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WoA의 문제는 믿음 입니다.
- Altern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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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21. 17:02
WoA 자체는 수십년간 늪에서 허우적되면서 그래도 어느 정도 완성도가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호환성도 로제타2만큼은 아니지만 꽤 괜찮아요. 우리나라같이 일부 뒤틀린 곳이 있는 인터넷 환경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일상적으로 쓰기에 큰 문제 없을 겁니다. 당장 서피스 프로X도 잘 사용하는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호평이었습니다.
문제는 제조사들과 MS가 WoA라는 플랫폼을 얼마나 밀어줄 지 확신을 못한다는 거죠.
애플은 이전부터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막무가네로 밀어붙인 전적이 있어서, 애플 실리콘 출시 이후 앱 개발자들이 서둘러서 움직였어요. 어차피 ARM으로의 이주는 예정되어 있으니 빨리 넘어가는 것이 성능 면에서도, 사용자 만족도 면에서도, 결론적으로는 매출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걸 다들 알았기 때문이죠.
반대로 WoA는 탄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당사자들이 미적미적하고 있으니 서피스RT때부터 지금까지 줄구장창 늪에 빠져 있었고요. 변명도 참 많았어요. 서피스RT는 독자 OS를 사용해서, 서피스3는 ARM32여서, 서피스 프로X는 그냥(...). 이름도 잘 모르는 타 제조사 ARM 기기들은 판매량이 처참했으니 지원도, 후속기기도 없었고요. 서드파티 앱 지원도 스토어를 파격적으로 개방하고 MS가 각 개발사들과 '협업'을 한 5년동안 해서 겨우 크롬, 스포티파이, 어도비 수트 등 기본적인 큰 앱들을 ARM64로 넘어오게 하는 데 성공했죠.
소비자/개발자들한테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제품 자체가 매력적이면서도 가격이 저렴해야 사용자층이 많아지면서 흥합니다. 니치 시장의 끝판왕이었던 핸드헬드가 스팀덱 하나로 이렇게 커진 걸 보면 보이죠. 그런데 지금 나온 서피스나 타 제조사 ARM 디바이스도 보면 이전보단 괜찮긴 하지만 '어머 꼭 사야해'라는 생각이 드는 매력은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특히나 같은 가격대에 갖출 거 다 갖추고 성능도 비슷하거나 높고 호환성 문제 생각할 필요도 없는 x86 윈도우 랩탑이 아직 시장에 가득한 게 현실입니다.
M1 맥들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 승부수를 띄웠던 것처럼 Copilot+ PC도 현재 발표된 가격에서 $100-200 정도는 더 싸야 사용자층이 확실하게 생길 겁니다.
제조사들이 다들 손해보기는 싫고, 괜히 자사 기존 x86 제품군들 캐니발리제이션할까봐 두렵고, 여차하면 그냥 원래 만들던 x86으로 런하고 싶어서 그렇게 못하는 거죠.
개발자들이나 파워 유저 눈에도 다 뻔히 보이는데, 과연 이번에야말로 가능할 지 조금 궁금하네요.
올해는 관망 정도가 맞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