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SDC 1차벤더서 일한기억
- 말티즈는참지않아
- 조회 수 151
- 2020.05.28. 18:37
예전에 사진기자 노릇하다 때려치고 빌빌거릴때
아는분이 양산(전 부산삽니다) 에 있는 모 업체에서 일을 하지 않겠냐고 그러더군요
그래 문과나와서 밥벌이도 못하는데 블루워커로 돈이라도 버는게 사무직 찾다가
죽도밥도 안되는거 보다 훨씬낫고 인간구실을 하는거라 해서 좋습니다 했죠
그래서 삼성 SDI에서 교육도 한달넘게 받고 X소 기업이긴 하지만 삼성1차 벤더에 정직원으로 딱 들어갔습니다.
(그마저도 대부분의 사원들은 파견사원들 입니다. 정직원이 흔하지 않습니다.)
만.... 애초에 말한 양산이 아니라 천안에 있는 곳 이었습니다.... 소개시켜준 준비하려 했던 양산에 있는 배터리 업체랑
천안에 있는 디스플레이 업체랑 헷갈렸다나 뭐래나...
생각지도 않은 타향살이 하라는데 안가겠습니다 하기엔 백수로 사는거에 눈치도 보이고 해서
일단 1년은 넘겨서 퇴직금 나올때까지는 하자 맘먹고. 천안살이를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게 텃새가 심하더군요. 정직원으로 왔다고 질투하는 사람도 있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군대가기전에 혹은 갔다와서 불타는 청춘이 대부분 이다보니 어린애들이 늙은이 왔다고 싫어도 하더군요. 조용히 돈벌러 와서 자기들이랑 술마시고 으쌰으쌰 안한다고 싫다고 대놓고 말하는 여자애들도 있었어요.
그래도 저는 돈벌러 왔으니 개무시하고 일만 열심히 했습니다.
여기서 X소의 생리나 디스플레이 제품이 이렇게 힘들게 나온다는거는 잘 배우고 나왔습니다.
일단 아몰레드Cell 원장을 받아서 커팅하고 화면 테스트후 분류해서 조립단계의 공장으로 보내는게 제가 다니던 회사의 대부분의 일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당시는 주류가 5인치로 넘어가는 시기라. 4인치 초중반 보다는 4인치 후반대가 생산량이 제일 많았습니다.
코드네임이라 액정크기를 보고 어디에 들어가는 물건인지 유추하는 단계로 오더군요.
4.3이면 갤럭시 R스타일 4.65면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팝 4.8이면 갤럭시 S3, 4.99면 S4 기타 외국메이커에 들어가는 아몰레드들. 대부분이 화면 테스트를 거치면서 A등급 이상이 나오지만 B등급이라고 흠이 많은건 아니고 AVT,MVT 테스트를 거쳐서 소자를 살리면 쓸수 있는 등급으로 올라올수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안되는건 머징해서 재활용할껀 하고 파기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예전에 파코즈에 삼성내부고발한다! 하다가 감빵간 친구 글 나중에 올라오는거 보고 웃었습니다.
모든 벤더에서 하는 클린룸+방진복 작업환경은 커녕 대강 쌓아서 쓰레빠신고 하고는 삼성 정직원이니 말도 안되는소리 하다가 인실X당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외부 글래스랑 결합하기 위해 그라인딩하는 과정에서 설비 노후화나 프로그래밍이 꼬여서 파손되는 경우도 있고요. 기계가 드릅게 낡아서 제대로 돌린다고 고생깨나 했던 기억입니다.
일단 돈받고 하는일인데도 프로의식 없이 설렁설렁 하는 어린애들 뒷치닥거리 하고 돈버는거에 미쳐서 최저시급 4800여원 할때 세후 300받을정도로 혹사 하다보니 1년 쯤 지나서 발에 염좌생겨서 고장 나더군요.
마침 주류가 5인치 이상으로 넘어가는때라 그 이상크기 다루는 설비도 없고. 갤럭시 기어 만든다고 새설비 들어와서 수율도 안나올때라(액정의 작업 다이에서 후속 과정으로 옮길때는 공기흡착으로 이동하는데 당시 액정이 너무 작고 설비문제로 흡입이 잘 안되서 파손이 되거나 하는일이 있습니다.) 회사가 일이 확 줄어서 몸도 안좋은김에 때려치고 친구가 하는 전시관련 일을 한다고 지금까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아마 몸이 편한과정의 일을 했으면 지금까지 다니고 있지 않을까도 싶네요. 시급이 워낙 오르고 정직원인지라.
그때 생긴 깡으로 지금까지 열심히 살고, 우리가 쓰는 휴대폰에는 노동자들의 고생이 들어가있다는 맘은 항상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화기가 마냥싼건 또 바라지는 않습니다. 삼성꺼 열심히 쓰고욬ㅋㅋㅋㅋ 올해 전체적인 출하량이 줄어서 고생하는 사람이 있겠구나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치는 않네요.
힘든 생활이셨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