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잡담: 사실 삼파와 TSMC를 좀 비교해 보면...
- Section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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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21. 22:39
1) TSMC가 빅칩 생산 경험과 능력이 더 우수하다
- 사실 이건 삼성도 8nm 공정이긴 했으나 다이 사이즈 최대 600 mm^2에 달하는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생산하기도 하는 등 점차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고 있긴 합니다.
2) TSMC는 애플로부터 규모의 경제를 보장받는다
- TSMC의 희대의 치트키 중 하나입니다. 아이폰만 해도 연간 2억 대를 넘는 판매량을 보이는데다 맥,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다른 Apple Silicon 시리즈 칩도 전부 TSMC에 주문을 맡기기 때문에, Time to Win 기질의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어마어마한 뒷배가 됩니다.
- 제조업과 규모의 경제가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겠죠.
3) 체급 차이
- TSMC는 100% 파운드리이기 때문에 유동성을 전부 다 파운드리에만 쏟아부을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삼성의 경우 파운드리는 많은 사업 중 하나이고, 때문에 투입할 수 있는 유동성 자체에서 체급 차이가 나게 됩니다.
- 게다가 파운드리에 돈을 쏟아부으면 메모리반도체 등에서 투자가 모자라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그 결과, 디램 사업에서도 SK하이닉스와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까지 갔고, HBM은 선두를 내 준 상태입니다.
하지만 진짜 근본적인 문제는 이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4) 삼성은 근본적으로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 즉, 타사 입장에서 삼성은 잠재적 경쟁자다
-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워왔고, 이걸 지금까지도 지켜왔습니다.
- 따라서 TSMC에 주문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주문을 맡길 칩에 대한 정보와 사양을 넘겨도 불안감이 없습니다.
- 하지만 삼성파운드리는 삼성그룹이라는 큰 집단 내에서 수직계열화되어 있는 사업부입니다.
- 즉, 주문 고객 입장에서는 삼성에 자신들의 설계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 예측될 수도 있는 불안감이 있게 되는 거죠.
- 그 결과, 애플은 이를 문제삼아 Apple A9 (14LPE) 이후에는 아예 대놓고 탈삼성을 기치로 내세웠습니다.
- 결국 주문 기업 입장에서는 "불안하다"는 겁니다.
-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아예 파운드리 사업부를 떼어내서 삼성그룹으로부터의 영향력을 완전히 박멸해야 하는, 즉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를 "TSMC화"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 그런데 이것은 삼성그룹의 수직계열화 방침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습니다.
- 게다가 수직계열화의 장점 중 하나는 기업 입장에서 경영 효율성이 좋다는 것이기 때문에, 인텔조차 파운드리 사업부를 수직계열화(모기업이 인텔)로 한 상태입니다.(별개로,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도 2023년 전체 매출 중에서 외부 고객으로부터 수주받은 건 5% 정도밖에 안 됩니다.)
결국, 과거 TSMC도 이른바 Too Slow Manufacturing Company로 놀림받았던 것은 사실이나,
지금의 TSMC를 있게 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요소인데,
하나는 애플이라는 거대한 뒷배, 또 하나는 삼성전자가 IDM(종합반도체기업)이라는 점
이 두 가지입니다.
근본적인 문제라고 하시지만 잠재적 경쟁자라는건 제품은 잘 뽑을수 있는데 수주를 못받는 경우에나 해당이죠.
지금은 제품도 제대로 못뽑아서 의미가 없어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