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10.8인치 아이패드 OLED가 취소된 이유?
- Eidio
- 조회 수 919
- 2021.10.06. 16:05
머 사실 알려진 내용들이 사실 관계 확인이 어려운 한국 언론사발이라서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불확실한 언론 기사 내용에 뇌피셜을 조금 섞어서 설명을 해보자면요.
삼성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수지타산이 안 맞았을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10.8인치 OLED 아이패드가 2022년 이후에도 꾸준히 생산이 보장되거나, 아니면 추후 출시될 아이패드 OLED 시리즈와 기술이 비슷해서 호환이 가능하면 별 문제가 없었을 텐데요. 그게 안 되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OLED 전공정의 3대 공정이 대략 TFT 공정(쉽게 말해서 OLED 소자에 전력을 공급하고 조절하는 공정) 증착 공정(OLED 소재를 기판에 쌓는 공정) 박막 공정(유기물을 수분과 공기로부터 보호하는 막을 형성하는 공정)으로 나뉠 수 있는데요. 22년에 취소 되었다는 아이패드와 23~24년에 나온다는 아이패드는, 거의 확실히 앞의 2개는 다르고, 어쩌면 3개 다 다를 수도 있습니다.(LTPS vs LTPO, 싱글 스택 vs 더블 스택)
LTPS와 LTPO는 전환투자시 상당한 Capa의 loss가 발생할 정도로 난이도와 종류가 다른 공정이라, 10.8인치 아이패드 꼴랑 하나 모델 찍어내자고 아이패드용으로 LTPS IT 라인을 추가로 깔기에는 부담이 컸을 테니까요. 소자를 1층을 쌓느냐 2층을 쌓느냐의 차이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이것도 영향이 적지는 않겠지요.
물론 이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IT용 OLED 실컷 찍어내는 데 뭐가 문제야?"
일차적으로는 애플이 싱글 스택 IT OLED에 만족하지 못한 탓도 있을 테지만, 진짜 문제는 OLED 아이패드가 나올시 최소 요구되는 '물량'이죠.
올해 기준으로 상반기에 태블릿/노트북용 OLED가 각각 500만/200만대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아이패드 에어 모델의 연간 판매량이 1,000만대에 달한다고 하니, 아이패드 에어에 OLED를 넣으려면 단순 계산으로 태블릿 OLED는 지금 CAPA의 2배가 필요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용 OLED 시장이 침체 상태였다면, 삼성도 투자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쪽 분야에 좀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다들 잘 아시다시피, 지금 IT용 OLED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이미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리지드 OLED를 생산하는 A2라인을 4~50K 정도 전환투자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쉽게 말해서 아이패드용 OLED 물량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미 아이패드가 아니더라도 IT용 OLED 시장이 쭉 쭉 크고 있기 때문에, 1년 짜리 물량을 위해서 투자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겁니다.(정확히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물량 담보가 안 되는 부분이겠지요)
심지어 OLED 아이패드 에어는 기존 삼성 및 중국계 회사들, 그리고 PC 회사들이 사용하는 IT용 OLED와도 또 스펙이나 규격이 달랐을 겁니다. 4:3 화면비율부터가 그렇고, 두께를 줄이기 위해서 인캡 공정을 플렉서블용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인캡이라는 썰도 있었으니까요. 이게 사실 기술적 필요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기존 A2에는 도저히 CAPA가 없어서, 플렉서블 전용인 A3에서 태블릿 OLED를 찍어내려다 보니 고안한 결과라는 썰도 있습니다만
하여튼 22년 출시 예정이었다는 10.8인치 LTPS 60Hz 싱글스택 아이패드는, 계륵 같은 물건이었던 겁니다. 패널사 입장에서는요. 기존 IT용 OLED라인에 호환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내년이 지나고 나면 계속 생산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고, 이게 아니라고 IT OLED가 팔리지 않는 것도 아니고...
또 한 가지의 가능성은 걍 23년에 나오는 8세대 IT OLED 공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원가가 획기적으로 떨어질 테니까요. 근데 이건 개인적으로 좀 회의적이에요. 8세대 FMM OLED 공정은 모두가 원하고 기대하던 만년 떡밥입니다만, 이게 불과 2~3년 사이에 가능할지는 잘..(물론 DNP 같은 회사도 놀고 있지는 않았을 테고, 유기 증착기도 캐논도키에서 일본 알박으로 공급사가 바뀐다고 하니, 아예 터무니 없는 소리는 아니겠습니다만)
아이폰 OLED 에서 경험한바에 따른 선택 일거라 봅니다.
보상은 받았어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