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팹리스 전략 점검…핵심은 'GPU·아키텍처' 역량
◇MX와 시스템LSI의 '따로 또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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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 MX사업부가 갤럭시 전체 제품 중 엑시노스를 탑재한 비중은 28%에 그쳤다.
엑시노스가 발열 문제를 잡지 못한 데다 스냅드래곤이나 A시리즈와 비교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탓이다.
삼성전자 고위직 출신 한 인사는 "MX와 반도체 사업은 각자도생한다는 게 삼성의 내부 사업 방침"이라며 "애플은 자체 칩을 쓰지만 삼성은 내부에서 개발한 칩이라도 성능이 떨어지면 쓰지 않고 외부에서 성능 좋은 칩을 사 왔다"며 "스마트폰 사업이 '시원찮다'라는 얘기를 들으면 안 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사오더라도 경쟁력 있게 완성품을 만드는 게 MX의 최우선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MX와 시스템LSI 사업부 간 유기적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MX 인력을 시스템LSI 사업부 쪽으로 보내 갤럭시 전용 AP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는데 진작 했어야 할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스템LSI에서 만든 부품이 MX사업부의 완성품(스마트폰)에 많이 채택되지 못하다 보니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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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노스가 처음부터 MX사업부로부터 외면받았던 건 아니다. 삼성전자 재직 당시 갤럭시S1~S4 개발에 참여했던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갤럭시 첫 모델인 갤럭시S1에 사용했던 AP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것"이라며 "당시 시스템LSI 사업부는 상당히 실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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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GPU 등 AP 코어의 성능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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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GPU를 개발하는데 너무 리소스를 투입 안 했다"며 "(최근 불거진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사태 관련)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때 발열, 퍼포먼스의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것도 결국 GPU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AP 내에서 기능의 40%를 차지하는 게 GPU, 30%는 GPU라고 보면 된다"며 "특히 요즘엔 사진 등 비주얼 데이터가 많다 보니 대용량 고성능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GPU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퀄컴은 2008년 미국 AMD의 모바일용 GPU사업부문을 인수한 뒤 개발한 '아드레노 GPU'를 자체 칩셋에 탑재하기 시작했다. 애플 역시 GPU 전문기업 이미지네이션의 GPU를 가져다 쓰다가 2017년부터 자체 개발력을 키우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결국 해법도 현재 AMD와 개발 중인 GPU에서 성과를 내 약점인 그래픽 성능을 개선하는 데 있다. 김 교수는 "GPU를 애플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키텍처 역량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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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안에는 3대 코어뿐만 아니라 메모리, 오디오·비디오 코덱, 디스플레이·카메라 인터페이스 블록 등도 내장된다. 여러 칩이 한꺼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칩들이 서로 신호를 제대로 주고받고 각각의 칩이 제어될 수 있게 촘촘하게 설계해야 AP의 고성능·저전력이 구현된다.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양이 많아져서 생기는 게 발열 문제인데, 데이터 처리방식(횟수, 속도 조정)을 어떻게 바꿔 발열을 줄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시스템 아키텍트의 역할이다.
스마트폰이 진화할수록 설계도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AP의 성능 저하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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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다른 관계자는 "애플의 AP가 뛰어난 건 (시스템 아키텍트인) '헤드'의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삼성은 시스템 아키텍처 역량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삼성전자 AP 역량 강화는 AP의 전체 설계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그리느냐, 이런 역량을 가진 시스템 아키텍트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길러내지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데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AP 내에서 기능의 40%를 차지하는 게 GPU, 30%는 GPU라고 보면 된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기사에서 오타낸건가