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폴드랑 아이폰은 동일 선상에서 비교가 어렵죠.
- 슈피리어
- 조회 수 765
- 2021.06.23. 16:18
솔직히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을때 혁신에 대한 찬사만큼이나 조소 섞인 비판도 많았죠.
아까 미게에도 있었듯이 저렇게 큰 화면 핸드폰을 누가 쓰고싶어하냐, 이미 있는걸로도 다 되는데
왜 저런게 필요하냐 등등 말입니다. 근데 사실 그러한 비판들은 아이폰의 사용자경험 자체가 그 당시에는 정말로
전례없던 수준이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아이폰이 공개되고 몇년 뒤 갤럭시S가 국내 출시할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그저 더 커지고
더 이뻐지고 더 좋아진 햅틱정도로만 생각했지 우리가 현재 여기는 '스마트폰'이란 개념이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죠.
반면에 현재 갤럭시 폴드가 시장에서 얻고있는 반응을 봅시다. 물론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하나의 기기로
자유롭게 전환해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것은 새롭고 매력적인 기능입니다. 그런데 과연 사람들이 폴드에
표현했던 놀라움이 이러한 사용성에 대한 평가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화면을 접어서 '핸드폰과 태블릿을 오갈수 있다'고?가 아닌
'화면을 접어서' 핸드폰과 태블릿을 오갈수 있다고? 라고 생각한다는거죠.
평생 디스플레이는 평평하고 깨지기 쉬우며 기스라도 날까 조심해서 다뤄야되는것이라고 인식해 왔는데
이걸 그냥 접어버려도 멀쩡히 작동한다는것 자체가 새로웠던겁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아이폰보다는 처음 터치스크린을 봤을때의 충격쯤 되겠네요.
화면을 만졌는데 이게 움직인다고? 같은 하드웨어적 충격이니까요.
다만 이러한 신선함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14년도에 갤럭시노트 엣지에 탑재되었던 엣지스크린의 경우
사람들이 다들 신기해했지만 사용성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에 현 시점에 와서는 디자인적 요소 뺴면
단점 투성이인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해버렸죠.
폴드야 그에 비해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고,
폴드1세대와 2세대만 비교해봐도 삼성이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는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삼성이 이 폴더블 폼팩터를 정말 게임체인저로 밀어줄 생각이라면 사용자경험 측면에서
분명히 현재보다는 한 차원 높은 무언가를 떠올려 내야겠죠. 폴더블 썼더니 신기하고 편리하더라 수준을
넘어서 '예전엔 어떻게 바형 스마트폰같이 불편한걸 들고다녔지?'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그정도 규모의 혁신은 애플을 보더라도 1세대 아이폰 이후엔 없었다고 생각하고
쉽게쉽게 이뤄낼수 있는것은 아니겠지만요.
결론적으로는 저는 폴더블이란 폼팩터로 어느정도의 유저층을 탄탄하게 잡아두는것은 삼성 입장에서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바형 스마트폰의 대체재를 넘어서 진화체 취급을 받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아이폰으로 장차 뭘 할수 있게 되는지에 대해서 2007년 당시 사람들은
상상조차 어려웠고 이해하기도 힘들었죠. 하지만 폴더블 폼팩터로 뭘 할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너무나 뻔합니다.
접어서 쓸때는 아무리 좋아져봐야 동세대 바형 스마트폰이 할수 있는걸 할수 있을거고,
펴서 쓸때는 아무리 좋아져봐야 동세대 태블릿이 할수 있는걸 할수 있을겁니다.
이 두 가지를 폴딩으로 한 데 묶어냈다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알파가 생기는지, 그 +알파가 왜 가치있고
필요한지에 대한 해답은 제조사가 설계하고 소비자에게 제시해야합니다.
삼성이 이때까지 내놓은 설명은 제가 느끼기엔 아직 설득력이 부족한 느낌이네요.
이 부분은 그 혁신드립 좋아하는 애플이 만들더라도 크게 다를것 같지는 않지만 말입니다.ㅎㅎ
폴드만을 위한 UX가 아예 나오고 정착되는 과정이 보여야 센세이션이 있지, 단순 폼팩터로는 한계가 뚜렷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