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아저씨의 다이어트 중간점검
- Hahn
- 조회 수 581
- 2023.11.25. 11:18
춥지만 날씨가 화창한 주말이네요.
올해 7월 종합검진에서 공복혈당이 정상범위(<100mg/dL)의 턱밑 (98)까지 치솟고, 당화혈색소도 정상범위이긴 하나 '가까운 미래에 당뇨병 발병 확률이 매우 높은 (5.7%) 수치까지 올라갔다는 결과지를 받았습니다. 저로서는 이런 수치를 보는게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습니다.
아래 영상의 도입부에 소개된 논문을 보면 꽤나 섬찟한 그래프가 있습니다.
https://youtu.be/aQINc58z7AM?si=YKD5SDpveJKNfA5D
<출처: doi: 10.1016/S0140-6736(09)60619-X>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 505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6033명을 대상으로 한 공복혈당 추적검사 결과입니다. 논문에는 mmol/L로 나와있는데, 보시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종합검진 결과서에 주로 표기되는 mg/dL단위로 변환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공복혈당이 10여년에 걸쳐 천천히 올라가다가, 정상범위를 넘어서는 순간 급격히 치솟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렇게 되기 전에 알게 된게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고, 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하는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저는 의학이나 바이오와 전혀 관련없는 전공을 가진 비전문가입니다. 제가 나름 이해한 대로 요약하면,
1. 과량의 설탕, 액상과당, 탄수화물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그럼으로서 사용되지 못한 당분이 간에서 지방으로 변환되는 프로세스 때문에 간에 부하를 주며, 지방간, 내장지방은 이런 원인에서 출발한다.
2. 오메가6 함량이 높은 기름들: 공장에서 화학적으로 추출해낸 식물성 기름들, 예를 들어 거의 모든 식용유, 팜유, 쇼트닝 등의 과량 섭취가 온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3. 밀가루에 포함된 글루텐은 분자량이 커서 쉽게 소화되지 않으며, 내장벽을 통해 음식물 내의 독소가 체내로 유입되는 것을 돕는다.
4.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
- 식단에 변화를 준다.
- 자제 음식 (?)에 술도 포함합니다.
- 간의 과부하를 줄여주기 위해 식사 횟수를 줄여서 식사 시간 사이에 충분한 공복시간을 둔다.
- 자는 동안 소화기관도 쉴수 있도록, 숙면을 위해 잠자기 4시간 전부터는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다.
- 하지만 식사를 하는 시간에는 좋은 음식들을 충분히 포만감있게 먹는다.
- 공복시간 중 미네랄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굳이 저염식을 하지 않는다.
- 물을 충분히 마신다.
사실 예전 생활패턴을 보면 꽤나 부끄럽습니다.
가끔씩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고, 100% 철저히 지킬수는 없었지만, 가능한 이렇게 살아보려 노력한지 3개월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구내식당 식사 양념에 포함된 설탕 정도는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는 식으로 융통성을 가미했습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기간 중 운동을 한번도 못(안) 갔습니다...ㅠㅠ).
- 공복혈당: 98 -> 84mg/dL
- 평균체중: 68 -> 63 kg (제 키는 171cm입니다)
- 허리둘레: 85 -> 76cm
- 밤에 자다가 자주 깨던 현상이 많이 개선되었고, 그 덕분인지 아침에 일어나면 덜 피곤합니다.
- 만성피로가 많이 개선되었고, 그 결과 우울하고 짜증나던 기분이 많이 평화로워졌습니다.
- 허리둘레가 줄어드니 자신감이 0.1이라도 올라갑니다.
가장 중요한건 룰을 지켜도 먹어도 되는게 생각보다 많습니다!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닭가슴살과 채소만 먹으면서 죽어라 운동하시오 라고 했으면 벌써 지쳐서 떨어져 나갔을 거예요)
위에도 한번 언급했지만 저는 비전문가이고, 제 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 결과 하나를 일반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런 주장을 하는 진영의 로직이 설득력 있다고 느꼈고, 최악의 경우에도 몸에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서 시도했고, 아직까지 눈에 보이는 결과는 놀라운 수준입니다. 그리고 나이를 먹으면 안그래도 없는 근육이 더 빠질테니 이제 미뤄왔던 운동도 좀 해야겠죠.
선생님들의 건강 관리에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신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공복 시간이 엄청나시군요 ㄷㄷㄷ
배는 많이 안고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