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실망스러웠던 파묘
- BarryWhite
- 조회 수 244
- 2024.03.11. 15:47
*본 게시물에는 영화 연출 위주의 스포일러가 약간 있습니다.
스토리에 관련된 내용은 적으나 혹시라도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은 분들은 주의하세요.
나름 주변 평들이 좋아서 큰 기대를 하고 봤는데요.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일단 검은 사제들, 사바하의 장재현 감독이 맞나? 싶을 만큼의 퇴보작이란 생각이들었습니다.
저는 전체적인 질만 놓고 보면
검은 사제들 >>>>>>>>>> 사바하 >>>>>> 파묘
정도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일단 대본, 그러니까 대사인데요.
대사가 와닿는 구어체가 아닙니다.
특히 초반 인물 소개하는 부분의 내래이션 삽입된 연출......
여기는 이 기법 자체도 최악이지만
거기서 읊조리는 내래이션 대사가 정말 경악스러웠습니다.
옛날 만화에서나 쓸 법한 연출도 황당했지만
최민식조차 버거운 그 대사들은......(김고은 씨 대사는 진짜 입을 벌리고 들었습니다)
도대체 왜 넣은 건지 모르겠네요.
정말 촌스러운 연출이었습니다.
대사는 계속해서 생생하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 있었고
김고은 씨는 일본어 발음이 일단 별로입니다.
연기력이나 발음이나 이도현 씨가 훨 좋아보였습니다.
(노래는 김고은 씨 승)
또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사람들의 전개 평가가 딱 맞는데요.
문제는 이 전개가 갈 수록 힘이 떨어집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그것도 딱 연출 문제입니다.
일단 미지의 존재, 귀신이든 정령이든
이걸 너무 직관적으로 노출합니다.
그리고 귀신의 경우 행동의 목적 의식이 타당해보이지 않습니다.
즉, 개연성이 떨어져 보이는 거죠.
왜 화풀이를 소중한 자식에게...?
그것도 자기(들) 밖에 모를 것 같이 이기적으로 설계된 캐릭터가?
중후반부부터 나오는 정령 같은 존재의 경우
하......
그냥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순간부터
작품의 분위기와 전체적인 수준이 확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 공포의 존재는 그렇게 관객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내서는 안됐습니다.
정작 검은 사제들에선 잘 해놓고 왜 점점 퇴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도현 씨의 연기력만 재발견했네요.
그리고 정말......
저는 엔딩 씬은 왜 넣은 건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초반 구성부터 마지막 구성까지 수미상관도 아니고
최민식만 주인공인 작품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봐야 흥행작이라
올빼미 때와 마찬가지로 그냥 일개 관객의 넋두리였읍니다 하하......
글이 스포가 전제이니 저도 마음 놓고 쓰겠읍니다.
공포영화 아무렇지 않게 보는 저한테도 중반부 시점까진 오싹하기도 하고 정말 괜찮았는데요. 곡성 급 영화가 나올 줄 알았네요.
근데 중반부터 일본 정령이 나오고서부터는 솔직히 좀 웃기더군요. 정령의 모습도, 목소리도.. 뭔가 옛날 특촬물 빌런 보는 듯한...
모습 자체를 떠나서도 말씀하신 대로 그런 미지의 존재는 현신으로 나타나버리면 더 이상 미지의 존재가 아니라 무서움이 떨어지죠.. 실체는 안 보여주고 간접적으로 보여주는게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땅이나 파먹고 살아가던(상덕 자신의 표현) 적절히 돈을 쫒는 보통의 소시민이었던 상덕이 갑자기 후손을 생각하여 목숨을 버리고 뛰어드는건 별 계기도 없어서 캐붕으로 보였구요.
아마도 단순한 오컬트 일변도의 수작이었다면 이렇게 흥행이 되긴 어려울텐데, 아무래도 중후반의 소재의 급 전환 이 역대급 흥행을 이끄는데 보탬이 된게 있겠지요. 그래도 전반부대로만 끌고 갔어도 혹은 그 전환이 매우 깔끔했다면 괜찮은 수작이 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아쉬운 감은 있네요.
그래도 좀 내려놓더라도 어떻게든 흥행을 하는게 제작사든, 감독이든, 배우들에게든 좋은 일이긴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