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onica Minolta Alpha-7 Digital (스압/데이터 주의)
- Hahn
- 조회 수 35389
- 2022.03.24. 10:34
코로나 확진으로 수감생활을 하는 김에 먼지가 소복히 쌓인 제 첫 DSLR을 꺼내 보았습니다.
코니카미놀타의 Alpha-7 Digital입니다. 2004년 2월에 출시되었으며 국가별로 다른 이름을 가졌었는데요, 일본 내수용은 Alpha-7D, 한국에는 Dynax-7D, 북미에는 Maxxum-7D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되었습니다.
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카메라업계의 신비한 공돌이 집단인 미놀타의 카메라사업 부문은 2006넌 소니에 흡수되어 “Alpha” 브랜드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주요 스펙>
600만 화소의 APS-C 크롭 소니 CCD 센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가장 진보된 필름카메라 중 하나인 미놀타 Alpha-7의 이름을 달고 나왔으나, AF센서는 한급 아래인 모듈을 사용했기 때문인지 그 당시 기준으로도 아쉬움이 남는 수준이었습니다.
2.5인치 LCD는 정말 최악 중의 최악으로, 구도 확인용 정도로만 쓸 수 있습니다. 사진찍는 내내 기분이 나쁘다가 나중에 pc에 옮겨보면 어? 생각보다 잘나왔네??라는 생각이 항상 들게 만듭니다.
<특징>
미코는 ‘공대 감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인것 같다고 평소에 생각해 왔습니다.
저는 이렇게 복잡하고 수많은 버튼이 달린 기기를 보면 마음이 설레는데 선생님들은 어떠신가요?ㅎㅎ
노출 뿐 아니라 측광, AF영역을 포함한 거의 모든 기능을 외부 버튼으로 조작 가능하였으므로 촬영중 메뉴로 들어갈 일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선호했던 부분은 AEL버튼을 토글모드로 놓고 스팟측광을 적용하는 건데, 이렇게 하면 평상시에는 평균측광이나 중앙부 중점 측광으로 찍다가 인물사진은 원터치로 얼굴에 스팟측광을 적용하는 식으로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추억>
장단점을 논하거나 성능을 수치적으로 리뷰하기에는 세월이 너무 많이 지난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사용했던 카메라이고, 이거 들고 여행도 참 많이 다녔고, 학생이던 시절부터 와이프와의 연애 초기 모습들을 남겨줬기에 저한테는 추억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는 렌즈도 다 처분하고 본체만 남아있지만, 아직 정상작동하는 물건이기에 언제고 여유가 되면 다시 사용해보고픈 생각이 남아있습니다. 그 당시 기준으로도 못봐줄 수준이었던 LCD와 이제는 휴대폰도 못 이길것 같은 화질/성능이지만 찍는 재미는 있는 녀석이이니까요.
<사진>
사용한 렌즈는 거의 시그마 17-70mm F2.8~4.0 DC Macro입니다.
(일부 소니 16-80mm F3.5~4.5 ZA나 미놀타 50mm F1.4를 사용했을 수 있습니다.)
미놀타 7700i를 시작으로
필름카메라 a-7
수동렌즈 35.8 hh, 58.2를 잠시 만지작거리다가
미놀타 Z1, A1, A100을 거쳐서,
Dynax7d를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서브바디와 메인바디를 바꿔가면서
Dynax5d와 A850, A900, a77, a99를 동시에 소장했었습니다 (Dynax7D는 그 와중에 사고팔기를 3대)
(렌즈는 2450, 3570, 70210 김밥, 70200 귀신, 80200HS 백통, 100macro, 50macro, 500반사 등등을 썼습니다)
Dynax7D를 2015년도에 판매하면서
a7 시리즈 1세대로 와서 엄청나게 실망을 했었죠
(조작계도 엉망, 바디 퀄리티도 엉망 ㅜㅜㅜㅜCMOS 색감도 뭔가 아쉽고 AS도 안 들어가있고..)
a-7 필름바디를 쓰다가 Dynax7D를 사고나서
디지털바디를 필름으로 만든건지, 필름바디를 디지털로 만든건지 신기할 정도의 퀄리티에 만족했었으나
지나치게 너프된 AF모듈과 ㅠㅠㅠ
당시 시대에 한걸음 쳐진 600만화소 크롭바디.. (800만화소와 풀프레임이 종종 등장하던 시기였으니까요)
라는 사실이 미놀티안으로서 너무 아까웠습니다.
