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수출규제를 보면서 소련군의 아프간 침공당시 일화가 떠오릅니다..
- Ei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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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22. 14:09
좀 뜬금없지만, 아프간 침공 논의 당시 소련군 내부 일각에서는 "4-5사단(7~8만 명)으로는 아프간을 제대로 칠 수 없다. 할 거면 3-40개 사단의 대규모 병력으로 화끈하게 가야한다" 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하죠.
아베의 수출규제가 시간이 지날수록 좀 갸우뚱한 것은, 만약 제가 아베나 그 측근 정치인(혹은 관료)이라면, 지금처럼 질질 끄는 방식으로 애매하게 보복을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네들의 목표가 대법원 판결 무효화인지 아니면 정권교체인지는 모르겠으나, 수출규제란 결국 수요 기업인 한국 기업들의 대채제 확보 노력 및 일본 기업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일본에도 피해를 끼칠 수밖에 없는 만큼, 한국에 대응할 시간을 주어서는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당장 삼성이나 하이닉스, LG 등 주요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타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한국 여론을 의도하는 대로 움직일수도 없고요. 오히려 그 정반대죠.
만약 제가 아베였다면, 그리고 수출규제로 정치적 목적을 강제할 생각이라면,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 각오를 하고 길어도 3달 이내에, 그리고 일부 제품은 즉각적으로 삼성 등 주요 한국 기업의 공장을 멈출 수밖에 없는 초강력 규제를 시행하겠습니다.
대체품을 찾고 자시고 할 시간도 주지 않고, 당장 한국 여론에 어마어마한 위기감을 일으키는 그런 규제를요.
이렇게 매우 짧은 기간에 강력하게 몰아붙여야 한국의 정치권이나 기업들이 대응하기 힘들 테니까요. 원하는 목적을 이루고 나면, 그때 규제를 해제하면 되겠고요.
그런데 지금의 아베와 일본은... 한국의 여론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고 기업들이 대응할 시간도 벌어주고 있죠;;
소련군은 결국 아프가니스탄에서 대도시 방어작전만 벌이다 인력/비용을 꼴아박고 후퇴했는데.. 올바른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베가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 같습니다.
진짜 마음이 있으면 더 격하게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좀 과격한 방식으로 양국 간 협상 주도권을 쥐려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