지 않아서 쓸만한 장면을 확보하는게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초점을 못맞춰서 골프 홀인원이나 야구 홈런장면을 제대로 못내보낸다면? 이건 거의 방송사고급이 되겠죠.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5d mark2를 도입한게 센세이셔널했던 이유가 방송국에서 그런 대형판형을 잘 안썼기 때문에 일반 캠코더와 비교해서 배경흐림이 훨씬 강해서 영상에서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는 점도 컸는데, 사실 이때 영상을 보면 포커스가 빗나가거나 힘들게 겨우겨우 잡은 장면도 꽤나 많습니다. 대형판형을 쓰면 이러한 불리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센서가 작으면 수광에 불리하지만, 스튜디오에서 조명을 화끈하게 치면 그 불리함이 상쇄됩니다.
센서가 크면 발열도 커져서 장시간 촬영에 불리합니다. 영화용 카메라들은 녹화 누르면 팬소음이 줄어드는데 녹화 종료하면 그 열을 빼내기 위해 팬이 화끈하게 돌아갑니다. 이건 같은 장면을 반복촬영하면서 액션, 컷을 반복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가능한거고, 한번 롤을 시작해서 수십분~수시간 찍는 방송에서는 많이 곤란한 면이 있습니다
물론 소니 FS, FX 라인업들은 방송용으로도 커버가 되게 설계를 했고 그래서 실제로 활용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베니스나 레드, 아리 알렉사같은 영화용 카메라들은 영화, 드라마, 뮤비같은 연속촬영이 없고 컷단위로 촬영을 하는 촬영장에서만 주로 씁니다.
- 그 외에 다른점은?
방송용으로 쓰는 포트가 있는게 좋고 (SDI, XLR 등) 확장성도 필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선 타임코드인아웃, 조정실과 모니터 연결 등 이것저것 할게 많습니다.
배터리, 메모리교체가 용이해야 합니다.
부피가 어느정도 되어야 발열로 인해 뻗는 일도 적습니다.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데 전화오거나 발열, 배터리 등으로 인해 뻗을 걱정이 높다면 곤란합니다.
방송용 렌즈가 호환되면(2/3, B4마운트 등) 더더욱 좋겠죠.
화각얘기도 있는데 이것도 화각이 중요한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으니 광각-표준정도만 커버된다고 치죠. 당연히 스포츠중계나 콘서트처럼 장망원이 필요한 현장은 커버 안됩니다.
물론 줌인아웃할일이 많으니 화각 바꿀때 센서도 바꾸는 폰카보다는 전용 마운트에 방송용렌즈로 전동식줌아웃하는게 훨 낫죠. 줌인아웃 못하는게 폰카에서 불리한 점일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화질때문에 못쓰는건 절대 아닙니다.
예전에 폰카 센서갖고 한참 미게에서 싸울때 얘기했던건데
폰카가 1억화소 센서 달았다고 해서 그게 백프로 유효화질이라고는 죽어도 볼수 없습니다
소니 풀프레임카메라들 보면 고작 6천만화소급에도 렌즈가 감당이 되네 못되네 하면서 렌즈 재출시하는데 폰카렌즈가 1억화소를 감당가능하다고 얘기하긴 어렵습니다. 이게 의미가 있네 없네 갖고 말이 많았는데 뭐 48mp보다 100mp센서 넣으면 화질이 좋아질수도 있습니다. 근데 그게 2배냐? 그건 절대 아닙니다. 애초에 렌즈가 커버를 못하는데요. 중요한건 화소=화질이 아닙니다.
근데 그게 FHD급 방송이면 얘기가 많이 다릅니다.
적어도 우리나라의 방송환경은 일부 UHD, 대부분 FHD급이고 이정도급의 화질은 폰카로 커버 잘됩니다. 그리고 꽤 예전부터 폰카 영상은 FHD급은 잘찍혔습니다. 여러분들이 폰카로 찍은 영상을 큰 화면으로 보실 일이 별로 없어서 그렇지, 핸드헬드 말고 삼각대 놓고 화질 높은 설정으로 찍으면 생각보다 화질이 훨씬 좋습니다.
계속 반복해서 씁니다만 화질 더 나쁜 빅시아도 많이 쓰고 심지어 단종됐다고 중고로 구해서까지 쓰는데 그거보다 폰카가 화질 좋습니다.
얼마전에 서진이의 뉴욕뉴욕 보니 폰카에 셀카봉 달아서 찍더군요
유튜브컨텐츠라서 폰카로 때웠다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그 사람들 몸값을 생각하면 카메라를 제작비가 모자라서 동원못한게 아닙니다. 나중에 방송으로도 써보려고 시험삼아 해본 것에 더 가깝고 방송하던 사람들이 폰카 들면 폰카도 영상은 잘찍힙니다.
제가 보기엔 조만간 서브카메라정도는 폰카로도 찍으려고 할것 같습니다. 뉴진스는 폰으로 뮤비도 찍었는데요 뭐.
과열로 방송이 중단되는 그런 일을 없애고 싶으면 캠코더+LTE본딩기 쓰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밑에 링크를 드린 장비같은것도 있는데
- 최대 3대까지 카메라 입력을 받아서 스위칭이 됩니다
- pip, 크로마키, 자막오버레이 등도 지원됩니다
- 실시간으로 유튜브, 트위치 등으로 동시 스트리밍이 됩니다 (타사 제품은 인스타 라이브가 되는 제품도 있습니다)
- LTE, 와이파이, 유선랜으로 동시송출이 되서 하나가 끊기면(예를 들어서 와이파이가 느린 행사장) 다른 수단으로 자동전환도 됩니다
야방을 많이 하는 인방인이면 스탭 한두명 같이 나가서 이런 장비를 쓰면 퀄리티 향상에는 굉장한 도움이 될겁니다. 그런데 이런걸 찾아서 쓸사람이 별로 없죠.
행사에 자주 보이는 그런 중계카메라는 보통 EFP라고 합니다.
ENG가 녹화, 송출이 되는 카메라라면 이쪽은 녹화기능이 없는 송출만 하는 카메라입니다. 보통 뉴스나 교양 스튜디오프로에 많이 쓰죠.
보통 삼각대에 암이 하나 달리는데 그런 중계용 카메라에는 암 2개를 답니다. 하나는 초점, 하나는 화각을 변경하죠.
근데 초점맞는게 느려요. 일반소비자용 미러리스처럼 AF가 빠릿빠릿하지도 않고 사용자들도 그걸 바라지도 않습니다 (아무래도 쓰기 어려워야 경쟁자가 덜 들어오는 면도 있어서 그러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차피 한국 방송의 거지같은 비트레이트 때문에 최종적으로 나가는 영상을 보면 다 같이 평등하게 깍두기로 떡지더라고요...
나** 예능 보면 화질/컬러그레이딩 너무 개판이라 잘 찍은 폰카만도 안 나올 때가 보이는데 방송 잘만 하는 거 보면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