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제가 생각하는 삼성과 애플의 근본적인 차이
- 호아
- 조회 수 2113
- 2024.03.08. 15:33
먼저 케케묵은 불판 죄송합니다.
저희 집은 아내가 아이폰+애플워치, 제가 갤럭시+갤럭시워치+갤럭시북 사용중입니다.
아내야 딱히 관심도 없지만, 제가 관심이 많아서 종종 두 기기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때가 있는데요.
그때마다 제가 느낀점은 근본적으로,
삼성은 이미 있는 기능을 90점 수준에서 유지하는 가운데, 사용 가능한 기능을 확장하는 데 집중
애플은 이미 있는 기능을 100점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가운데, 가능하다면 이미 90점 이상으로 올라온 기술을 추가 도입
이렇게 두 제조사의 방향성 자체가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
갤럭시도 디스플레이, 아주 좋죠. 절대적으로 보면 나쁘다고 말하기 힘듭니다.
근데 아이폰이랑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트루톤 같은 코어 기능 빼고 봐도 뭔가 떨어지게 느껴집니다.
제 주관적인 느낌뿐만 아니라, 객관적 측정치 놓고 비교해봐도 특히 색 정확도 측면에서 아쉬움이 발견되지요. 삼성은 좋은 데서 만족한 느낌이라면, 애플은 좋은 데서 만족한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드려고 변태적으로 집착한 느낌입니다.
스피커,
갤럭시 사운드 아주 좋죠. 절대적으로 훌륭하고, 딱히 불만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이랑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솔직히 격차가 느껴집니다. 해상도와 분리도 등 여러 측면에서 미세하지만 분명하게 급 차이가 느껴집니다. 이런 게 다 이어져서 보다 큰 디바이스 끼리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정말 현격하게 나지요. 폰에서 90점 vs 100점 정도의 차이라면, 갤럭시탭 vs 아이패드, 갤럭시북 vs 맥북, 이렇게 사운드 비교해보면 70~80점 vs 100점 정도의 차이로까지 벌어집니다.
소프트웨어 UI,
이건 미코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떡밥인 만큼 언급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진동모터,
갤럭시는 폰이나 워치나 둘 다 진동모터가 달려있다, 그리고 뭐 엄청 싸구려 같진 않네? 이 정도죠. 제 생각에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애플은 폰이나 워치나 둘 다 진동모터가 달려있다 수준이 아니라 제품의 퀄리티 자체를 높여주는 고급감이 느껴집니다. 여기서도 삼성은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한 반면 애플은 만점을 위해 변태적으로 집착한 느낌입니다.
카메라,
이건 조금 주관적인 영역입니다만 애플은 주머니에서 바로 폰을 꺼내서 즉각적으로 지금 이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폰카의 본질 그 자체에 집중해서 짧은 셔텨렉, 정확한 색감 등등 실질적으로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직관적인 영역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면, 갤럭시는 그 부분은 적당히 평균만 하고 자꾸 새로운 기능 넣으려고 쓸데없이 어플만 무겁게 만들고 있는 느낌입니다. 저는 일반인이라 그냥 딱 꺼내서 딱 찍고 대충 잘 나오면 불만 없는데 말입니다.
위 내용을 간단히 요약드리자면,
삼성과 애플 모두 대중적으로 무난하게 쓰기에는 둘 다 만점에 가깝지만,
마감충 + 예민충인 제 눈에는 두 제품 간에 만듦새에서 제법 큰 차이가 느껴지고,
그 원인이 두 회사의 근본적인 지향점의 차이
- 삼성: 이거 90점 맞았어? 야 됐다, 이제 저기 가서 자격증 하나 더 따보자~
- 애플: 이거 98점 맞았어? 그럼 99점 목표로 다시 달려보자~
에 근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삼성 제품 쓰면서, 뭐랄까 '감동' 받은 적은 없지만
(보통 삼성 제품 쓰면서는, '이런 것도 되네? 신기하다~' 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애플 제품 쓰면서는 종종 감동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디테일에 이렇게까지 신경썼어?' 하면서요.
이런 거는 하루이틀 써봐서는 알 수가 없고, 오랫동안 사용해봐야만 알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이고
결국 이런 부분들이 다 애플 제품에 대한 드높은 충성도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삼성 팬보이에 가깝지만, 충성심까지는 없고 애플만큼 디테일에 집착하는 안드로이드 제조사 나오면 바로 넘어갈 것 같거든요.
