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재검증: 인텔 20A/18A 공정 관련 루머에 대하여
- Section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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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02. 16:20
https://hardwaretimes.com/intel-20a-18a-delayed/
바로 어제 나온 루머에 대해 다시 검증을 해 본 결과, 인텔 실적 발표 후의 상황과 관련하여
누군가가 풍자 목적으로 올린 트윗이 퍼지다가 이렇게 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원문 트윗을 재확인한 결과, 마지막에 "/jk"(just kidding) 이라 쓰여져 있었습니다.
2차 확인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여 일어난 혼란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애초에 저게 사실이라고 해도 단기적인 문제인데 그거 가지고 인텔을 비관적으로 보는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자금력이랑 수요를 보면 인텔이 도저히 실패할 수가 없으니까요.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도 정말로 무한하진 않지만, 현 체제를 기준으로 보면 사실상 무한한 것이나 마찬가지고요.
물론 100%는 아니고 미국의 초강대국 입지가 흔들릴 정도로 국제 정세가 크게 바뀌거나,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실리콘 기반 반도체를 대체할 물건이 나오는 등의 극단적인 상황이 되면 모르죠.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인텔 파운드리의 성공은 된다 안된다의 문제가 아니라 시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 성공은 TSMC마저 제치고 세계 1등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선단공정에서 TSMC나 삼파와 비교했을 때 크게 뒤처지지 않는 정도를 말하는거죠.
문제는, 아무리 돈을 붓는다고 한들, R&D가 부실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인텔은 R&D에 돈을 지속적으로 많이 부어야하는데 되려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R&D, SG&A 비용을 장기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갈 거라고 밝혔습니다.
(2024년: 200억 달러로 감축 -> 2025년: 175억 달러로 감축 -> 2026년: 또 감축)
크르자니치가 6년간 완전히 끝장을 내 버린 게 인텔의 R&D 역량이예요.
이걸 회복하려면 몇 년간 수천억 달러를 R&D에 퍼부어야 할 겁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1년치 예산 또는 그 이상을 쏟아부어야 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삼성이 4년간 KKN으로 불리는 암흑기를 겪고 간신히 회복을 시작할락말락하고 있는데,
6년간 완전히 R&D 역량을 나락으로 보내버린 크르자니치를 겪은 인텔은 오죽하겠습니까?
일종의 붉은 여왕 효과**와도 같습니다.
** 생명체는 주변 환경과 경쟁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화해 적응하여야만 자신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으며, 진화하는 생명체가 환경을 초월하여 일방적으로 승리할 수는 없다
절대적인 비용으로만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동안 비효율적으로 쓰던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쓰니 그런거죠.
그리고 애초에 줄어들었다고 해도 삼성보다도 훨씬 많습니다. 부족하다고 할 수준은 전혀 아니죠.
R&D 역량에 문제가 생겼었던건 사실이지만, 그 효과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계십니다. 물론 R&D 부문이 단순히 돈 쓴다고 즉시 복구되는게 아닌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상 그 정도로 심각한 문제도 아닙니다. 충분한 돈도 있고, 미국에 반도체 인재들도 많으니 다시 불러들이고 시간을 투자하면 되는거죠.
팹리스긴 하지만 하다못해 그 불도저를 만들었던 AMD도 부활했는데, 인텔은 AMD가 위기였을 때보단 상황이 훨씬 낫습니다.
본문에 루머라고 적혀있는데, 루머가 아니라 속보라고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쓰신것부터가 문제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