반대로 존매칭시스템, AEL/AF/MF 완전분리와 쌍견장
(저도 측광버튼에 스팟 적용해놓고 인물이나 역광 등에서만 바로바로 스팟찍는 버릇이 이때부터 생겨서 지금도 커스텀중)
그 당시에 미친듯이 광활했던 LCD(심지어 가로세로 돌아가는 화면)
90년대에 나왔던 조광시스템을 그대로 쓸수있는 ADi
CMOS가 아니라 CCD채택으로 RGB원색을 뽑아는 센서 (종종 생기는 그린캐스트는 제외)
다들 마이너스 노출이라고 욕했지만 노출미터를 찍어보면 D7D만 노출계대로 찍히는 성실한 노출계
Dynax7D를 보내주고 a7 - a7m2 - a7r2 - a9 - a7m3 - a7r4 - a1 까지 왔지만
가장 내 스타일대로 사진을 찍게해줬던 바디로 지금도 너무나 그립습니다.
아래는 2007년도에 같은 바디로 찍었던 사진 하나 업로드 해 봅니다.
간만에 추억을 되돌아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과 추천도!
5D가 7D의 보급형이긴하지만. 추천드리기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것도 같은데. 아마 7D를 이미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을지도요?)
가장 크게 와 닿았던 부분은, 펜타프리즘이 아니라 펜타미러 방식의 뷰파인더라
어두운곳에 가면 뷰파인더가 확실히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쩝)
미놀타의 추천렌즈가 한두개가 아닌데....
아마도 한정판 렌즈들은 찾지 않으실거고(85.4 한정판 같은거)
독특한렌즈를 찾지도 않으실것 같고(500mm 반사렌즈, 소프트렌즈, 플레어커터렌즈, 왜곡이 적은 이상한 렌즈)
일반적인 미놀타 렌즈로 한정지어본다면
광각단 28/2.0 or 24-50mm F4.0
망원단에서는 80-200 F2.8 백통(모터파워가 엄청나서 손맛이 좋습니다)
망원단에서 200/F2.8 이렇게 세가지가 있네요
개인적으로 전천후 용도로 원렌즈, 미놀타의 맑은 색감을 찾으신다면
28mm F2.0 이라던가
100mm F2.0 (백투) 를 추천드려보고 싶네요
플레어커터는 그 당시 코팅이 부족해서 만든 기술이라고 하지만
초점거리가 너무 멀고 무거워서 추천 안드립니다. 그냥 미놀타의 감성을 가지고 싶다면 모를까...
2.0 렌즈들은 저도 다시 갖고싶습니다 ㅠㅠㅠ
80-200은 70-200이랑 상당히 다른 모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설은 정말 전설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기준으로는요. 하지만
1600만 화소가 넘어가는 현재 바디에는 그냥 과거의 영광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저도 2000년 이후에는 좋은 개체를 본적이 없어서요)
예전에는 무겁고, 초점거리가 멀었지만 AF속도랑 화질이 G렌즈 못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산 생애 첫 디지털카메라가 미놀타 F300이어서
미놀타의 늪에 빠지게 됐습니다 ㅋㅋ
그 후에 다이낙스5D -> 소니 a900 -> a99ii 로
미러리스로 넘어가지 못하고, DSLR의 망령으로 남았죠
본문에서 말씀하신
"복잡하고 수많은 버튼이 달린 기기의 매력"에 저도 격하게 동의합니다.
미놀타의 공돌이스러움을 보여주는 디자인이었고
뭐든 직관적으로 바로바로 클릭할 수 있도록 버튼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게 좋았는데,
요즘 나오는 기기들은 외부 버튼을 줄이고
메뉴에 들어가서 여러 단계를 거쳐 조작해야 하니, 영 불편합니다 ㅋㅋㅋ
아 정말 가지고 싶었던 바디네요. 크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