물론 각 제조사의 방향성에 관해 뭐가 더 좋은지에 대한 정답은 없고, 결국 소비자가 취향에 맞게 선택하는 거겠죠.
다만 저는 마감충으로서 애플의 방향성이 조금 더 마음에 드는데,
결국 iOS 보다는 안드로이드가 제 사용성에 더 맞아서 이렇게 투덜거릴 수밖에 없는 점이 아쉬울 뿐입니다.
몇년 묵은 유구한 전통과도 같은 자잘한 버그들 안 고쳐주는 애플 기기들 생각하면 100점까지는 아니고 97점정도에서 멈추는 놈들 같아요. 다만 삼성이 애플에 배웠으면 하는 건 빈부격차 없는 생태계 하나네요. 애플은 하드웨어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구기종, 저가기종 관계 없이 거의 모든 기능이 똑같이 구동 되고, 기기간 호환성이 보장 됩니다. 17년도 맥북에 아이폰15프로로 에어드롭이 가능하고, 아이폰을 웹캠으로 사용 가능하며, 아이패드로 맥북의 사이드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죠. 반면 삼성은 저가형이라서 삼페가 들어가니 마니, 같은 삼성끼리도 버전이나 기종에 따라 퀵쉐어니 니어바이니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이런 유저 경험이 쌓여서 허리티지가 되고 자체적인 생태계에 갖혀서 타서 좋은 기종을 기추하는 경우는 있어도 기변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게 접니다(?)
본문과는 다르지만 좀 변태라고 느낀게
회사서 앱 위변조 방지 서버담당이었는데
한 8년전쯤이었나요
xcode beta버전으로 개발자가 컴파일했더군요
나중에 알았는데 그 xcode 버전이 처음으로 app 바이너리에 thinning과 slicing 개념을 도입한 버전이었어요
쉽게 말하면 ios버전별로 아이폰 기종별로 같은프로그램의 바이너리가 달라지는건데 위변조방지 담당인 저는 안드로이드에서 했던것처럼 바이너리 파일을 md5를 이용해 추출된 위변조 키로 위변조 방지 서버에 등록하였는데 아이폰6만 위변조 감지 툴에 문제없이 패스가 되고 나머지 기종은 죄다 위변조 감지가 되는겁니다
순간 쎄해서 알아보니 기종별 ios별 바이너리가 모두 달라서 md5결과값이 모두 달랐다는거.. 그러니 위변조키도 모두달랐으니 개발자 아이폰이 6라 그것만 통과되었던거,,
사태가 어떻게 이렇게 되었나 싶어 알아보니
개발자가 말도없이 xcode beta로 컴파일했던거 ㅜ
부랴부랴 대응하고 ㅆㅂ ㅆㅂ을 외쳤는데
대응하고 한 1~2주 지나 생각해보니 이 미친놈들이 얼마나 하드웨어 시스템 sw 레벨디자인을 잘해놨음 같은프로그램의
기종별로 바이너리관리가 되는것인지 놀랍더군요
이런 환경이니 장기적, 일괄적인 os업뎃도 가능한가 싶었고 아무튼 대변태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습니다
자꾸 새로운 기능 넣으려고 쓸데없이 어플만 무겁게 만들고 있는 느낌 ... 이 단락이 너무 공감이 되네요
당장 지금만 보더라도 퀵쉐어 , 드랍쉐어로 나뉘고 가장 최근에는 니어바이쉐어 기능도 나왔다던데 벌써부터 어지럽죠
아이폰 사용자들은 파일공유 하면 오직 에어드랍만 떠올리고 구형모델까지 잘 작동하지만 안드로이드는 파일 공유기능이 파편화 되어있고 이 상황에서는 다른걸 쓰고 .. 무슨 버전에선 저걸 써야허고 .. 이런 획일화 되지못한 느낌이 갤럭시 제품이 혼잡하다고 느끼는 가장 큰 요소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계를 너무 좋아하고 복잡한걸 좋아하는 분들은 유튜브로 찾아가면서 보겠지만 내가 원할때 기능을 바로바로 사용할수있게끔 환경을 구축해주는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함
굉장히 공감되는 내용이네요.
본문에 자격증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삼성은 2,3급 자격증 섞어서 100개 따려고 노력하는 느낌이라면 애플은 1급 자격증만 10개 따려고 주구장창 파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어떤 게 옳은 방향이라고는 말을 못하겠지만 두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명확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