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게 있는데 마약 투여행위가 왜 범죄가 되어야 하나요?
- 기븐
- 조회 수 238
- 2019.04.09. 20:45
예전부터 이해가 안됐는데
사실 제가 전공이 법학입니다. 근데 애초에 법학 배울때도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는 특수한 유형의 범죄 중 하나로써 다뤘던 적이 있는데
제가 볼때는 궁극적으로 담배피는거나 마약이나 극단적으로 자해나 자살하는거나 똑같은 행위라고 보거든요. (하긴 애초에 담배도 마약이지만)
중요한게.. 나쁜 짓을 했다면 뭔가 도덕적으로도 비난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법은 보통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최대한의 도덕이라는 말도 있는데 아무튼간에..)
다른거 다 제쳐두고 투약행위 자체로만 보자면 이건 그냥 자해행위나 똑같은 것이거든요. 담배랑 마찬가지죠. 아니 따지고보면 담배는 밖에서 다른 사람 있는데서 피고 길빵하고 어린애들 지나다니는데 연기를 내뿜고 있으니 오히려 남한테 실제로 피해를 주죠
술은 더 말할것도 없고..
물론 이면에는 다른 점이 있죠. 마약을 사면 마약상들이 돈을 벌고 그게 범죄조직으로 흘러가고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마약이 더욱 더 퍼질 수 있게 만들어서 사회를 병들게 하는데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죠
근데 문제는, (유통이나 영업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범죄조직에 종사하는게 아니라) 단순하게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의도를 갖고 하는 일은 아닌거 같거든요.
전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왜 범죄가 되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네요.
하다못해 포르노를 봐도 아동포르노같이 심각한 것들만 단순 소비자들까지 엄벌을 때릴 뿐이지, 리벤지포르노 같은건 단순히 마약 하는거랑은 비교도 안 되게 명확한 피해자들이 존재하는 물건인데, 말 그대로 소비만으로 처벌하더라도 사회적인 합의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순 소비자들은 처벌을 안 받고 있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마약하는 사람들이 유일하게 비난받아야 하는건,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사실 한 가지 뿐인거 같네요.
오히려, 마약 투여가 아니라 범죄조직에 돈을 대는 행위를 처벌하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어차피 마약 딜러들은 99% 범죄와 연관되어 있을테니, 이런 놈들에게 돈을 주는 행위 자체를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 처벌을 하는게 맞는거 같은데..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서 약이나 빠는 놈들보다 배우자를 두고서 간통행위를 저지르는 놈들이 훨씬 더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거 같은데, 정작 간통죄같은 경우는 여러 이유로 인해 폐지됐죠.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약을 생산하고 유통 및 영업, 권유하는 행위 등등만을 처벌해야 하고 투여행위 자체는 비범죄화하는게 정의에 합당한거 같네요. 자살미수같은 범죄는 없죠. 자살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법익을 스스로 침해할 뿐이지 남의 법익을 침해하지는 않거든요.
근데 문제는 범죄 가능성만으로 따지면 현실적으로 술이 가장 심각합니다. 물론 강력한 마약은 금지되어 있으므로 술이 제일 심한 것이겠지만요. 근데 아무튼간에 술을 마시고 아무런 위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은 어떠한 규정으로도 처벌할 수가 없죠. 어떤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상태만으로는 처벌할 수가 없습니다.
살인미수 같은 경우도 단순히 "아 내가 쟤를 죽여버리고 싶다" 라는 정도로는 처벌할 수가 없고, 구체적으로 며칠 몇시에 어떤 흉기를 사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죽이겠다 정도는 되어야 범죄가 성립합니다.
이미 답을 알고 계신거 같아요
'오히려, 마약 투여가 아니라 범죄조직에 돈을 대는 행위를 처벌하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어차피 마약 딜러들은 99% 범죄와 연관되어 있을테니, 이런 놈들에게 돈을 주는 행위 자체를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 처벌을 하는게 맞는거 같은데..'
→ 마약투여를 위해서는 마약을 유통하는 범죄조직과 접촉을 해야만하고 이를 통해 범죄조직은 돈을 버는 구조이니 어떻게 보면 범죄조직에 돈을 대는것과 같다고 보여지네요. 또한, 순수하게 마약을 한 사람과 마약을 하지 않은 사람을 일반적인 시각으로 비교하면 마약을 한 사람이 안한 사람보다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역사적 사실인 아편전쟁만 봐도 아편을 통해 나라의 부(富)가 국외로 유출됨은 물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데 마약 투여는 부정적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죠. 현재 중국도 마약범죄에 있어서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는 것도 아편전쟁이 직접적인 원인인걸로 아네요
네 그니까 차라리 정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 자체만으로는 어느 누구의 법익도 침해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자신의 법익만을 침해하는 단순 투여행위를 처벌하는게 아니라, 마약딜러에게 댓가를 지불함으로써 사회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에 일조하는 행위를 처벌하는게 맞는거 같아서요. 전자랑 후자의 차이는, (그럴일은 거의 없긴 하겠지만) 어쩌다가 마약을 손에 넣게 돼서 호기심에 투여하는 사람도 처벌 가능한가 아닌가 하는겁니다.
물론 실무적으로 들어가보자면 저런 경우는 거의 기소유예 뜨긴 합니다. 근데 제가 문제삼고 싶은건 처벌가능 대상으로 오르는 행위 자체거든요. 실무적으로만 본다면, 로버트 할리처럼 공인이 아닌 바에야 대부분의 단순투여자들은 진짜 웬만해서는 거의 기소유예에서 끝나고 아주 심해봤자 집행유예죠.
마약은 그 자체로 중독성이 강하니까
위험성이 커서 그냥 금지시켜버리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